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기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다. 아무런 기반 없이 창업을 하는 것에 부담을 가진 사람들이 이른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업체와의 가맹계약을 통해 좀 더 쉽게 창업의 길로 접어들 수 있어서다.

▲ 프랜차이즈 관련 다양한 법률 컨설팅을 제공하고 분쟁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법무법인 국민의 김선진 대표 변호사

최근 잘못된 가맹계약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례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피해들은 대체로 가맹점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하 가맹희망자)이 본사(이하 가맹본부)와의 계약 체결 이전에 가맹점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지 못한 채 가맹본부의 허위나 과장된 홍보만 믿고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비창업자의 독자적 판단에 의한 창업은 금물
프랜차이즈 관련 다양한 법률 컨설팅을 제공하고 분쟁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법무법인 국민의 김선진 대표 변호사는 “경기침체로 창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가맹 본부의 말만 믿고 창업을 한 이들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그만큼 프랜차이즈 창업에 있어 가맹계약의 공정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터이지만 창업자들은 이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맹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맹 사업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가맹사업을 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현실은 가맹본부가 구두로 매출을 과장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사항을 지원하는 것처럼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해 이를 바탕으로 가맹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허다해 분쟁도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정보공개서는 가맹희망자가 계약체결 전에 가맹본부 및 가맹사업 현황을 객관적으로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서 매우 중요하지만, 이전까지는 약관규제법 위반 여부 및 경영활동 등에 대한 지원내용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지 않아도 되는 등 부족한 점이 많다. 실제로 지난 3월 열렸던 프랜차이즈박람회 참관객 중 2/3가 정보공개서 제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개서가 가맹본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중요한 정보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프랜차이즈 창업은 법률적, 경영적인 면에서 여러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예비 창업자들은 독자적인 판단에 의한 창업 보다는 전문가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 변호사는 “프랜차이즈 창업 가맹계약에 있어 불합리한 조건들을 미리 확인하지 못해 일어나는 분쟁들이 많다”면서 “사업 설명회에서 들은 수익률과 실제 운영에서의 수익률이 차이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때문에 최근에는 실 수익률에 따른 분쟁 외에도 가맹계약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불공정 계약 관련 분쟁 중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가맹계약해지 소송, 가맹계약 해지 후 점주의 가맹금 반환 소송, 가맹본부의 물품 강제공급 등 부당행위에 따른 소송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김 변호사는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시장에 뛰어 들고 있고 그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충분한 사전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프랜차이즈 관련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정거래 분쟁 막기 위해 기업과 개인이 노력해야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장에 따라 불공정한 가맹계약으로 인한 분쟁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지난 2002년 가맹사업법을 제정하고 지속적으로 개정, 지난해 7월에는 담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특히 정보공개서에 교육비·인테리어 공사비용 지원, 정기적인 신상품 출시, TV·신문 등 광고와 판촉 지원, 영업전략 고객관리 노하우를 담은 매뉴얼 제공 등을 구체적으로 쓰도록 했다. 아울러 가맹사업법 적용대상이 확대돼 과거엔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이 5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정보공개서를 공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매출액 기준에 미달되더라도 소속 가맹점사업자(프랜차이즈 점포) 수가 5개 이상이면 가맹사업법을 적용받도록 됐다. 또한 가맹희망자뿐만 아니라 영업 중인 가맹점 사업자에 대해서도 허위·과장광고를 못하도록 금지했다. 가맹본부의 매출이 없거나 산정이 어려워도 가맹사업법을 위반하면 최대 5억원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선진 변호사는 “아직도 공정거래위원회에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가 등록되어 있지 않은 가맹본부들이 많은 점, 가맹사업법 개정에 따른 가맹점주의 권리의식 향상,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 등 분쟁 관련 원인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한다”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창업자의 입장에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정부가 제공하는 법률교육을 받거나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등 불필요한 분쟁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쌍방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