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상황에선 그대로 자포자기를 하거나 이를 악물고 일어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면 쉬이 일어나지 못한다.

한국지엠 쉐보레 이두병 과장

벼랑 끝 낭떠러지에 몰렸지만 끝내 일어섰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그를 두고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지엠 쉐보레의 2010년 전국판매왕에 오른 이두병 과장은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2010 한국지엠 쉐보레 전국 판매왕에 오르다
처음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이었다. 1999년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우유 대리점을 열어 사업을 시작했다. 파스퇴르 우유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최초로 분유를 판매했다. 많은 매출 덕분에 대리점을 4개까지 확장할 정도로 많은 돈을 벌어 들였다. 하지만 실패는 한 순간이다.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져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그도 자금난에 휩싸이면서 결국 2007년에 부도가 나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 이후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9.5톤, 5톤 등 대형 화물차 운전대를 잡았다. 하지만 처음 하는 화물차 운전이 쉬울 리 없었다. 결국 대형 운반물을 나르다가 드럼통과 지게차에 손가락이 끼이면서 손가락 3개의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두병 과장은 “그 후 1년 6개월 간 대리운전을 하면서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고 잠깐 잠을 자는 거의 자포자기의 인생을 살았어요. 개인 사업을 할 때도 음료수를 제일 비싼 것만 사먹곤 했는데 대리운전을 하면서 목이 말라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수를 살려다가 제일 저렴한 물값 500원이 아까워서 그냥 나오고, 근처 식당에서 물을 얻어 마시는 식으로 생활하며 지냈지요”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다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과장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인터넷 구직사이트에 저의 처한 상황을 적고 연락처를 남겨 놓았는데 현재 한국지엠 쉐보레 가락영업소의 대표가 “창피함을 각오하고 글을 올릴 사람이라면 뭔가 잘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함께 일해보고 싶다”며 그를 불러들였다. 그렇게 이 과장의 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2009년 10월 입사 후 한 달 간의 교육 후 현장에 투입된 그는 한 달 동안 차량 12대를 팔아 16명의 영업소 영업직원 가운데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에는 42대를, 입사 후 지난해까지 판매한 차량은 총 249대다. 그렇게 죽기 살기로 노력한 결과 자동차 영업을 시작한지 일 년 만에 2900여 명의 한국지엠 쉐보레 영업사원을 제치고 ‘2010년 한국지엠 쉐보레 전국 판매왕’으로 등극했다. 이 과장은 “죽지 않기 위해 차를 판다는 각오로 임했어요. 사업에 실패하고 금융채무 불이행자 신분으로 추락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죠. 오직 자식들의 성공만을 기원하며 아파트 청소부를 하고 계신 어머님과 젊었을 때 중동지역에서 일하며 가족들 뒷바라지에 전념하신 아버님을 위해서라도 꼭 성공해야죠”라고 말했다. 지난해 그가 전국을 누비며 구두굽만 세 번을 갈았다고 하니 그간의 그의 노력이 얼마나 엄청난 것이었는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 2010년 한국지엠 쉐보레 전국판매왕을 수상했을 때에는 상금으로 받은 1000만원을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송파구청에 기탁

고객의 상황 최우선으로 배려한 것이 전략
이두병 과장의 영업 전략은 특별한 것이 없다. 오히려 기본에 충실한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바로 ‘손님은 왕’이라는 것. 계약을 한다면서 계속 미루는 고객에게는 새벽에 남한산성에 가서 칡즙을 사서 경기도 양주 회사까지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전해 주기도 했고, 고객의 차량이 문제가 발생하여 교환을 받는 동안 그 고객이 차량이 필요하다고 해 손해여부를 생각지 않고 렌트카를 대여해주기도 했다. 이두병 과장은 “당장에는 금전적으로 손해인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소개로 찾아온 고객과 상담을 하는 도중에 고객에서 상담을 받아보니 믿음이 가고 왜 저를 소개해줬는지 이해가 간다는 말에 영업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보람을 느끼죠”라고 했다. 한편 이두병 과장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고아원, 양로원 등에 각종 우유 등을 주기적으로 보내 주는 등 예전에 개인 사업을 할 때부터 소외된 이웃을 돌보아 왔다. 자신의 몸도 추스르기 힘들었던 때에는 잠시 미루어 두기도 했지만 2010년 자동차 영업사원을 하면서 굿네이버스라는 단체를 통해 다시 동남아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2010년 한국지엠 쉐보레 전국판매왕을 수상했을 때에는 상금으로 받은 1000만원을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송파구청에 기탁해 주변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이 과장은 “3월부터 쉐보레로 브랜드 변경을 하면서 아베오, 올랜도, 캡티바, 말리부 등 쉐보레 최고의 차량이 국내 시판을 시작합니다. 쉐보레로 바뀌면서 좋은 차량이 많이 출시되는 만큼 멋진 인생을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주변에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면서 기부도 더욱 많이 할 계획입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