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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야권 승리, 대선 구도 변화오나
재보선 민주 손학규, 최문순 승리..한나라 패배
2011년 05월 02일 (월) 13:47:12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4월 27일 전국 38개 지역에서 치러진 ‘4·27 재보궐선거’가 유권자의 뜨거운 참여 속에 39.4%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관심이 집중된 강원도와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의 투표율은 모두 40%를 웃돌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월 27일 저녁 8시30분 “재보선 지역의 투표율이 평균 39.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0년 이후 치러진 21차례의 재보선 가운데 가장 높은 2001년 10·25 재보선 당시의 41.9%에 근접하는 수치다.

재보선 사상 역대 최고치 투표율 기록

   
▲ 이번 투표율은 지난 3년간 치러진 재보선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직 여야 당 대표간, 전 MBC 사장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유권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상·하반기 동시 재보선이 정례화된 2000년 이후의 평균 투표율 32.8%를 6.6%포인트나 웃돌았고, 2001년 10.25 재보선(41.9%)과 2005년 10.26 재보선(40.4%)에 이어 3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성남 분당을과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 등 국회의원 선거구 3곳만 보면 43.5%로 동시 재보선 사상 역대 최고치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이 내년 총선과 대선의 풍향계로 인식되면서 주요 선거지역에서 여야가 사활을 건 선거전을 벌였고, 이에 따라 예년보다 투표율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중앙당과 주요 정치인의 선거운동 전폭 지원과 초박빙으로 나타난 여론조사결과 등도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격전지로 꼽힌 분당을 투표율이 49.1%로 지난 18대 총선 때 기록한 45.2%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이 직전 총선 기록을 웃돈 것은 2009년 10.28 재보선 때 양산 선거구(43.9%)가 유일했다. 국회의원 선거구 중 김해을이 41.6%, 순천이 41.1%이었고, 강원도지사 투표율은 47.5%를 기록했다. 6개 기초단체장 선거구의 투표율은 41.7%로 평균치보다 높았으나 5개 광역의원 선거구는 30.4%, 23개 기초의원 선거구는 25.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비바람을 동반한 궂은 날씨가 예보됐을 때 정치권에서는 출근길 투표율 저하를 점치는 의견이 대세였다. 실제로 재보선 당일인 4월 27일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오전 7시 현재 투표율이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전체 유권자 320만8954명 가운데 6만5995명이 투표를 마쳐 2.1%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7·28 재보선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과 똑같은 수치였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성남 분당을은 오전 6∼9시 출근시간대 투표율에 정치권의 모든 시선이 고정됐다. 이 시간대 투표율이 승부를 가를 바로미터처럼 인식됐던 이유는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집중 공략한 30∼40대 유권자 중 상당수가 서울 등 장거리 출퇴근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오전 7시 현재 고작 1.8%에 그치자 민주당에선 탄식이 나왔지만 상황은 곧 급반전했다. 오전 9시 현재 분당을 투표율이 10.7%로 치솟은 것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평균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강원도의 같은 시간 투표율(9.5%)은 물론 경남 김해을(9.4%), 전남 순천(9.2%)보다도 훨씬 높은 기록이었다. 분당을 투표율은 오전 11시 20%대로 올라섰고 이후 3시간 만인 오후 2시 3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서울 등에 직장을 둔 30∼40대 ‘넥타이 부대’가 출근 직전 대거 투표장에 몰렸고, 이후에도 노년층과 주부 등의 투표 참여가 줄줄이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분당을 투표율이 예상을 웃돈 것은 역시 ‘거물 정치인의 힘’ 때문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정운찬 전 총리 차출설’까지 나오다 여당 전 대표로 정리돼 가던 곳에 야당 대표가 승부수를 던지며 뛰어들어 판을 키워놓은 것이다. 특히 손 후보가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란 점에서 선거구도는 ‘대선 전초전’으로까지 격상됐고 흥행 열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결국 “지금 이대로가 좋은가, 미래를 위해 바꿔야 하는가”를 설파한 손 후보가 유권자의 ‘정권 심판 욕구’에 불을 댕겼고, 이에 맞선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보수층 대결집’을 호소하면서 분당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28 재보선과는 달리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비교적 조기에 마무리되면서 ‘야권 공조 전선’이 일찍 가동된 점도 전체 투표율을 견인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견고한 ‘충성팬’을 거느린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경남 김해을 보선에서  이봉수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키워내며 흥행 열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강원도 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은 춘천고, MBC 사장 출신 간 대결이라는 흥행 요인 외에 막판에 터진 ‘네거티브 선거전’이 유권자 관심도와 투표 의지를 한층 높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빅3’의 흥행카드 덕에 투표율 고공행진
이번 투표율은 지난 3년간 치러진 재보선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직 여야 당 대표간, 전 MBC 사장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유권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분당을 지역의 높은 투표율에는 선관위마저 예상치 못했다는 표정이다. 강원도 지역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던 곳이지만 분당을은 지난 2008년 4월 9일 치러진 18대 총선 투표율이 50%도 넘지 못할 만큼 선거에 무관심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야권은 투표율 상승이 젊은 층 투표의 증가가 반영됐다고 해석하며 고무적인 분위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투표율과 관계없이 지지자가 얼마나 집결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4·27 재보선의 투표율이 예년을 훨씬 상회한 것은 이번 선거의 정치적 무게가 여느 선거 때와 달랐고 여야 각 당이 총력전을 펴면서 유권자의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권 잠룡이 후보로 나서고 여권이 거당적으로 맞서면서 ‘대선 전초전’의 의미가 부여된 데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 지형이 급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정치권의 ‘올인’을 불렀고 거기에 유권자들이 호응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의 승패를 좌우할 ‘빅3’로 불린 강원지사, 분당을, 김해을에서는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흥행카드’가 다수 있었던 게 고공 투표율을 보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분당을의 경우, 대권주자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한데다 한나라당의 20년 가까운 텃밭을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수성하느냐, 민주당이 탈환하느냐를 놓고 양 당이 정면충돌하면서 유권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해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유지 계승을 강조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야권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가운데, 경남지사를 두 번이나 역임하고 국무총리 후보에까지 올랐던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인물론으로 홀로 맞서는 대조적인 양상이 펼쳐지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오랜 방송 앵커 생활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강원도민의 평가가 좋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후광을 등에 업은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맞대결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재료들에 더해 유권자들이 최근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만한 기회가 별로 없었던 점도 투표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선거 막판의 부정·불법선거 논란도 유권자들의 ‘심판 의지’를 북돋웠다는 해석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플러스의 임상렬 대표는 “선거 결과가 향후 정치 지형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여타 재보선에 비해 후보들의 무게감도 상당했었다는 것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오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야권주자로 우뚝 선 손학규 당선자

   
▲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분당을(乙) 보궐선거 승리로 정치 인생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했다
4·27 재·보궐선거의 경기 성남 분당을의 보선 개표결과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51.0%의 득표로 48.3%를 얻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눌렀다. 이로써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분당을(乙) 보궐선거 승리로 정치 인생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했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한나라당 텃밭에서, 그것도 강재섭 전 대표라는 집권 여당의 거물을 맞아 압승을 거둠으로써 대권 가도에 희망등을 켠 것이다. 당장, 느슨했던 당에 대한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과 사실상 분점했던 당권 지형도 손 대표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 출신의 멍에를 벗은 것도 최대 수확 중 하나다. 지난해 전당대회 승리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계속돼온 정체성 논란을 말끔히 털어내면서 민주세력의 정통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대권 후보로서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내 고만고만한 예비 주자 중 한 사람에서 명실상부한 대안후보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야권 내 대선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 속에서 한 자릿수에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던 지지율이 반등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손 대표는 지난해 10월 전당대회 승리 직후 지지율이 15% 선까지 올랐지만 연평도 포격사태로 조성된 안보정국을 거치면서 10% 밑으로 미끄러진 뒤 회복하지 못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손 대표의 지지율이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따돌리고 마의 20% 벽을 뚫는다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독주해온 대권 경쟁구도에도 격변이 올 수 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손 대표로선 박근혜 의원과 양강구도를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고, 한 핵심 당직자는 “빠른 시일 안에 박 의원을 따라잡기는 어렵겠지만 여야간 심각한 불균형 구도는 상당 부분 교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으로선 ‘불임(不姙)정당’이란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정권탈환의 희망을 갖게 됐다. 당내에선 특히 분당이 고소득층과 영남 출향민 등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층이 대거 모여 사는 곳이란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재선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을 호남당으로 여기는 인식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면서 “손 대표를 당의 간판으로 세운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도 전국정당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이제 더 이상 여야구도를 영·호남 지역대결로 규정짓기가 어렵게 됐다”며 “민주당으로선 해볼 만한 싸움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의 존재감과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곧 본궤도에 오를 야권 대통합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쥘 것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유시민 대표의 참여당이 김해을(乙) 선거에서 패하면서 한계를 노출함에 따라 야권연대 논의에서 손 대표로의 힘쏠림 현상이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김해을 ‘나홀로 승리’한 김태호 당선자

   
▲ 4·27 재·보궐선거의 김해을 지역 개표결과,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51.01%의 득표로 48.98%를 획득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눌렀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부활했다. 국무총리 낙마자란 불명예를 딛고 정치적 고향인 국회로 돌아오면서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 김 전 지사는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된 지난 4월 12일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게 뒤져왔다. 꾸준히 40~46% 대의 지지율을 확보한 이 후보에게 최소 3.9%p에서 최대 7.9%p 차이로 밀려왔다. 그러나 4·27 재·보궐선거의 김해을 지역 개표결과,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51.01%의 득표로 48.98%를 획득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눌렀다. 막판 역전극이 가능했던 이유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큰 인물론’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파를 떠나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표심을 움직였다. 김 전 지사는 ‘도의원→ 군수→ 도지사→ 총리 후보자’로 승승장구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낙마하긴 했지만 김종필(JP) 전 총리 이후 39년 만의 40대 총리로 각광받았다. 특유의 친화력도 경남 거창 출신이란 약점을 극복하게 했다. 연장자에게 무조건 ‘아버님’이나 ‘형님’이라 부르는 그는 정치권 마당발로 유명하다. 경남도지사를 두 차례 역임하며 쌓아 놓은 지역 기반이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데다 여당의 조직력이 합쳐진 점도 승리의 원인 중 하나다. 선거 막판 불거진 이재오 특임장관의 관권선거 논란에 직접 휘말리지 않은 점도 ‘네거티브’ 난타전에서 살아남은 이유다. 그러나 또 다시 ‘박근혜 대항마’로 화려하게 비상할 지는 미지수다. ‘박연차 게이트’에 발목 잡혀 총리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게 대권 레이스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여권의 차기 잠룡으로 점 찍혔던 인물인 만큼 총선을 앞두고 좌불안석인 당에서 무게감 있는 행보를 보이리란 예측은 가능하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여의도 정치’의 생리를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갈림길에서 도박을 해 온 승부사 기질도 자산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낙선할 경우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영영 잃을 수 있는데도 당의 부름에 정치생명을 걸어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게다가 김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야권의 성지인 터라 야권단일후보가 나서면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김 지사의 향후 행보에 여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대역전극 연출한 최문순 강원지사 당선자

   
▲ 최문선 후보는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 51.05%의 득표로 46.63%를 얻은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4월 27일 강원지사 보궐선거에서 예상을 깬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당선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후보는 이날 51.05%의 득표로 46.63%를 얻은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원이 전통적으로 보수 진영의 텃밭인 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가 열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그의 당선은 4·27 재보선의 최대 이변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직 MBC 사장간 대결로 이목을 끌었던 이번 선거에서 최 후보는 간판 앵커로 명성을 날렸던 엄 후보에 비해 낮은 인지도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차이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4월 16∼18일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28.5%)는 엄 후보(48.5%)에 20% 포인트 차로 뒤져 있었고 4월 18∼19일 도내 6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도 엄 후보(48.7%)보다 최 후보(34.5%)가 14.2% 포인트나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사에서는 두 후보간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3∼5%로 좁혀지기도 했지만 순위가 뒤바뀐 적은 없었다. 외견상 엄 후보의 당선을 점칠 만한 상황에서 최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은 이른바 ‘이광재 동정론’이 부동표의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지사의 지사직 상실을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최 후보를 뽑아야 이광재도 살아난다”는 슬로건을 내건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표심을 크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최 후보 캠프 관계자는 “강원도에는 작년 지방선거 때 선택한 이 전 지사가 물러난 점을 안타까워하는 정서가 바닥에 깔려 있었고 정부의 잇단 실정과 강원도 홀대에 대한 반발심리까지 더해져 투표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인 강릉에서 엄 후보 측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이 터진 점도 최 후보 쪽으로 표가 이동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 후보의 극적 승리는 이 전 지사의 당선 과정과 닮은꼴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이 전 지사는 선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11.7% 포인트 차이로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에 뒤져 있었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8.8% 포인트 앞선 득표율로 승리하며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4·27 재보선 이후 정국은

   
▲ 4·27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로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책임론을 비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악몽 같은 ‘포스트 재보선’ 정국이 시작됐다. 4·27재보궐선거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선거 4곳 중 경남 김해을 단 한 곳에서만 겨우 승리한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초라한 성적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의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전국 유권자의 절반이 몰린 수도권, 특히 ‘천당 아래’라 불리는 텃밭 중의 텃밭 ‘분당을’을 야당에 빼앗겼기 때문이다. 당장 차기 총선에서 배지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이들을 휩싸고 있다. 유력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특임장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마지막 전국단위 선거로, 내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의 풍향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강원지사 선거’와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를 각각 ‘강원권’, ‘수도권’, ‘영남권’ 표심의 바로미터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내년에 차기 총선과 대선을 치러내야 하는 한나라당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팽한 이유다. 안상수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책임론을 비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정풍운동과 세대교체론, 당 쇄신론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공항 백지화 사태 당시 일각에서 거론됐던 이명박 대통령 탈당론이 고개를 들고, 청와대와의 선긋기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당내 친이재오계는 강재섭 전 대표를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한 임태희 대통령실장, 나경원 최고위원 등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위기론’이 친이(이명박)계와 친박(박근혜)계로 나뉘어 갈등을 빚어온 한나라당을 단합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당장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역할론이 부상하고 친이·친박간의 세력 다툼이 아닌 당을 중심으로 한 화합과 통합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에서 당선되고 유시민 대표의 국민참여당이 경남 김해을 선거를 통해 원내로 진입하는 것은 여권에 적잖은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관심사다. 상식적으론 인적개편을 통해 한나라당과 정부의 면모를 바꾸는 방안이 예상된다. 개혁 성향의 새로운 인물들을 발탁할 수도 있다. 국민들의 분노를 확인한 마당에 민심을 수습할 필요가 있는 탓이다. 그러나 아닐 수도 있다. 이번 선거의 의미를 말 그대로 ‘재보선’으로 폄훼하거나, 책임을 한나라당으로 떠밀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민심은 더 악화하고 레임덕은 가속화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한나라당은 당장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퇴진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내에서는 지도부를 ‘비상대책위원회’로 꾸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당 쇄신 요구도 터져나오게 되어 있다. 분당을, 강원도의 패배는 내년 4월 한나라당의 수도권과 중부권 참패를 예고하는 것이다. 여권이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 친이-친박 세력의 타협과 절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청와대와 친이계는 ‘공황’ 상태에 빠졌고, 박근혜 전 대표는 4월 28일 낮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으로 떠났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 당장 5월 2일 원내대표 선거를 제 날짜에 치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게 됐다. 야권은 2012년에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되찾게 됐다. 특히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야권통합 논의는 좀 복잡해질 것 같다. 순천에서는 야권연대의 위력이 확인됐기 때문에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정당에 내줘야 할 ‘몫’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해에서는 야권연대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책임 공방이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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