산에 산삼을 캐러 다니는 이들을 가리켜 통칭 ‘심마니’라고 한다. 약초를 채취하는 약초꾼이나 뱀을 잡는 땅꾼이나 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하고는 개념부터 다른 이들이 바로 ‘심메마니’이고 줄여 부르는 명칭이 ‘심마니’이다. ‘심메마니’라는 명칭을 나누어 설명하면 ‘심=양질의 산삼(진)’, ‘메=캔다라는 은어’, ‘마니=사람 여기서는 큰사람’ 합쳐서 설명하면 ‘양질의 산삼인 진을 캐는 큰 사람’이 된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메’라는 단어를 ‘뫼’로 착각하여 산으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표현이다.

▲ 산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펼친 홍영선 대표는 ‘전통심마니가 전하는 산삼감정기법-진-의 비밀’을 펴냈다

이런 소소한 오류도 꼭 찍어 정정해 주는 사람들이 전통심마니이고 산삼업계에 만연된 장사치들의 설명을 당당하게 맞서 개진하는 사람들이 전통심마니들 중에서 어인마니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취미든 직업이든 산삼에 관계된 사람이 자칭 타칭 2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200만명 중에 오직 산삼 하나만을 보고 생계를 유지해 가는 전통(골수)심마니는 대략 100여명뿐이고 그중 심마니의 대장격인 어인마니의 한사람인 홍영선 대표를 소개하고자 한다.

정직한 산삼문화의 정착 위한 노력 아끼지 않아
최고의 명약이라 일컬어지는 산삼에 대한 연구나 개발에 현재 수많은 교수나 박사들이 매달려 있다. 하지만 연구로 사용되는 시료의 산삼이 너무 희소하고 비싸 연구 자체가 ‘수박 겉핥기’ 식에 그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삼공사에 따르면 현재 인삼의 성분분석과 DNA 검사는 10년생까지 조사가 돼 있다고 한다. 만약 실수령이 20년산이 넘는 중국산 전칠산삼이 밀수돼 들어오게 되면 성분분석에 의한 데이터로 국산과 외국산으로 구분이 어렵다는 결론이다. 문제는 인삼의 경우 약간이나마 관련 연구에 진척이 돼 있지만 아예 산삼은 이런 통계나 분석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전통심마니들은 서류심사나 성분분석처럼 자격증이 요하는 것에는 취약하지만, 경험이나 관찰 그리고 발품처럼 몸으로 때우는 것에는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산삼은 전통심마니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선배 심마니들이 구전으로 전해 주는 그 많은 말들 중에 어떤 것은 현 시대의 석학들이 풀어서 증명해 주었지만 대다수 많은 말들은 아직도 신비에 쌓여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유일의 전통심마니단체인 한서심마니산삼협회의 역할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서심마니산삼협회는 전통과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전통심마니들이 모인 단체로 정직한 산삼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서심마니산삼협회의 대표인 홍영선 심마니는 “본 한서협회는 국민들에게 잘못 알려진 산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 진실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지속적인 산삼강의를 통해 전통심마니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협회는 년 2~3회씩 산에 산삼씨앗뿌리기와 어린삼묘 삼기 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산삼의 품종 및 명칭을 정립하여 산삼가격 책정하였고 그 표준 가격표를 공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자연 상태의 산삼농장을 개방해 산삼의 개체 수 확보 및 안정적인 공급을 도모함과 동시에 자연보호와 환경보전에도 타의 모범이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또 ‘하늘이 내린 산삼’을 채심해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등 꾸준한 이웃사랑도 실천 중이다. 홍 대표는 “지난 2002년 가을부터 해마다 3~4회씩 장애인 특수학교를 찾아 매회 15뿌리 정도의 산삼을 전달하고 있다”면서 “귀한 보배를 캘 수 있도록 해준 하늘의 도움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산삼 기증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도내 공립 특수학교 등 어려운 환경의 학교를 찾아 지원 폭을 넓혀 가겠다”고 강조했다. 

전통심마니 방식의 산삼감정 지침서 출간
최근 전통 심마니가 전하는 산삼감정기법이 출간돼 화제다. 심마니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산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펼친 홍영선 대표는 ‘전통심마니가 전하는 산삼감정기법-진-의 비밀’을 펴냈다. 심마니의 서열 중 중간단계인 둘째마니에게 꼭 필요하고 알아야 할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던 첫 번째 ‘산삼감정 기법’의 책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심마니들의 최고 단계인 어인마니를 대상으로 하여 좀더 전문적인 지식들이 수록되었다. 20년 넘게 산삼만 고집해온 전통심마니 홍영선 대표가 전국의 산을 헤매며 발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쓴 산삼감정기법서는 심마니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훌륭한 교본서이자, 삼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된 전통심마니 방식의 산삼감정 지침서다. 우리 산삼의 보호와 보존을 위해 저자인 홍 대표는 ‘진’의 비밀을 전통심마니들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농업대학을 졸업하고 지방행정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산과 산삼이 좋아 심마니가 된 홍 대표는 산삼감정협회 초창기 상주(사무실)감정위원장으로 위촉되어 전국의 삼을 감정 소견했으며, 뜻을 같이하는 회원들과 전통심마니의 명맥을 이어오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심마니들의 대부 역할을 하고 있다. 20년간 묵묵히 전통심마니의 길을 지키며 왕성한 강연과 저술활동을 이어가는 홍연선 대표는 진정 이 시대의 산삼을 지키는 산삼지기다.

전통심마니 홍영선 심마니의 꿈
잘 다니던 공무원도 포기하고 취미로 배우던 산삼을 이제는 천직으로 삼아 심마니라는 생소한 직업을 선택한 홍영선 대표의 꿈을 물어 보았다. “단순하다. 그냥 옛날 우리 선배들이 그리했듯이 고려인삼의 복원이다.”라면서 “몸통만 키워 모양만 비슷하게 만든 인삼이나 산양삼으로는 절대로 고려인삼의 옛 명성을 되찾지 못한다. 오직 자연상태의 야생산삼만이 그 대안이다.” 야생산삼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 보니 “야생산삼은 옛날 전통심마니들이 뒷산에 몇 뿌리씩 기른 삼이고 현재는 나물이나 약초를 캐다 우연히 발견된 일명 ‘산삼’이 전부 다 야생산삼이다.”라고 강력하게 피력한다. 마지막으로 산삼업계와 소비자에게 한마디 부탁을 해 본다. “현재 그 누구도 정답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진실은 반드시 존재한다. 때문에 장사치들의 농간에 현혹되지 말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전통심마니의 조언을 반드시 들어 보시기를 권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