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맞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문화사회를 위한 대책을 앞 다퉈 내놓고 있는 가운데 같은 민족이면서도 이방인 대우를 받고 있는 동포들을 위한 김숙자 회장의 활동이 각박한 우리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 (사)재한동포연합총회 김숙자 회장

국내 중국동포들과의 구심적 역할 수행
국내에서는 같은 민족인 재한중국동포들이 단순한 중국 국적의 불법 체류자로 낙인찍혀 인권침해와 경제·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인 노동자와의 임금상 차별은 물론, 불안한 지위로 인해 임금 체불, 추가 노동 강요, 작업 중 욕설과 폭행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재한중국동포들이 받는 열악한 대우는 사회 구조에 기인한다면서도 향후 중요시되고 있는 대중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들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008년 기존의 중국동포상인연합회, 귀국동포연합회, 동양친목회 등 3개 동포단체가 통합된 재한동포연합총회(회장 김숙자)는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동포들이 하루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고충상담, 역사문화, 체류에 필요한 업무 대리, 손해배상 임금체불 상담 등의 폭넓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3.8국제여성의 날 행사, 추석맞이 노래자랑, 각종 시상과 여흥 및 예술단 공연을 곁들인 연말 송년모이 등의 연중 주요행사도 진행하고 있으며 홀로 입국한 동포들을 위한 ‘재한동포 나눔의 쉼터’와 65세 이상의 동포노인을 대상으로 경로당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재한동포연합총회의 김숙자 회장은 동포들의 거주지역을 보면 “현재 서울에는 구로구 가리봉동이 가장 많고 기타 영등포구 대림동, 동작구 신대방동, 관악구, 금천구 등지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방은 경기도 안산, 성남, 의정부, 수원 등에서 살고 있다”면서 “대개 여성들은 50세 이상은 가사도우미, 간병인 등으로, 50세 미만은 식당종업원, 숙박업소 등의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 남성들은 40대는 건설현장 노동, 30대는 공장근로자, 60대는 건물 경비 등의 일을 많이 하고 있으며 예전에 비해 진출업종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앞으로 더욱 비중 있는 분야로 확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중국동포들은 현재 정부의 중국동포정책에 대하여 정부 정책이 급속도로 바뀌는 등 일관성이 부족한 경우를 느끼고 있다. 이에 재한동포연합총회는 각 동포단체들의 장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합심하여 동포들에 대한 정책과 각종 문제해결을 당국에 건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금은 중국동포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각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중국동포들을 차별하는 일들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중국동포들이 한국사회에 융화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의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여건을 찬찬히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국내 노인 동포들을 위한 안식공간 마련에 힘써
김숙자 회장은 중국 연변의 잡지사에 근무하면서 통역을 맡아 하던 중 업무상 알게 된 한국인과의 인연으로 지난 1999년 혼자 입국해 처음 두 달간 식당 종업원 생활을 했다. 이후 국내에 있는 친지의 도움으로 식당을 열게 되었으며 이어 남편과 아들, 딸이 모두 한국으로 들어와 정착해 2004년 귀화했다. 현재 가리봉동에 있는 연변지역 고유의 맛이 담긴 ‘진달래냉면’‘진달래보신탕’‘진달래양꼬지구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회장은 최근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진달래 냉면 분점까지 오픈, 사업영역을 확장한 성공한 조선족 사업가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과 영양은 물론이고 푸짐한 양까지 갖춘 진달래냉면은 SBS ‘생방송투데이’와 KBS2 ‘세상의 아침’ ‘무한지대Q’등에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성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김 회장은 수익금을 모두 동포사회뿐 아니라 지역주민, 불우이웃, 경로잔치 등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며 봉사활동의 폭을 넓혀가면서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동포들 가운데 그간 국내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계속하다 보니 몸이 쇠약해지고 건강을 해친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재한동포 노인복지시설을 설립해 많은 고생을 겪은 동포 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안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