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쌀대란, 배추 파동, 구제역 재앙이 이어지면서, 농업이 국가 관리의 주요 이슈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지구촌에서는 이미 곡물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혁명’의 기폭제 또한 식량난이었다. 봇물 터진 자유무역협정은 우리 농업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 경북농업기술원 류정기 연구사

농업은 국가 어젠다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역으로서 국가 신성장동력의 핵심이자 경쟁력 있는 산업이다. 농업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생물자원과 기술 융복합을 잘 활용하면 신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농자재 개발의 명장
최근 서울신문사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하는 ‘2010 지방행정의 달인’ 중 농업분야에서 선정된 경북농업기술원의 류정기 연구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농업분야 달인 선정은 류 연구사가 그간 농촌현장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농자재를 개발 산업재산권을 산업체에 기술이전 시켜 상품화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 항상 농업인 편에서 생각하고 연구해 실제 농삿일에 도움이 되는 농자재를 기발하게 만들어 내고 있는 경북농업기술원의 류정기 연구사는 농자재 개발의 명장이다. 특히 그가 개발한 35건의 산업재산권 중 69%를 기술이전 시켜 실용화에 크게 기여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류정기 연구사는 농자재 관련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의장) 등 35건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해 농업분야 공직자가 보유한 산업재산권을 가장 많이 기술이전 하였다. 특히 전문 생산업체에 의해 실용화된 농작업용 가위칼 등 9개 제품은 농가들로부터 절대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류정기 연구사는 “지금 우리 농촌의 현실은 누구나 알고 있듯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각종 농산물은 저가 수입산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으며, 소비자의 입맛 또한 서구화의 영향으로 전통 먹거리에서 자꾸만 멀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농자재 또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에 밀리고, 고품질로는 값비싼 유럽산이나 일본산에 밀리고 있다”며 농자재 개발의 취지를 밝혔다. 특히 그의 특허 제품인 농작업용 가위칼과 미끄럼방지용 가지치기 가위는 200억원대에 달하는 국내 농작업용 가위 시장에서 외국산 가위 수입 대체 효과를 얻고 있다. 전문 생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경북도의 세외 수입도 올려 주고 있다. 이외에도 눈에 띄는 것은 리프트형 전동 핸드카. 우리나라 농촌이 점차 고령화, 부녀화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개발된 리프트형 전동 핸드카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수확물이나 농자재 등을 운반하거나 들어올리기 쉽게 했다. 2008년 기술이전된 리프트형 전동 핸드카는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80kg 정도의 무게를 80cm 높이까지 쉽게 들어 올리고 상하전후로 이동할 수 있어 농업인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또 진동에 의해 자동으로 점멸되는 태양광 충전식 경운기 안전 후미등의 경우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저온 과습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열회수형 가온 환기장치를 개발하여 시설재배농가의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외 산업화한 제품으로 농작업용 가위칼, 미끄럼방지 전장가위, 초경량 선호미, 농작물 수확 편이장비, 다목적 쇠스랑, 노동력 절감형 근채수확기, 과수 가지유인기 등도 농가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 2010 지방행정의 달인’ 중 농업분야에서 선정된 경북농업기술원의 류정기 연구사

농자재 발전이 농산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류정기 연구사가 농자재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용이 불편하고 힘든 농자재로 인한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자주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1995년 농촌 지도직에서 연구직으로 직종을 전환하면서 보다 사용이 편리하고 간편한 농자재를 만들어 농민들에게 보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주로 주말에 농업인들을 찾아 각종 농자재에 대한 개선 의견을 수렴하고 밤샘 연구·개발 작업에 몰두했다. 농자재 생산업체들도 찾아가 그가 연구·개발한 신제품 생산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길 반복했다. 류 연구사는 “처음엔 ‘산업 스파이가 아니냐.’는 등의 엉뚱한 오해도 받았다”며 당시의 웃지 못할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그의 연구·개발한 특허 제품이 하나, 둘 탄생하고 농업인과 언론 등으로부터 각광을 받으면서 유명 인사가 됐다. 류 연구사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하나다. 무조건적인 우리 것의 애용이 아닌, 고품질의 생산품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것을 사용하는 날이 도래하게 만드는 것. 류 연구사는 “농자재의 발전은 곧 농산물의 경쟁력 강화에 한 축을 이룬다”면서 “우리 농업도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IT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자원을 응집시켜 새로운 가치창출을 할 때 선진농업실현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현장 중심의 기술개발로 작게는 농업인에게, 크게는 농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