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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을 바라보는 시선
2016년 05월 04일 (수) 03:43:31 신선영 전문기자 ssy@newsmaker.or.kr

지난 4월, 희수갤러리에서 김병구 작가의 아홉 번째 개인전 <시간의 저편> 展이 열렸다. 작가는 자기 내면에 똬리를 틀고 있는 시간의 기억에 집중한다. 지나간 시간을 회고해 나가는 자전적 방식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고 성찰해 나간다.

신선영 기자 ssy@

시간의 숨결
김병구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본 풍경이자 누군가와 한 번쯤 걸어 보았을 법한 거리의 모습이다. 어릴 적 추억이 깃든 동네 골목길, 눈 내리는 공원, 고즈넉한 산사를 배경으로 보편적인 감성을 끌어내고 있다.

작가는 “인생을 살면 살수록 미래에 대한 생각보다는 지나온 시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면서 “삶에 정한(情恨)이 묻어있는 풍경을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살듯이 그런 이야기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고자 했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 김병구 작가.

그래서 시간은 과거로 되돌려진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거리는 적막감이 감돈다. 고독과 상실감이 느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추억이 되새겨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관람자는 그 길을 걷거나 벤치에 앉는 상상을 하며 작품을 사유하게 된다.

작가는 “가슴 속에 남아있는 그리움, 아쉬움, 미움과 같은 감정들은 계속 보다 보면 그 조차도 소중해지기 마련이다. 이번 전시가 그동안 체화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작품 속 배경은 과거이지만 그의 작품은 결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래된 책처럼 빛이 바래져서 묵은 향기를 내고 있지만 그 진한 정취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시키고, 그 감수성이 오늘의 우리를 주억거리게 한다. 지나간 시간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김병구 작품은 회귀의 길인 동시에 치유의 과정으로 나아가는 길이 된다.

   
▲ <달빛 아래 눈덮힌 산사> 91x60.6cm, Oil on canvas, 2016. 김병구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본 풍경이자 누군가와 한 번쯤 걸어 보았을 법한 거리의 모습이다. 어릴 적 추억이 깃든 동네 골목길, 눈 내리는 공원, 고즈넉한 산사를 배경으로 보편적인 감성을 끌어내고 있다.


김병구 작품은 보기에 따라서 시점이 둘로 나뉜다. 하나는 작품 속 화자의 시점이고, 하나는 작품 밖 관찰자 시점이다. 시점의 대상은 ‘새’이다. 화면 아래에서 안정감 있는 구도로 작품 전체를 받쳐주고 있다.

새를 시간 여행자라고 말하는 작가는 “한 걸음 물러나서 화면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는 새는 금세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 것 같다. 새는 현실과 이상, 화면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문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대체로 한 마리를 그리지만 두 마리를 그려서 이야기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표정과 시선을 다 달리 해서 섬세하게 연출했다. 이 부분이 가장 잘 적시된 작품이 <촐라체>이다.

   
▲ <눈 내리는 날 다시 또 찾아온 호숫가> 190x100cm, Oil on canvas, 2016. 작품 속 배경은 과거이지만 그의 작품은 결코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래된 책처럼 빛이 바래져서 묵은 향기를 내고 있지만 그 진한 정취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시키고, 그 감수성이 오늘의 우리를 주억거리게 한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촐라체>는 두 산악인의 에베레스트 촐라체 등반기이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받은 고통을 잊고자 산을 타는 두 사람이 현실에서 견뎌온 상처와 무게, 절박한 심정을 터놓고 공유하는 과정에 특히나 감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촐라체는 화면을 가득 장악하고 있다. 험난한 촐라체의 거칠고 뾰족한 형세, 그것을 바라보는 한 새와 그런 새를 바라보는 또 다른 새가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그 시선이 안쓰러움과 안타까움, 애착과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공감을 끌어냈다.

인간사를 담고 있는 오래되고 낡은 책, 그 책을 딛고 선 새가 바라본 풍경은 과거의 모습에 몸부림치면서도 삶의 이유를 찾아 나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 <촐라체> 60.5x72.3cm, Oil on canvas, 2016. 작품 속 촐라체는 화면을 가득 장악하고 있다. 험난한 촐라체의 거칠고 뾰족한 형세, 그것을 바라보는 한 새와 그런 새를 바라보는 또 다른 새가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그 시선이 안쓰러움과 안타까움, 애착과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공감을 끌어냈다.

시간 여행자
김병구 작품에서 시간 여행자는 새뿐만이 아니다. 작품 <별은 영원히 자기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에서는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했다. 작가에게 어린왕자는 세계와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이자, 우리의 삶을 정화시켜주는 구도자적 존재이다.

작가는 “흔히 어린왕자를 어른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어린왕자는 오랜 시간동안 교훈을 전해주며 꿈을 꾸게 해준다. 그래서인지 <별은 영원히 자기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작품으로 손에 꼽힌다”면서 “삶에서 감동받은 부분, 내 정체성을 형성해준 요소들을 작품에 녹여내는 작업이 흥미롭다. 관람자가 먼저 알아봐 주고 공감해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작업을 이어 나갈 것을 밝혔다.

   
▲ <별은 영원히 자기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116.8x80.3cm, Oil on canvas, 2016. 김병구 작품에서 시간 여행자는 새뿐만 아니다. 작품 <별은 영원히 자기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에서는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했다. 작가에게 어린왕자는 세계와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이자, 우리의 삶을 정화시켜주는 구도자적 존재이다.

김병구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학과 및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공간국제소형판화전 가작상, 제 3회 미술세계대전 특선, 한국현대판화공모전 특선, 제 25회 서울현대미술제 공모전 대상, 제 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총 9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6회의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현재는 희수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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