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도의 흉내를 내는, 그래서 마치 다도를 하면 무슨 대단한 사회적 지위의 상승이라도 이룬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도리어 차문화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였다. 일본 다도를 우리의 다도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차인들의 자존심이 관계된 일이다. 한국인의 차의 법도는 우리 생활과 몸속에 DNA처럼 내장되어 있다. 우선 형식보다는 즐겨 먹다 보면 저절로 드러나고 형성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전통 제다법으로 명품 녹차 만들어

▲ 하나 하나 정성과 열정을 다해 재배하고 있다.

보성 죽림다원의 장순재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발효차가 위조(시들이기), 유념(비비기), 발효, 건조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면서 “이는 일반적인 홍차 제조과정과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이를 전통 발효차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있어 최고의 차는 다름 아닌 녹차다. 그 이유에 대해 장 대표는 “찻잎이 지닌 본래의 성분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다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발효차는 찻잎 본래의 성분들이 효소산화과정에서 상당히 다른 조성을 지니게 된다. 이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알려진 사실이다. 장순재 대표는 “녹차의 까다롭고 섬세한 제다법은 찻잎 본래의 성질과 성분을 가장 다치지 않게 한다”면서 “그러나 일부의 제다인들이 이를 외면하거나 아예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제다법은 그 지역에서 나는 찻잎의 성질과 성분을 다스리기에 적합해야 한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의 자연환경을 고려한다면 덖음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녹차의 산업화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한다고
장 대표는 “우리 녹차는 두꺼운 가마솥에 고열로 야무지게 덖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부드럽고 편안한 차로 만들어진다” 고열솥 덖음방식을 선택한 장 대표는 “발효차와 비교할 수 없는 ‘녹차의 순수함과 맑은 향미’를 사랑한다”면서 “발효차를 만들 때에는 단순히 ‘작업한다’는 생각이 들 뿐”이라고 한다. 고열의 가마솥에 찻잎을 넣고 손으로 덖어야만 차를 만드는 느낌이 든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장 대표가 발효차를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산 발효차의 영향과 소비자의 감성적 접근의 용이성 때문에 국내에서 발효차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장 대표는 품질 좋은 발효차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고온 발효가 대량 생산에 유리하지만 공정이 까다롭고 부패의 위험이 따르는 자연발효를 연구 시도하는 것은 바로 품질 좋은 발효차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2011한국명차선정대회’ 금상
10여 년 전 사업을 정리하고 차에 대한 큰 뜻을 품고 고향인 보성에 돌아온 장순재 대표는 귀농 후 본격적으로 차 연구를 시작했다. “차나무가 미치도록 좋았고 일하는 즐거움, 차를 수제로 제조하는 모든 과정이 행복하게 느껴졌다”는 그는 귀농 후 묵은 차밭을 다시 조성하고 제다법을 배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죽림다원을 설립했다. 장 대표는 “진정한 제다인은 직접 차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차 농사도 짓지 않고, 제다도 하지 않고, 전적으로 외주를 주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에 의존하는 사람을 제다인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6000여 평에서 차잎을 생산하고 있는 장 대표는 대 부분 과정을 수제로 제조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차, 즉 입에 맞는 차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깊은 향도 아닌, 적당한 향이 나도록 가마솥에서 최대 300℃에서 제조하여,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드럽고, 맛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온도변화와 차잎의 향과 맛을 내도록 꾸준히 연구하며 노력 중이다. 가마솥에서 직접 손으로 덖어 일일이 제조하기 때문에 그 어떤 차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정성이 들어가 있다. 이렇게 자신의 손길이 닿은 차를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그는 “솥덖음은 제다인의 자존심”이라고 피력한다. 장 대표는 “지난 5월 6일 ‘2011한국명차선정대회’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금상을 수상했다.” 오는 5월 26일 ~ 29일 대구에서 개최되는 세계차문화축제 에 참가하며, 6월 2일~ 5일 코엑스 컨벤션센터 서울국제차문화대전 참가한다. 이후 11월에 개최되는 커피,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주축이 되는 카페쇼 행사에 전통차를 알리기 위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 우리차를 맛볼수 있게 적극적으로 참가할 예정”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