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아차산 소나무 굵어 가는
자그만 응달 마을에는
흙 냄새가 유독 향기로운 분의
싱글벙글한 웃음소리가 있었다

무거운 거름지게를 짊어지고도
냄새가 구수한 듯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신명 난 노랫가락에
발끝으로 장단을 맞춰 춤을 덩실

흥에 겨운 듯 빈 거름지게는
요술 손끝으로 풍악 소리를 내고
어깨는 둥실둥실
지그시 잠긴 두 눈동자 아래
웃고 있는 덧니 하나

굵게 패인 굵은 주름이
다른 분 모습보다 더 다르게
아름답게 다가오는 오늘
푸른 하늘 같은 그분 모습에
머리가 숙여진다.

실비 속을

실비 속에 설레는 마음
누구든 부르고 싶다면
초록빛 당신을 부르고 싶습니다

돌담 안 동전만 한 꽃밭 일구며
예쁜 꽃잎과 당신도 가꾸고
채송화처럼 나지막한 모습으로
색색으로 곱게 물들이며

실비 속에 설레는 오늘도
세상을 적시듯 나를 적시는
당신에게 기대고 싶습니다

동전만 한 꽃밭 예쁜 꽃잎과
누구든 부르고 싶은 날
하늘과 나 혼자 남아
길을 걷는 날은
실비처럼 나를 적시는
당신을 부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