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해설의 격을 높인 문화관광해설가가 화제다. 문화관광해설사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 관광자원, 풍습, 생태환경 등에 관한 설명과 해설을 통해 관광객들로 하여금 우리의 문화유산 및 관광자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돕는 역할을 하는 자원봉사자다.

▲ 해남군의 주요 관광지 안내와 문화유산 해설을 담당하는 문화관광해설가협회 소속의 김선미씨는 장애인 방문객을 위해 직접 관광지 수화해설을 한다

최근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을 벗어나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관광서비스가 중요시되면서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해남군의 김선미 문화관광해설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농아인 위해 수화로 관광 해설 시작
해남군의 주요 관광지 안내와 문화유산 해설을 담당하는 문화관광해설가협회 소속의 김선미씨는 장애인 방문객을 위해 직접 관광지 수화해설을 한다. 김씨는 “해남을 방문한 농아인들을 맡은 적이 있는데 해설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안타까웠어요”라면서 “그때부터 전문 교육 강좌도 찾아듣고, 인터넷 등에서 동영상 강의도 들으며 수화를 익히게 됐죠”라고 그 배경을 밝혔다. 농아인들의 경우 의사소통 자체도 어렵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해설가의 설명을 들을 수 없어 관광해설을 접해본 경우가 거의 없다. 때문에 김선미씨의 수화해설을 들은 농아인들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것처럼 기뻐하곤 한다. 김씨는 “아직도 전문적인 내용까지 수화해설을 하기에는 부족한 실력이예요. 하지만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수화해설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농아인들을 보면 되려 감사할 따름이죠”라고 말한다. 농아인들을 위해 김씨가 수화해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1여년 전. 그렇게 배운 실력으로 지난해 12월 전라남도 22개 시·군 전남문화관광해설 경연대회에서 ‘귀가 아닌 마음으로 본다’는 주제로 미황사 부도전에 얽힌 이야기를 수화로 선보여 우수상을 받았다. 한편 수화 해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는 또 해남군 수화통역 자원봉사동아리 ‘열손가락’을 결성해 농아인들의 요청이 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가 농아인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수화해설을 시작하면서 농아인들을 위해 관광해설 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는 해남 만들기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면서 주위에 뜻을 같이하는 직장인들과 함께 열손가락 봉사단을 결성하게 되었다는 김씨. 그는 “우리 군만 해도 830여 명 정도의 농아인이 있지만 수화통역센터를 이용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인원은 100여 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교류가 미미합니다”라면서 “농아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잡고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열손가락회가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현재 열손가락 봉사단은 농아인들의 가정방문을 통해 그들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주변에 수화동아리 활동을 확대하고 체육대회와 수화레크리에이션, 길거리 이벤트 자리를 마련해 농아인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나가는 중이다. 올 연말에는 농아인에 대한 저변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수화공연도 가질 계획이다. 김씨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관광지나 축제장을 방문한 농아인들이 불편없이 즐길 수 있는 연결다리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면서 “농아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중한 일원이며 이웃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해남군 전체 관광지에 대한 수화 해설이 목표
현재 김선미씨는 해남군 기업도시지원사업소에 근무하고 있어 주말에만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해남 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한 지 올해로 5년. 김씨는 “해남은 문화관광해설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라면서 “때문에 역량 있는 선배들이 그만큼 많고 관련 자료들도 풍부하죠. 각종 세미나나 전문서적을 수시로 보면서 지식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예요”라고 말했다.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해남문화관광해설가로 활동하며 짬짬이 수화를 배우며 ‘열손가락’을 통해 자원봉사도 하고 있는 그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김씨가 힘이 들 때마다 해남경찰서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황은승씨와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인 세 남매는 김씨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 준다. 가족들의 든든한 지지에 힘입어 더욱 분발하게 된다는 그는 “앞으로는 해남군 전체 관광지에 대한 수화해설을 하는 것이 목표예요”라면서 “해남군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농아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어렵겠지만 더욱 의미 있는 해설이 되지 않을까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농아인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라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