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인권이라는 용어조차도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인권에 대한 개념도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든지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되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심지어 대학교수나 고급공무원까지도 1948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채택된 ‘세계 인권 선언’과 1966년 21차 UN총회에서 채택된 ‘국제 인권 규약’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 경기대 국제대학 유영옥 학장

사회주의 이념이나 일당 독재 체제에 대해서는 비판은커녕 부부사이에서조차 이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사회가 바로 북한이다. 그밖에 종교생활에 대한 권리, 거주이전의 자유, 여행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등 인간의 기본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북한의 인권상황이다.
  북한체제는 6·25전쟁이 끝난 후 부터 현재까지 40여 년 동안 거듭되는 무자비한 숙청을 통해 유지되고 있는 사회이다. 조금이라도 김일성, 김정일의 생각과 다르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북한 사회에서 사라져왔다. 북한당국은 강력한 통제와 감시망을 무기로 주민들을 당국의 지시에 무조건 순응토록 만들어왔다. 따라서 북한주민들에게 ‘인권’이란 제국주의자들 혹은 부르주아들이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북한의 주민들에게 주어진 기본적 권리라는 것은 당국이 공급해 주는 극소량의 쌀을 배급받을 권리, 1년에 1~2회에 걸쳐 돼지고기 1kg(5명 기준 1세대)정도를 공급받을 권리, 당에서 지정해 주는 직장에서 일하며 지정해 주는 지역에서 살 권리를 가질 뿐이다.
  그럼 과연 북한은 어떠한 방식으로 북한주민을 통제하고 감시하는가? 먼저 북한은 전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성분조사를 통해 계급을 분류해 놓고 그에 따른 격리, 감시 및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 북한은 1958년 8월부터 1960년 12월까지 중앙당 집중지도 사업을 전개하여 사회구성원들을 1)혁명적 요소, 2)동요계층, 3)반혁명적 요소 (적대세력)로 대별하였다. 그 결과 체제에 대한 저항세력, 농업 협동화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 전쟁 중 반당행위를 범한 자 및 그 가족, 개성과 같이 38선 이남지역에 살았던 사람 등 약 300만 명이 ‘내각결정 149호’에 의거하여 색출되어 감시와 통제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민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불확실한 동요계급은 비상시에 충성심을 의심받을 수 있는 성원들로 구성되었으며, 대체로 하위직 간부와 전문직종사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제한된 수입과 식량배급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국가 보위부 등의 감시 하에서 충성심을 발휘하도록 압력을 받는다. 주민들의 약 20%를 차지하고 적대계급에 속하는 400만 정도 되는 사람들의 상황은 동요계층으로 분류된 사람들보다 훨씬 열악하다. 이 집단에 소속되는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거나 위험도가 높은 일들을 하도록 배정받고 의·식·주 문제에 있어서도 차별과 불이익을 감수해야한다.
  북한 정권이 전 주민을 대상으로 행한 성분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계급성분 분류는 안보차원에서 체제유지와 정권유지 및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용이하게 한다. 체제유지라는 명목으로 애매하거나 비협조적인 무수한 사람들을 동요 또는 적대계층으로 몰고, 정권유지를 위해 정직과 경쟁 상대들을 불리하게 분류할 수 있다. 특히 해당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및 친인척들까지고 감시하고 억압하는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북한주민은 다양한 조직에 중복적으로 속해 있어 철저한 감시와 통제를 받는다. 일반주민들을 직접 통제하고 있는 노동당은 당원만 100만에 이르는 북한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북한에 존재하는 모든 단체에는 당위원회가 조직되어 있어 노동당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결국 시민사회가 발전하지 못한 북한에서는 당이 결정하면 주민들은 그대로 순종하도록 교육받고 훈련되어 있다. 그밖에 북한에는 크고 작은 100여개의 노동당 외곽단체가 있어 일반대중을 상대로 사상교양사업, 선전·동원기능을 수행한다. 이들은 대남통일전선에 있어서도 같은 기능을 수행하며, 해외 친북단체들과의 유대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일상생활 속의 의·식·주를 통한 통제도 강력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 주민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국가로부터 배급받아 생활한다. 식량 배급은 살고 있는 지역, 신분, 배급 시기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쌀과 잡곡을 6:4에서 3:7정도의 비율로 배합하여 배급한다. 배급은 보통 15일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배급 절차는 각 직장에서 발급하는 배급 카드로 각 리, 동 배급소에서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된장, 간장, 식용유, 소금 등의 부식은 인민반을 통해 배급표가 나와 식료품 상점에서 공급받고 있으나 1995년 이후 배급이 중단된 상태이다. 식용유는 김일성·김정일 부자 생일 때 100g 정도 지역에 따라 배급되고 있다. 기타 부식의 경우 김치, 콩나물, 두부, 야채 등은 농민 시장에서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어 먹는다. 고기류는 국가적 명절에 특별 배급을 통하여 할당된다.
  북한의 주택 공급은 중앙에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일괄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소유는 불가능하고 단지 일정기간 이용만 가능하다. 주로 아파트와 2-3세대용 연립식 주택으로 되어 있으며, 방1 부엌1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의·식·주 문제해결이 모두에게 심각한 것은 아니다. 고위간부들은 ‘간부 전용 공급소’를 통해 물자를 배정받으며, 김일성-김정일 가족, 부주석, 정치국원 및 당비서, 당직을 겸한 부총리들은 번호가 없는 즉시 공급 대상자로 분류된다. 그밖에 당중앙위원회에 속해 있는 특권층으로 분류된다. 이들 특권층은 일반 북한 주민들과 현격하게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북한에서 식량난이 심화된 시기는 1990년대 초반부터이다. 1995년부터 1998년의 홍수피해로 인해 전체 인국의 약 1/4에 해당하는 약 500만 명이 기본적인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영양실조와 가벼운 질병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노약자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의약품 부족과 치료시설 낙후로 인해 주민들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는 전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주 생활의 통제로 야기되는 북한주민의 인권침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용소의 인권침해 실태이다. 김일성·김정일 정권은 다수의‘특별통제대상구역’을 비롯한 각종 교도소를 양산하였다. 10여개에 달하는‘특별통제대상구역’에는 인구의 약1%에 해당하는 20여만 명의 정치범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감옥이란 용어대신 흔히 ‘특별통제대상구역’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구호소’, ‘갱생원’, ‘강제노동수용소’, ‘청소년구호소’, ‘격리수용지역’, ‘요양원’등과 같은 이름으로 각처에 격리수용시설이 산재해 있다.
  초기 수용소 수감 대상은 이른바 적대계층 가운데 체제위해분자, 즉 숙청된 종파분자, 반당반혁명분자, 과거의 지주, 친일파, 종교인 및 월남자 가족, 북송교포 가운데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자유세계를 동경, 찬양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당의 간부로 있다가 나중에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정치인과 가족이 점차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특히 ‘김일성 우상화’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용대상이 대폭 증가하였다. 90년대 후반 들어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탈북자들이 증가하자 중국으로부터 압송되는 탈북자 가운데 기독교를 믿었거나 남한으로 망명하려고 했던 자들이 대거 수용소로 수감되었다.
  ‘특별통제대상구역’은 출소가 가능한 ‘혁명화구역’과 거의 영구적으로 격리되는 ‘완전통제구역’으로 구분된다. 특별통제대상구역은 실질적으로 국가 안전보위부 제7국 농장지도국이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통제대상구역에 수용되는 사람들은 과거에 고급당원이었거나 영향력 있었던 정치인들, 친일파, 권력세습에 비판적인 사람들, 자본주의자, 과거 지주계급에 속했던 사람들로서 대부분은 정식기소나 재판과정 없이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내에 산재되어 있는 정치범 수용소는 엄청난 숫자로 추정되고 있다. 미 국무부가 귀순자등의 증언을 근거로 작성하여 의회에 제출한 1993년도 인권실태보고서는 북한대 12개 수용소에 15만 명의 정치범이 억류되어 있다고 추정했다. 한국정부도 이와 비슷하게 14개의 ‘특별통제대상구역’이 있고, 모두 15만 2천여 명의 정치범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8개소는 50년대부터 70년대 초까지 김일성의 1인 독재 기반마련을 위해 정적을 숙청하는 과정에서 설치되었고, 4개소는 70년대 중반 김일성부자 세습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나머지는 그 후 김정일이 자신의 정적을 숙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이러한 통계를 전면 부인하면서 ‘노동개조수용소’에 1천명의 사람이 격리되어 있고, 이들은 남한과 관계된 사람들로서 ‘국외자’라고 부른다고 주장했다.
  최근 체험자들을 통해 알려지게 된 북한 수용소의 인권실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다. 북한의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이들은 일상적인 굶주림과 가혹한 폭력, 그리고 끊이지 않는 공개 처형 등 반인간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수용소를 탈출하다가 체포된 자, 보위부원에게 반항하거나 보위부원을 구타한 자는 반드시 수용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수형에 처하거나 총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정치범 수용소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해 국내 인권단체들과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정치범수용소의 충격적인 상황은 정치범 수용소에서 경비대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거나, 수용소에 수감되어 생활한 경험이 있는 귀순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상세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김일성의 교시로 만들어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정치범들의 씨를 말리기 위해 운영되고 있으며, 결혼이 금지되고 공개처형이 자행되는 죽음만이 기다리는 곳이라고 폭로했다. 수용자들은 일제하 지주와 자본가, 반동관료, 종교인, 종파분자, 월남자와 치안대 가담자 가족 등이 대부분인데, 만성적 식량부족으로 앙상하게 마르고 난쟁이처럼 키가 작다고 한다. 이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야산의 풀과 나무껍질을 뜯어먹거나 쥐나 개구리 및 뱀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며,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간염, 결핵, 폐렴, 영양실조, 유행성출혈열 등의 질병에 시달리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산골 병원 등에 감금되다시피 한다고 한다. 또 의복은 수용될 당시의 옷이 전부인지라 시간이 지나면서 누더기로 변해 옷모양새를 하고 있지도 않고, 타이어나 고무벨트를 철사 줄로 꿰어 신발로 삼고 있으며, 겨울에는 돼지나 소가죽을 발에 대고 새끼줄로 감아 신지만, 동상으로 발가락을 자르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라고 전해진다. 집은 흙과 볏집으로 지어졌는데, 여름에는 비가 새고 겨울에는 추워 동사자들이 속출한다. 결혼은 허용되지 않으며, 만일 임신한 것이 발각되면 공개 처형된다. 보통 1년에 한두 번씩 진행되는 공개처형은 주로 도주한자, 수용소 내 선동자, 보위부 요원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살해한자. 임신한 여자 등이 그 대상이 되는데, 공터에 수용소 인원을 모두 모아 놓고, 대상자들을 말뚝에 묶어 총살시킨다.
  또한 북한의 수용소와 정부 조사기관에서는 다양한 방법의 고문이 자행되고 있는데, 이 중 탈북자들을 통해 알려진 것 중에 하나가 ‘비둘기고문’이라는 것이 있다. 이 고문은 양 팔을 뒤로 꺾어 지하 감방 난방관이나 쇠창살에 수갑을 채워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는데, 그 고통의 정도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더구나 대소변도 그냥 서서 배설하게 하는 등 그 처우가 동물보다 나을 바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고문을 받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정도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지하 감방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탈북자들이 제대로 아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북한은 이러한 수용소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첫째, 실패한 화폐개혁 등 전반적인 경제정책의 실책에 대해 발생할 지도 모르는 반김정일 세력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북한의 3대 세습 구축의 기반 공고화를 위해서이다. 올해 27세에 불과한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후광(後光)을 업고 조선인민군 ‘대장’이라는 칭호와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올라 ‘3대 세습’을 공식화했다. 이에 지난 해 4월부터는 이른바 ‘150일 전투’니 ‘100일 전투’니 하면서 인민들의 피와 땀을 짜내면서 김정은에로의 세습기반 구축에 진력해 왔다. 특히 권력교체기에는 반드시 있어왔던 ‘피의 숙청’을 감안한다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가장 확실한 김정은 권력 세습의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북한 민주화 운동의 봉쇄이다. 요즈음 중동에서는 민주화 열풍이 한창이다. 그 주된 원인을 경제파탄과 부의 편중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시민혁명의 원인이 경제난이라면 북한에서 혁명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북한의 경제상황이 중동국가들보다 더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제난이 시민혁명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바로 북한에 정치범 수용소와 같은 강력한 독재유지 조력기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의 반김정일과 반체제 운동은 3대 멸족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북한이라고 하는 사회가 지니고 있는 폐쇄성으로 인해 북한의 인권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탈북자들의 수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제 북한의 수용소와 그곳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 실태도 이제 비밀이 아니게 되었다. 다만 그에 대한 북한 측의 억지주장이 있을 뿐이다. 북한은 북한 내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인권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표명했다.
  첫째, 북한은 그들 나름대로의 인권보장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인권에도 ‘계급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북한체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억압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그들은 북한 노동당과 김정일을 충성으로 섬기는 사람들과 계급적 원수들과의 대우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는 “철저한 북한식 인권”을 주장하는 것이다.
  둘째, 북한은 서방세계가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할 때 마다 북한에서는 모든 인민이 김일성·김정일 체제에서 아무런 어려움 없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인권문제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북한에는 자본주의 국가에서처럼 세금제도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모든 인민들이 세금 부담 없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북한은 인권의 보편성, 천부적 인권, 항구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각 국가마다 정치적·역사적·지리적 특수성을 감안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북한은 자신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북한의 사회·정치제도를 와해·전복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즉 북한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주권침해이며 내정간섭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권침해문제를 정당화하는 동시에 혹시라도 자신들의 체제를 오염시킬지도 모르는 자유화 물결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북한주민들은 열악한 인권상황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저항 한 번 못하고 그냥 조용히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첫째, 북한주민들이 자신들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조선 5백년의 쇄국정책, 일제 36년간의 식민지 치하에 이어 곧바로 소련점령에 의한 김일성정권이 탄생되었다. 즉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민주화의 길을 걷다 공산화된 동구권과는 달리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모른 채 정치·사회·법률·종교 등 제 분야에서 엄격한 통제를 받고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북한공안당국의 철저한 통제정책이다. 이것은 북한의 중요한 통치수단으로 주민들 간의 상호의사교환을 철저히 제한하고, 거주이전을 통제함으로 당국에 대해 어떤 불만이 있다 손치더라도 그것이 외부로 표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힘을 모아 대항할 방법이 없다. 셋째, 북한주민들은 정권교체의 경험이 없어 노선 갈등이 부재한데다가 주체사상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주민들에게 주입되어 김일성을 우상화하게 하고 있으며 수령에게 운명을 맡기도록 하는 상징 조작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넷째, 북한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는 달리 단일민족으로 민족갈등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으로부터도 내정간섭을 받지 않아 김일성 통치방식에 저항할 조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으로는 인권문제에 관한 한 북한이 개방이나 타협보다 고립과 저항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한 당국이 어떠한 주장과 변명을 하더라도 북한주민의 인권상황이 심각하다는데 국제사회가 인식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주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인권개선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06년 5월 9일 유엔 인권이사회 초대이사국으로 선출됨으로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권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유린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이 2천 300만이나 된다. 우리는 이들에 대해 도덕적, 동포애적, 민주주의적 발로에서라도 침묵하고만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 앞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는 통일 상황에 대비해,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인권을 개선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