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인간사에서 싫든 좋든 맺게 되는 경쟁과 대립의 관계들은 우리네 삶을 황폐화시킬 소지를 안고 있다. 예술이 인본 유지의 자양분이 됨으로써 사회의 건강성이 지탱되는 것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장르를 막론하고 음악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며, 행복하게 하고 평화롭게 만들어 준다. 이 세상에 음악 없이 잘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음악 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도 없다. 그만큼 음악이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다.

음악 통해 다른 이들의 마음 위로하다

▲ 바이올리니스트 유수진

바이올리니스트 유수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7세에 처음 바이올린을 잡게 된 유수진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며 음악이 서로의 마음을 읽고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가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음악협회 기악부문 전체 대상 수상, KBS음악경연대회 기악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경희대학교 기악과에 입학한 후 서울시 유스 오케스트라에서 수석단원으로 활동하며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양한 교향곡은 물론 뮤지컬, 오페라 등 다수의 연주를 통해 음악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명동성당 합주단과 경희대학교 내 앙상블을 통해 대학시절부터 콰르텟이나 트리오 연주로 음악의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눈 그는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루마니아 오케스트라와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 유스와 남양주프라움악기 박물관에서 남양주유스·광주 문화예술회관스쿨피아 앙상블등과 협연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음대 졸업 후에는 광주시립교향악단에 입단해 활동 중에도 음악이 보다 감정을 나누는 훌륭한 방법임을 보다 깊게 연구하고 싶은 마음에 숙명여자대학에서 음악치료와 음악심리를 수료했다. 유수진은 “이를 통해 음악이 다른 사람과의 음악적인 관계를 통해 자기발전의 보편적인 욕구의 표현을 담을 수 있어 그 효과성의 근원이 문화를 초월하여 관련됨을 알고 더욱 음악으로 다른 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됨을 깨닫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시립교향악단 활동 중에도 로고스앙상블 등 콰르텟과 쳄버 오케스트라 활동을 병행하며 다수의 독주 및 앙상블 연주로 음악적인 성장을 거듭해 나갔지만, 결혼과 임신, 육아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엄마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음악을 포기하기에는 음악에 대한 사랑이 컸던 그는 이후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닌 엄마로 거듭나는 인생을 시작했고,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엄마의 인생을 고스란히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책과 경험자를 통해 들었지만, 저의 경험을 통해 시련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걸 체감했다”면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익숙한 가족 구성원이 되어가면서 내가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괜시리 우울해지고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여성들에게 위로와 용기 전하는 앙상블 시작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을 해야 하는 엄마들에게 문화생활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칭얼대는 아이를 데리고 영화나 공연을 즐길 용기 있는 엄마들은 흔치 않다. 그러나 육아와 일상에 지쳐 누구보다 힐링이 필요한 사람 역시 바로 엄마들이다. 이에 바이올리니스트 유수진은 아이와 함께 공연장을 찾기 힘든 여성들에게 음악으로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여성 음악인들의 앙상블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연주보다 더 어린 연령대의 아이와 엄마도 편하게 듣고 즐길 수 있는 음악회를 생각하며 아이들에 대해 더욱 자세히 배우기 위해 아동발달과 아동심리학을 공부하며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면서 “엄마가 아닌 나로 다시 시작하게 위해 아이를 키우는 내내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구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 이후 경력 단절 여성과 육아에 지친 여성이 함께 행복한 동행을 할 수 있는 음악회를 꿈꾸며 여성 음악인들과 함께 21번의 브런치 콘서트를 이루어낸 그는 사랑하는 자녀를 안고 함께 음악을 즐기며 ‘나’를 생각해보는 시간, 참가자들은 눈빛으로 몸짓으로 교감하며 음악회의 필요성과 자신감을 더 갖게 되었다고. 한편 동화책 읽어주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도 활동 중인 그는 음악이 언어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로 서로의 마음을 어르고 만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음악과 이야기로 함께 하는 ‘쁘띠꼬숑’이라는 앙상블을 진행 중이다. ‘당신은 참 좋은 엄마랍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했던 이 앙상블은 이제 위한부 할머니를 위한 연주를 국립여성사박물관 초청으로 동화책 꽃할머니와 함께 콰르텟음악회를 하며 여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현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수진은 구리시교향악단에 입단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쁘띠꼬숑이 주최·주관한 21번의 콘서트 외에도 하이서울페스티벌, 여성국립박물관, 송파구청, 중랑구청, 나루아트센터, 남양주아트센터, 양재윤봉길기념도서관, 마하어린이도서관, 기적의도서관, 남포미술관, 순천시·진주시, 북스타트 10주년기념식 등에 초청되어 다양한 연주를 선보이는 중이다. 유수진은 “언젠가는 아픈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음악으로 나누어 주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는 저에게 서울성모병원에서 백혈병환우들을 위한 연주가 그 시작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마음속의 꿈, 나를 잃지 않고 있다면 언젠가는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세상의 모든 엄마와 여성을 응원하는 음악회를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