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은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 발전해 온 전통음식 중 하나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떡으로 축하를 받았고 명절이나 잔칫상에도 떡은 빼놓을 수 없는 민족 음식이었다. 요즘에도 명절이나 제사 때면 떡방앗간으로 향하는 어머니들이 많다.

윤담 기자 hyd@

외식문화가 발전하면서 패스트푸드나 과자, 빵 등에 밀려 떡이 소외받았던 때도 있었지만 건강과 자연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최고의 음식’이라는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요즘에는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춰 색이나 맛, 모양에 다양한 변화가 생겨났고 ‘떡카페’라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다.

전국 떡명장 대회 최우수상 수상

▲ 김용섭 대표

김용섭 온정떡집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김용섭 대표는 ‘2014 경기도 전국 떡 명장·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에서 떡 명장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지난해 일산에서 ‘米(미)’s Korea! 전통을 넘어 미래를 만나다’란 주제로 열린 ‘2014 경기도 전국 떡 명장·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는 우리나라 으뜸 떡 명장과 가양주 주인(酒人)을 선발하는 행사이다. 경기도는 2007년부터 ‘전국 떡 명장 선발대회’를, 2010년부터 ‘집에서 담근 술’이란 뜻의 ‘가양주(家釀酒) 주인(酒人) 선발대회’를 매년 개최해 왔다.  김용섭 대표는 “예년에는 시제를 미리 던져주면 참가자들이 미리 구상을 하고 대회 당일 바로 떡을 만드는 방식이었다”면서 “올해는 과거시험을 치루는 것처럼 대회 시작과 동시에 시제가 주어져 현장에서 바로 구상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열렸던 대회의 시제는 ‘자연을 담은 떡’으로 주어진 시간은 3시간이었다. 이에 김용섭 대표는 맵쌀로는 대추석탄병 상추설기 사과케이크를 빚었고, 찹쌀로는 경단 모듬영양떡 인절미 등 6가지 떡으로 떡 명장부 최우수상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현재 김용섭 대표가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운영 중인 온정떡집은 50여 년의 전통이 있는 곳이다. 김 대표는 “온정떡집은 모친인 정신옥 여사님께서 50여년 동안 운영해오셨고, 어머님께 배우면서 저도 같이 운영해왔다”면서 “제가 떡을 빚은 지 27년 되었지만 어머님을 따라 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작고한 그의 모친 정신옥 여사 역시 20년 전에 KBS에서 주최한 ‘도전! 내가 최고 팔도 떡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2등상을 수상한 바 있는 떡 명인이다. 이러한 모친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온 김 대표는 보건복지부장관상, 전국 떡명장 대회 최우수상(식품안전처장상), 한식의날 대축제대상(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 전국 떡명장 대회 대상(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 수상으로 독보적인 떡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각 지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회원들을 대상으로 출강도 하고 있다.

고운 빛깔의 떡을 빚어 온정 베풀다
농민들의 피땀 어린 쌀 소비에 일조한다는 보람과 우리나라의 전통음식과 문화를 계승하다는 자긍심으로 떡을 빚어내고 있는 김용섭 명장. 그런 그에게도 좌절의 시기는 있었다.  지난 2002년에 떡방아기계에 손이 들어가 엄지손가락만 온전하고 나머지 세 손가락이 통째로 잘려나갔고 새끼손가락도 일부 절단되는 아픔을 겪었던 그는 상실감에 한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희망이 없고 앞이 전혀 안보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떡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김 대표는 2년 후 다시 떡집의 문을 열고, 이전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떡을 빚기 시작했으며, 결국 국내 최고의 떡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간 50여년 전통의 온정떡집이 사라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던 그는 최근 이러한 걱정도 덜었다. 1남2녀를 두고 있는 영양사로 일하고 있는 큰 딸에게 가업을 이을 것을 권유했고, 큰 딸은 이에 흔쾌히 결혼 후 가업을 잇기로 결정했다고. 현재 순천지체장애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평회원 시절에도 장애인체육대회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장애인협회 일이라면 온갖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맡아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협회 운영비가 부족하면 후원금도 지원하고 명절이면 불우한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왔다. 지금도 팔고 남은 떡은 기관이나 단체에 기부한다고. 온 정성을 다해 고운 빛깔의 떡을 빚어 온정을 베푸는 김용섭 대표. 향후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