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이 커질수록 외식시장은 극심한 경쟁으로 높은 폐업률을 보이고 있다. 10개 중 7개가 5년 내에 폐업을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청의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1년이면 10개 중 4개가 문을 닫고, 2년 뒤엔 5개, 5년 후엔 7개가 망한다고 나타났다.

황태일 기자 hti@

특히 생계형 창업으로 꼽히는 여관·치킨집 등 숙박·음식점업의 5년 후 생존율은 17.7%로 업종 중 가장 낮았다. 숙박음식점업의 생존율은 창업 1년 뒤 55.3%였고, 3년이 지나면 28.9%만이 생존한다고 나타났다. 문제는 현재도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폐업률이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현재 외식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시작을 해야 한다.

양질의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

▲ 김세진 대표

김세진 ‘고기카페 마장동’ 대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도봉구에 자리한 고기카페 마장동은 한우 암소 전문점으로 도봉구 맛집으로 통한다. 이곳은 한우 반 마리 기준 38,000원, 한우 꽃등심과 생등심은 54,000원, 한우 양념갈비는 40,000원, 한우 생갈비는 40,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한우가 주재료인 만큼 고를 때에도 김세진 대표는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 한우를 선택, 경기도 안성의 도드람 한우 1등급을 사용한다. 김 대표는 “전문 중개인을 통해 양질의 고기를 경매로 낙찰받는다”면서 “안성에서 도축한 고기를 직접 선별하여 가져오기 때문에 중간 유통비가 빠져 품질이 좋은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장동 고기카페에서는 주 메뉴인 한우 외에도 갈비탕이나 설렁탕 등의 식사 메뉴와 밑반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겉절이나 깍두기 등의 김치는 신선한 채소를 골라 하루에 한두 번 정도 직접 담가 만들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반찬도 계절에 맞는 제철 채소를 사용해 날마다 다르게 제공한다. 또한 모든 음식에 MSG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신선한 야채와 대파뿌리, 양파, 양파잎 등을 이용한 천연 조미료로 맛을 낸다. 김 대표는 “양념 하나에도 정성을 담아 배, 사과, 양파 등을 갈아 새우젓, 까나리젓, 국내산 고춧가루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맛이 특별하다고 자부한다”며 “남은 반찬은 절대 재활용하지 않는다. 또한 내가 먹을 수 없는 것이라면 판매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마장동 고기카페의 식사메뉴인 갈비탕이나 설렁탕은 5천원에 판매해 직장인과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국내산 한우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갈비가 푸짐하게 들어 있어 맛도 착하며 가격까지 착한 탓이다. 저렴한 가격에 맛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 고객들은 “그렇게 팔아서 남는 것이 있느냐”며 걱정할 정도라고. 이에 김 대표는 “도봉구 지역에 실버층이 많다 보니 어르신들에게 맛 좋은 음식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싶었다”고 식사메뉴의 단가를 낮게 책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익보다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김 대표의 마음이 통해서일까. 한 번 마장동 고기카페를 찾아온 고객들이 그 후 단골이 되는 경우도 많고, 한 번은 병원에 입원했던 고객이 이곳의 갈비탕 맛이 그리워 포장을 하러 온 적도 있었을 정도다.

지역의 어르신들 위해 나눔 봉사 계획
김세진 대표는 “무엇보다 고객들이 음식을 드시고 나서 표현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면서 “이런 것이 요식업의 매력 같다. 고객들이 먼저 어떻게 이 가격에 손해 보지 않고 팔 수 있느냐 걱정하면서 의심할 정도다. 그만큼 이 일에 대한 자부심도 넘친다”고 말한다. 강남에서 실버층이 많은 도봉으로 점포를 이전하며 김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음식값도 저렴하게 책정하고 혼자 오신 분들에게는 말벗이 되어 드리며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기본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건강을 생각하며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김세진 대표.

그는 “요식업을 선택하고 싶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과 기본적인 자본금, 위치 선정 등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남들과 다른 것이 성공하는 시대인 만큼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그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면서 “급하다는 생각보다는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시장조사를 하면서 소문난 맛집에 가서 맛을 보기도 하면서, 그 맛을 능가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앞으로 월 1~2회 정도는 주변 어르신이나 6.25 참전 유공자분들을 초대하여 무료로 식사대접을 해드리고 싶다”면서 “그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장사를 하지 않는 목적으로 하루 쉬면서 맛좋은 음식을 드릴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