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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진, 세계 경제 영향은?
일본 지진도 세계경제 회복세 못 꺾는다
2011년 05월 02일 (월) 11:23:2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두 달째지만 국내 산업계에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이 부품 조달을 받지 못해 정상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항공·관광업계는 일본 관광 수요가 크게 줄어 울상이다.

일본의 전력난으로 반도체 웨이퍼와 차 부품회사들의 조업중단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일본쇼크에서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철이 다가오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한국, 車·관광 ‘여진’ 계속돼
   
▲ 일본 지진 발생 후 최대 피해 업종인 항공·여행업계의 경우 아직도 대지진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산 부품 의존도가 15~18%에 달하는 르노삼성자동차는 생산량을 20%(4600여대)가량 감축하기로 했다. 한국GM도 잔업과 특근을 중단했다. 한국GM은 최근 조업을 정상화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산 부품 의존율이 1% 수준인 현대·기아자동차는 2~3개월가량의 재고물량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현대차는 일본산 전자칩을 비롯한 핵심 부품 조달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전자·반도체 부문은 부품 공급을 다변화해 큰 피해는 입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10~20%가량 공급받아온 반도체 웨이퍼를 일본이 아닌 지역으로 확대했다. 최대 피해 업종인 항공·여행업계의 경우 아직도 대지진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항공업계는 일본 노선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일부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일본인들의 여행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달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인은 26만7000여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6% 줄었다. 관광, 유학,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여행업계는 여전히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중소·영세기업들도 일본 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거래처의 주문 취소나 연기, 대금회수 지연, 운송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11일 현재 300여건의 일본 지진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일본 수출입 2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3곳이 직접(50.7%) 또는 간접(49.3%)적인 피해를 입었다. 반면 정유·화학·철강·조선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정유사들은 일본의 일부 정유시설이 파괴돼 대일본 수출이 늘어난 데다 국제시장에서의 주요 석유제품 가격이 올라 1·4분기 실적잔치가 예상된다. 조선업계도 일본 원전 사고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LNG선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포스코도 일본 철강업체의 조업중단 장기화에 따른 주문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우려됐던 대일본 수출은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트라 분석 결과 일본 지진 발생 이후(3월12~29일) 대일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51.5% 늘었다. 제품별로는 석유(301.1%), 스테인리스강(84.1%), 차량부품(48.1%)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생수(785.5%), 다시마(406.0%), 라면(123.3%) 수요도 많았다. 일본 지진을 계기로 만성적인 일본 무역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코트라는 “대일 의존도가 높은 26개 품목의 일본 내 80개 생산거점 중 8개 품목 13개 거점이 이번 지진으로 생산시설이 파괴돼 피해를 봤다”며 “부품 수입처를 유럽이나 미국으로 확대하고 생산 거점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2차 지진과 여름철 전력난이 우려되면서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일본사업처 정혁 처장은 “동일본 대지진은 한 국가의 피해가 특정 지역이 아닌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유사시를 대비한 글로벌 공급망 체계 확립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의 명암도 엇갈려
   
▲ 코트라가 발간한 ‘일본 지진사태가 주요국의 산업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 프랑스 기업이 일본 지진으로 타격을 받은 이유는 그만큼 일본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본 대지진 피해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는 울상을 짓는 반면 러시아와 독일, 스페인은 내심 일본 특수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30일 코트라가 발간한 ‘일본 지진사태가 주요국의 산업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 프랑스 기업이 일본 지진으로 타격을 받은 이유는 그만큼 일본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동차, 정보통신, 항공 등 일본 핵심부품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피해가 컸다. GM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픽업트럭 생산 공장은 3월 21일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 보잉사 역시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보잉 787기 부품의 3분의 1을을 일본으로부터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인텔사도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조달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조만간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2의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사는 이번 지진으로 일본 이바라키현 공장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7월경에야 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자동차기업의 가동중단이 우려되는 것. 르노는 닛산, PSA 푸조시트로앵은 미쓰비시의 플랫폼과 주요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부품 공급에 구멍이 뚫렸다. 명품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명품 소비시장이다. 특히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에르메스, 루이뷔통, 디오르, 구찌 브랜드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자산업의 경우 명암이 갈렸다. 중국에 진출한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산요 등 일본으로부터의 부품조달 비율이 높은 업체는 조업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 스카이워스, 하이신 등 중국 토종 기업은 액정패널 등 핵심부품을 주로 한국과 대만으로부터 조달하고 있어 이번 지진사태의 영향권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 반면 중국 등지의 식품업체, 철강업체들은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농업기반이 붕괴된 데다 철강 생산 감소, 지진피해 복구에 따른 철강 제품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대(對) 일본 에너지 수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일본의 요청으로 4월과 5월 각각 LNG 10만톤씩을 추가로 공급키로 했다. 러시아는 이번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아예 연해주에서 일본까지 해저케이블을 부설, 연해주의 유휴전력을 공급하는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의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일본의 원전 사고로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증가로 인한 반사이익을 점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목재산업이 일본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 한선희 통상조사처 처장은 “우리 기업은 일본의 지진 사태 이후 일본 및 주요국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향후 일본의 재건 사업 추진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日진출 국내 기업 속속 업무 복귀
지난 3월 11일 강진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일본 진출 국내 기업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는 등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피폭에 대한 우려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강진에 따른 중대 고비는 무사히 넘겼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다. 4월 5일 일본삼성에 따르면,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 사무소에 근무하다 3·11 강진 발생 직후 귀국했던 협력사 직원 두명이 최근 현지로 돌아갔다. 센다이는 진도 9.0의 강진이 엄습해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으로, 일본삼성은 안전을 고려해 일부 직원들의 귀국을 결정한 바 있다. 그동안 센다이 사무소에 출근하지 않고 재택 근무 중이던 현지 채용 일본인 10여명도 정상 근무를 시작했다. 삼성측은 “현지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정상 근무를 하게 된 것”이라며 “도쿄 본사와 오사카 지사 직원들도 사고 발생 후 잠시 어수선했지만 지금은 별 탈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도쿄 판매법인과 오사카 지사에 근무 중인 50여명 직원들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당초 하이닉스는 한국서 파견 보낸 20여명의 국내 철수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지진 사태가 막판 고비를 넘기면서 업무 중단 사태도 피하게 됐다. 만일의 사고를 우려해 한국으로 들어왔던 일부 가족들도 4월 개학을 맞아 일본으로 돌아갔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강진 직후 귀국을 원하는 직원 가족들에게 비행기 티켓을 제공했다”며 “취학 아동을 둔 가족들은 개학 시기에 맞춰 일본으로 돌아갔고 미취학 가정은 아직 한국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강진 직후 가장 먼저 파견 직원들을 불러들였던 증권·금융사들도 속속 업무를 재개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도쿄 사무소에서 근무하다 한국으로 들어온 직원 3명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현대증권도 철수 직원 2명이 현지로 돌아간데 이어 오사카로 피신했던 직원들도 원상 복귀했다. 우리은행도 본국으로 불러들였던 도쿄 지점 직원 가족 7명 가운데 3명이 4일 일본으로 돌아간데 이어 나머지 4명도 출국할 계획이다. SKC는 도쿄에서 오사카로 사무실을 급히 이전했다가 도쿄로 복귀한데 이어 한국으로 들어왔던 직원 가족들도 조만간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일부 귀국 가족들이 현지로 돌아갔다. 그밖에 사무실 집기가 파손되는 등 적잖은 피해를 입었던 코트라 도쿄KBC(코리아비즈니스센터)도 전열을 재정비했고,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도쿄 사무실에 파견나가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직원도 정상 업무에 복귀했다. 신환섭 도쿄KBC 센터장은 “원전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도쿄 등은 평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 진출 국내 기업들도 빠르게 피해를 수습하고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엔화 약세 당분간 지속될 듯
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특히 ‘원고-엔저’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정정불안 등으로 1900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지수는 대지진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면서 2100선까지 뛰어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31일 30개월여 만에 달러당 1100원선이 무너진 후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8일에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50원 내린 10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3월 11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원·달러 환율은 41.20원 떨어져 원화가치는 3.6% 절상됐다. 원화 강세는 최근 고물가로 인해 수입가격 인하를 바라는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을 용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세도 영향을 미쳤다. 엔화는 약세다. 엔화는 지진 발생 후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차를 노린 해외투자자금) 청산 우려로 지난 3월 17일 뉴욕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76.43엔까지 곤두박질해 ‘엔고’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일본 정부 요청으로 주요 7개국(G7)이 지난달 18일 외환시장 개입을 결정한 이후 곧장 약세로 전환해 이달 들어 83~85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도 대지진 발생일의 100엔당 1348.85원에서 지난 4월 8일 1280.00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일본의 경제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엔화 약세로 일본이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고 해도 지진 피해로 생산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실’보다 ‘득’이 많았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 들어 중동 정정불안, 유가 상승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1900선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대지진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반사이익이 부각돼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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