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샤론안경 최병갑 원장이 나눔 봉사를 시작한지 올해로 19년째다. 처음 3만개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작년 11월까지 집계된 개수만 4만 4천개가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내색은커녕 “안경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말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진정한 신앙인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신선영 기자 ssy@

▲ 수원 샤론안경, 최병갑 원장.

국내외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 실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봉사 활동에 앞장서 온 최 원장은 고난을 딛고 선 간증의 주인공이다. 1978년 21살에 상경해서 친구 다락방에서 신세를 지며 구로 공단에서 일했던 최 원장은 가진 것이 없어 시작한 일이었기에 월급 3만원의 고된 일도 꿋꿋이 견뎠다. 이러한 근면과 성실을 눈여겨 본 선인중앙교회(현 담임목사: 장상욱) 청년회장의 권유로 그해에 안경 도매업에 들어서게 됐다.

처음에는 남대문에서 안경을 떼다가 서울, 의정부, 성남에 있는 안경원에 발품을 팔았다. 서울 촌놈이라 탄 버스를 또 타서 애를 먹고, 문전박대의 설움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영업현장을 발로 뛰며 사업을 발전시켰다. 이후 1991년 주택부금 든 것에 당첨되어 수원 구운동 삼환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샤론안경원을 열게 됐다.

▲ 대성오리농장 임재빈 사장과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 고명진 담임목사를 알게 되면서 나눔과 봉사 활동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전국 교회와 기관을 통해 지방 곳곳에 있는 결식아동, 장애인, 노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시력검사와 안경 나눔 행사를 실시했다.

최 원장은 “1998년 IMF때 수원에도 노숙자가 많았다. 그분들께 일주일에 한 번씩 밥을 해드리던 박마리아라는 분을 알게 되면서 노숙자와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안경을 맞춰드리게 됐다”고 회상했다. 아마도 최 원장이 고생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어려운 이웃을 외면할 수 없었던 탓이다.

이후 어르신들에게 1년에 1,000명씩 식사를 제공하던 대성오리농장 임재빈 사장과 수원중앙침례교회 김장환 원로목사, 고명진 담임목사를 알게 되면서 나눔과 봉사 활동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전국 교회와 기관을 통해 지방 곳곳에 있는 결식아동, 장애인, 노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시력검사와 안경 나눔 행사를 실시했다.

최 원장은 “요즘 어르신들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밖에 나가는 게 쉽지 않아서 안경을 못 맞춘다”며 “이제 잘 보인다고 좋아하시는 어른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가끔 고맙다고 농사지은 사과나 농산품을 보내주시면 도리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현재 ‘사단법인 대한안경사협회’에서 경기도지부 사업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 원장은 이상수 경기도지부장, 김현창 복지부회장 등 임원들과 함께 안경 지원 사업 및 안경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노숙인시설연합회와 안경지원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해서 노숙인 및 취약계층에게 안경 제작과 안경테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도 대회 때는 외국에서 온 선교사들에게 만장 정도 지원했다. 2004년부터 ‘하나님을 영화롭게 사람을 존귀하게 과연 그 교회’를 모토로 시작한 수원 중앙침례교회와 함께 세계선교대회부터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카자흐스탄, 베트남, 네팔, 태국, 요르단, 말레이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한 12개 미개발국과 낙도 오지국에 선글라스, 돋보기, 안경테를 지원했다.

선교사들의 사역에 보탬이 되고자 보내던 것을 계기로 2007년부터는 타문화권신학생지원위원회를 결성해서 ‘타문화권 신학지원위원장’도 맡고 있다. 선교국장 신영호 목사와 권용택 장로 외 여러 위원들과 함께 캄보디아, 몽골, 네팔, 인도, 베드남,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세네갈 등지에서 공부하는 신학생들에게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원한 결과 지금까지 신학생지원으로 졸업한 학생이 200명이 넘는다.

▲ 수원 중앙침례교회와 함께 12개 미개발국과 낙도 오지국에 선글라스, 돋보기, 안경테를 지원했다. 2007년부터는 타문화권신학생지원위원회를 결성해서 캄보디아, 몽골, 네팔, 인도, 베드남,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세네갈 등지에서 공부하는 신학생들에게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원 중이다.

최 원장은 “처지가 어려운 신학생들에게 100~150만원씩만 보내도 합치면 1,000만원이 금방 넘는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봉사하는 사람들은 돈을 아깝게 생각해서는 하지 못한다. 자기 형편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소명의식을 전했다.

봉사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안경 봉사를 하면서 최 원장이 지키는 세 가지 철칙이 있다. 첫 번째는 주일성수고 두 번째는 술, 담배 금지다. 최 원장은 “거의 40년 가까이 영업과 연합회 일을 하다보면 술자리도 참석하게 된다. 그래도 절대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건방지다는 오해도 샀지만 지금은 다들 이해해주고 도리어 정직하다고 신뢰해준다. 또 15년 전 친구에게 1,200만원짜리 골프채를 선물 받았지만 몇 달 뒀다가 다시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 시간과 여력으로 봉사하는 것이 더 즐겁기 때문이다.

마지막 철칙은 사업장 상호를 알리지 않는 것이다. 안경집이나 닦는 천에 안경원 이름을 넣을 법도 한데 단 한 번도 그런 적 없다. 봉사를 사업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오해 받고 싶지 않아서다. 오로지 교회를 높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대신 중앙침례교회 이름과 ‘눈은 몸의 등불이니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은 것’이라는 구절을 넣는다. 어려운 이웃의 눈을 밝히고 복음을 전하는 일이 최 원장의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임을 알리는 구절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