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과 경쟁력 없는 외식 창업이 생계형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순간 유행에 편승해 전 재산을 투자해 창업했지만 현실은 유사한 업소들이 넘쳐나고 경쟁업소로 인해 급격한 매출 부진과 정신적 고통을 넘나들게 만든다

황태일 기자 hti@

유행적 창업 아이템은 그 순간이 지나면 한 순간 연기처럼 투자금액을 소멸시키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현대의 외식업 창업은 전문적인 아이템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단 하나의 메뉴를 팔더라도 점포의 특별함과 전문성을 부각시켜 소비자에게 확실한 각인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그만큼 현재 대한민국 요식업은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품질 좋은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

▲ 김세진 대표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고기카페 마장동은 한우 암소 전문점으로 도봉구의 대표적인 명소다. 이곳은 축산물 유통 구조를 최소화하고 박리다매 영업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 안성 지역에서 도축한 최상급 고기를 전문 중개인을 통해 경매를 낙찰받기 때문에 타 업소보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실제로 한우 반마리 기준으로 38,000원, 한우 꽃등심과 생등심은 54,000원, 한우 양념갈비와 생갈비는 40,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세진 고기카페 마장동 대표는 “한우가 주재료인 만큼 고를 때에도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 한우를 선택하는데 경기도 안성의 도드람 1등급을 사용한다”면서 “안성에서 도축한 고기를 직접 선별하여 가져오기 때문에 중간 유통비가 빠져 품질이 좋은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기카페 마장동의 식사메뉴인 갈비탕이나 설렁탕은 직장인과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국내산 한우를 사용했음에도 갈비가 푸짐하게 들어 있는 이들 메뉴는 5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김세진 대표는 “도봉구 지역에 실버층이 많다 보니 어르신들에게 맛 좋은 음식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정성을 다한 깔끔한 밑반찬 역시 이곳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겉절이나 깍두기 등의 김치는 신선한 채소를 골라 하루에 한두 번 정도 직접 담가 만들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반찬도 계절에 맞는 제철 채소를 사용해 날마다 다르게 제공한다. 또한 모든 음식에 MSG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야채와 대파뿌리, 양파, 양파잎 등을 이용한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낸다. 김 대표는 “양념 하나에도 정성을 담아 배, 사과, 양파 등을 갈아 새우젓, 까나리젓, 국내산 고춧가루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맛이 특별하다고 자부한다”며 “남은 반찬은 절대 재활용하지 않는다. 또한 내가 먹을 수 없는 것이라면 판매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기본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건강을 생각하여 음식을 만들려고 노력해온 그는 깨끗한 청소를 통해 위생을 철저히 유지하면서 국내산 재료로 직접 만든 반찬을 손님들에게 드리며 직원들과 식사를 할 때도 같은 반찬을 먹으며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만을 판매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다름 아닌 고기카페 마장동의 철학이다.

지역 어르신께 봉사하며 행복을 느끼다
“요식업은 곧 행복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행복이란 음식을 먹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미소, 그 음식을 제공한 사람으로서 그 반응을 통해 느끼는 행복을 말합니다. 음식이 주는 만족감이 얼굴에 피어오를 때, 그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에서 실버층이 많은 도봉으로 점포를 이전하며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김세진 대표. 그 후 김 대표는 음식값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혼자 오신 어르신들에게는 말벗이 되어 드리며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앞으로는 월 1~2회 정도 주변 어르신이나 6.25 참전 유공자들을 초대해 무료로 식사 대접을 하겠다는 그는 “그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라며 “장사를 하지 않는 목적으로 하루 쉬면서 맛 좋은 음식을 드릴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요식업을 선택하고 싶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과 기본적인 자본금, 위치 선정 등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남들과 다른 것이 성공하는 시대인 만큼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그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면서 “급하다는 생각보다는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시장조사를 하면서 소문난 맛집에 가서 맛을 보기도 하면서, 그 맛을 능가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NM

▲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고기카페 마장동은 한우 암소 전문점으로 도봉구의 대표적인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