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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여대생 살인사건 이후 흉악범의 얼굴 공개 논란
찬성, “법 뒤에 숨은 파렴치한 행위이다” 반대, “인권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고유한 권리이다”
2009년 03월 06일 (금) 11:07:58 김희준 juderow9@paran.com

최근 군포 여대생 살인사건 외 7명의 여인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져 전 국민의 분노를 샀던 강호순(39)씨의 얼굴이 공개돼 뜨거운 찬반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법 앞에서는 대통령도 예외 없는 한 인간이겠지만 많은 사람을 살해했던 그를 ‘한 인간’으로 치부하기엔 국민들의 분노가 너무 컸다. 두 번에 걸친 현장검증에서도 마스크와 모자로 둘러 싸인 채 얼굴이 공개되지 않아 주변에서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마스크와 모자를 벗겨라!”고 외쳤고, 결국 언론은 경찰과의 협의 하에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목으로 그의 얼굴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그의 얼굴은 공개해야 마땅하다.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언도 받고 다시는 이 사회에 나오지 못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지만, 그의 얼굴을 알고, 그의 가족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그의 가족들을 평소 보던 시선으로 바라볼 지 의문이다.
   

경찰은 강호순씨가 지난 2006년 12월부터 2년 동안 부녀자 7명을 잇따라 살해해 암매장한 사실을 밝혀내고, 암매장 후 골프장이 들어서 시산 수습을 못한 3차 희생자 김 모(당시 37세)씨 외 6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특히 경기지방경찰청 박학근 2부장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강호순은 타인에게 쉽게 공격성을 노출하고 냉소적인 성격에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자”라 밝혔다. 실제로 그는 구치소에 있는 동안 다른 범죄자들하고는 달리, 전혀 뉘우치거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식사를 꼬박꼬박 남기지 않고 하는 것은 물론 잠도 편안하게 잘 자고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또한 지난해
   
▲ 강호순이 검거된 직후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현장에 나온 유족 중 한 명이 보다 못해 자리에 주저 앉고 있다.
12월 31일 ‘독신들의 모임’이라는 모임을 통해 처음 만난 김 모(47)씨를 집에 데려다 준다며 시흥시 월곶으로 이동해 술을 마시고 잠자리를 가지려다 거부하자 새벽까지 차량에 감금했지만 살해하지는 않은 사실이 드러나 7차 범행 이후 또 다른 범행을 계획했었음이 밝혀졌다.. 경찰은 “그가 면식이 있는 경우에는 범행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살해하지 않은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사이코패스 성향에 따른 그의 범행 과정에 힘을 실었다. 이렇게 치밀한 범행 계획을 가지고 그간 7명의 부녀자를 살해함과 동시에 검거된 후에도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그야말로 분노 일색이다. “내가 자주 다니던 길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정말 무섭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가”, “무서워서 이제 아내와 딸을 집 밖으로 못 나가게 해야 할 것 같다”는 국민들의 성토가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결국 얼굴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마음은 전혀 시원해지지 않고 있다. 또한 그가 여러 차례 보험금을 수령함으로써 상당한 재산도 소유하고 있음이 밝혀져 보험금을 노린 범죄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으며, 보험금 수령 내역에는 아내와 장모의 사망도 포함돼 있고 이들의 사망 직전에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보험금 수령을 위한 사기극일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하고 있으며 7명의 부녀자 외에 또 다른 살인 사건에 강씨가 연루돼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흉악범 얼굴 공개 찬성!
   
▲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7차례나 범행에 이용한 뒤 불태운 에쿠우스와 무쏘 승용차가 경기도 안산시 반원동 안산선 전철 교각 밑에 흉물로 방치돼 있다.

강호순씨는 검거된 이후 타 범죄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구치소에 근무하고 있던 경찰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식사를 거르지 않았으며 밤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잠을 자는 모습은 7명을 살해하고 붙잡힌 범죄자 치곤 너무 편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 그의 이러한 모습은 또 한번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유영철 사건 이후 한동안 수그러들었던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를 또 다시 국민들의 마음에 아로새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무리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편안하게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자는 것이 사람이라면 가능한 일인가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중론이다. ‘soom919’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이런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자는 필히 응분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 무기징역이나 사형은 당연한 것이고, 그에 더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끔찍한 공포와 지울 수 없는 한을 심어준 대가를 치뤄야 하는 것이다. 공개 광장에 나와 발가벗겨져 돌을 맞으라는 것이 아니다. 화형식이라도 하자는 건 더더욱 아니다. 그저 숨지 말고 나와서 정면으로 비난을 받으라는 것이다. 그가 인간이고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모자와 마스크 뒤에서 비겁하게 숨지 말고 용기 있게 앞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다 한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의 곁에는 항상 경찰이 있을 것이고, 경찰은 사람들의 어떤 폭력적인 행위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사죄의 뜻이라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욕을 하면 고개를 숙이고서라도 들어야 하고, 침을 뱉으면 눈을 감고서라도 맞아야 한다. 굳이 죄송하다 말하지 않더라도 숨지 말고 나와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모든 비난을 감내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한다. 얼굴 공개가 대중의 복수심을 자극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증오심과 복수심을 구분해야 한다. 복수심은 자신에게 부정적 행위를 가한 대상에게 보복을 가하려는 욕구인데, 지금이 인민재판 시대도 아니고 범인의 얼굴이 공개된다고 해서 대중들이 그에게 어떤 보복을 할 수 있단 말인가”며 얼굴 공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가진 이들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의 말처럼 대중들은 그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의 얼굴이 궁금했을 뿐인 호기심도 있겠고, “대체 어떻게 생긴 놈인지 얼굴 한 번 보자”는 유족들의 분노도 있겠지만, 분노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의 얼굴 생김새를 확인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진심으로 뉘우치며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현장검증을 하던 당시만 해도 그의 모습에서는 반성의 기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죄책감에 사무쳐 현장검증이 잘 진행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이렇게까지 치솟았을까? 국민들은 이미 정상적인 인간이기를 포기한 그에게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모습이라도 보고 싶었던 것이지 단순히 얼굴을 보자는 호기심은 아니었던 것이다.

흉악범 얼굴 공개 반대!
   
▲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젊었을 적 얼굴.

그의 얼굴을 공개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반대하는 쪽에서는 대중의 복수심 자극, 피의자 가족의 보호, 피의자의 인권 보호 등을 근거로 얼굴 공개를 반대해 왔다. 인권은 어느 누구에게나 소중한 고유 권리이고 그 인권이 침해되면 특정인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비단 강호순씨의 경우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흉악범인 경우를 볼 때 억울하게 기소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정말 극단적인 충동에 의해 벌어진 범죄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흉악범”이라고 해서 얼굴을 공개한다는 것은 여러 경우를 두고서라도 못할 짓이라는 것이 반대측의 중론이다. 특히 강호순씨의 얼굴이 공개된 이후, 그의 두 아들은 엄청난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믿고 따르던 자신의 아버지가 부녀자를 7명이나 죽이고 암매장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누구든지 간에 큰 충격에 휩싸일 것임을 자명한 일. 아직 미성년자이고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도 않은 나이인지라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와 상담이 필요할 것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그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연쇄살인범 및 지속적으로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있지만 그의 가족들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으며 비공개로 그의 가족들은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게 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라도 제대로 갖춘 후에 얼굴을 공개해도 늦지 않다는 것 또한 반대측의 입장이다. 한편 대중들의 복수심 때문에 얼굴 공개를 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측의 의견도 있지만 민주주의가 갖춰진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의견은 철저히 구치소에 갇혀 있는 그에게 사람들이 어떻게 복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견 때문에 다소 설득력이 떨이지는 부분이다.

얼굴 공개 이전에 미리 예방을 했었더라면…
CCTV가 강호순씨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에 따라, 경찰은 관계기관과 협조해 차량번호 판독용 CCTV를 확대 설치하기로 하는 등 사건 해결을 위해 CCTV에 좀 더 무게를 두기로 했다. 아무리 변장을 하더라도 흉악 범죄는 꼭 처벌을 받게 된다는 진리를 이번 사건에서 CCTV를 통해 절실히 깨달은 것. 또한 치안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는 파출소를 신설해 인력을 배치하기로 하고 이번 사건이 발생한 군포 대야미동과 수원 율전동에 우선 파출소를 신설하기로 했으며, 심야시간에 귀가하는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112 순찰차와 자율방범대 등을 활용,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특히 얼굴인식이 되지 않으면 현금인출을 할 수 없게끔 하는 ATM 기기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건의한 것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온 획기적인 사건 해결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경기 지역은 서울과 인구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구 밀집 지역이지만 경찰 한 명당 서울은 420명, 경기도는 712명으로 경기도의 경찰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고 특히 군포 지역은 1,000명이 넘어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됐든 매우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흉악범의 얼굴 공개를 놓고 찬반양론을 벌이기 전에 미리 예방 차원에서 이러한 정책들을 시행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다시는 이러한 흉악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필자의 바람도 가져본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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