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서울시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오세훈 시장이 2위에 올랐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무려 20% 가까이나 됐다.

▲ 박근혜 국회의원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24.7%인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4.6%에 그쳤다. 특히 부동층이 49.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응답층만을 대상으로 환산하여 지지율을 계산하면 박근혜 전 대표는 48.9%인 반면, 오세훈 시장은 9.1%에 그치는 것이다.

‘박근혜 리트머스 효과’ 작용
2012년엔 1992년 이후 20년 만에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진다. 한나라당에서는 차기 대권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19대 총선 때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불출마에서 출마’쪽으로 대세가 기울고 있는 것. 박 전 대표의 ‘지역구 출마’는 여야 대권 후보들에게 ‘출마 명분’을 만들어 준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이른바 ‘박근혜 리트머스 효과’가 작용한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움직임이 잠룡들의 ‘19대 총선 출마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7월 19일 오후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 스타디움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권자에게 처음부터 약속드린 게 있고, 약속을 지켜 나갈 것”이라며 지역구 출마를 못 박았다. 친이계 소장파들이 ‘박근혜 역할론’을 강조, 수도권 출마 등을 요구한 가운데 여야 대권 후보들 중 ‘박근혜 리트머스 효과’를 노리는 이들이 많다. 애초 19대 불출마설이 나돌았던 정몽준 전 대표는 19대 총선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19대 총선에 출마할 경우 5개월여 밖에 지역구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부담도 있지만 선대위원장 등을 하면서 선거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야당 대권 후보들도 ‘박근혜 영향’을 받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9대 불출마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최근 손 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기다릴 것이며, 당의 전략에 따라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반발과 저항도 만만치 않다. 친이계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가 19대 총선 지역구 출마 의지를 밝힌 뒤 인터뷰 등을 통해 “내년 공천에서 당의 분위기와 대국민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박 전 대표가 그런 역할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그냥 지역구에 출마한다고 해 무척 실망스럽다”며 “지도자는 몸을 던지고 헌신, 희생해서 감동을 줘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박 전 대표가 19대 총선에서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출마함으로써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게 됐다. 대권 출마를 위해선 내년 7월까지 공직에 머무를 수 있지만 지역구 출마의 경우 총선전에 광역단체장직을 버려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 각론 발표하나
차기 대통령선거가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하계휴가 대권구상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올 여름 휴가를 가지 않고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정책을 가다듬는 등 대권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지난 7월 23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자신의 여름휴가 일정과 관련, “특별한 휴가 계획 없이 집에서 지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19일 대구를 방문했을 때도 휴가 일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안 간다”며 “그냥 할 일이 좀 있어서…”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정책 가다듬기에 몰두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복지,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구상을 마무리 지은 후 정기국회와 추석 연휴 등을 앞두고 공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복지 분야에서는 지난해 연말 발표됐던 박 전 대표의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의 각론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값 대학등록금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견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 분야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새로운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의 남북대화 분위기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외교·안보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친박(박근혜)계 의원은 이와 관련, “복지와 외교·안보분야 정책은 차기 총선과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양대 축”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준비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격인 ‘국가미래연구원’은 현재 각 분야별 정책 과제 정리를 대부분 마무리했고, 8월부터 각 분야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특정현안에 접근하고 분석하는 통섭(通涉·통합학문이론)에 들어갈 예정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