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전격 타결됐던 한중FTA가 1년만인 지난해 12월20일 발효됐다. 이에 따라 고관세 철폐로 값싼 중국 농축수산물이 밀물처럼 밀려와 농업분야에서 연간 3천억원에 가까운 생산 감소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태일 기자 hti@

최근 농업환경은 FTA 발효로 인한 수입 농산물 증가와 가뭄과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첨단화된 ICT 융복합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기술농업을 강화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수출 농업화로 FTA 파고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팜 도입으로 생산비와 인건비 절감

▲ 윤춘섭 대표

농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마트 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스마트팜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윤춘섭 부향농원 대표가 화제다. 스마트팜이란 ICT를 비닐하우스 축사·과수원 등에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농장으로 노동력, 에너지, 양분 등을 기존 관리방식보다 덜 투입하고도 생산성과 품질향상이 가능하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5619㎡ 규모의 화훼농장을 운영하는 윤춘섭 대표는 지난 2011년 말에 정보기술 전문회사인 ㈜다이시스에서 개발해 보급한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했다.

윤 대표가 운영하는 부향농원은 계절꽃(봄-팬지 비욜라 프리뮬러 튤립, 여름-베고니아 사피니아, 가을-국화, 겨울-꽃양배추 보리 등)을 보급하기 위해서 한철 앞서 생산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민감하다. 윤춘섭 부향농원 대표는 “스마트팜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 무선으로 시설 재배지 원격 개폐 및 제어, CCTV 영상 모니터링, 센서 데이터 확인이 가능한 농장 원격관리 시스템”이라며 “하우스 내부 온도 변화는 물론 기상이변, 정전, 화재 등 위급 상황에 대한 정보도 알려줌으로써 농가들이 조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윤 대표가 스마트팜 시스템에 투자한 비용은 스마트팜 시스템용 카메라 4대와 셋톱박스를 합쳐 총 200여만원. 스마트팜 시스템 설치 이후 부향농원은 작업관리 시간을 하루 2시간 정도 절감할 뿐 아니라, 최적의 생장환경을 설정해 꽃 품질이 향상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이상저온 현상과 온풍기 등의 고장시 긴급알림 서비스가 되어 피해를 예방하는 등 간접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윤춘섭 대표가 지방에 다녀온 사이 하우스 보온을 제대로 못해 농장이 냉해 위험에 노출된 적이 있었으나 스마트폰으로 천장 커튼과 측창을 닫아 큰 피해를 모면했다.

윤 대표는 “지인 소개로 스마트팜 시스템을 설치했는데, 한 차례 냉해를 모면한 것만으로 투자비를 뽑고도 남았다”면서 “베고니아 등 초화류가 냉해를 입었다면 피해액이 400만원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농장에 제대로 물 한 번 주려면 윤 대표 혼자 최소 8~9시간 걸렸지만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한 뒤엔 3~4시간이면 충분해져 남는 시간은 영업활동에 투자하고 있다. 전에 보리를 상품화했듯이 새로운 품종 및 볼거리, 새로운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부향농원의 연매출은 약 3억 원이 넘지만 부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별도 인건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스마트팜 보급의 전도사 역할 수행
오늘날 스마트팜은 ICT 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스마트팜을 확산하면 우리 농업의 약점인 고령화, 일손 부족 등을 극복하고 자본·기술 집약적인 미래농업을 구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에서도 스마트팜 확산을 통해 FTA 확대 등 완전 시장개방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농업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및 품질향상 등으로 농가소득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한다. 윤춘섭 대표 역시 처음에는 스마트팜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도 있었으나 6개월 정도 사용해 보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이제 부향농원의 성공적인 스마트팜 시스템 운영은 타 농업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을 정도다. 윤 대표는 “4월 하순만 되도 온도상승으로 인해 낮에는 하우스 내에서 작업하기 힘들 정도”라며 “앞으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에 관수장치 및 열관리, 조명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접목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 1000만원의 설치비만 들이면 농장 관리가 한결 수월해진다. IT를 잘 몰라도 쉽게 활용할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이 도입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보급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윤 대표를 통해 우리나라의 농업경쟁력이 강화될 그날을 기대해본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