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연예계에서는 이른바 ‘소처럼 일하는 스타’가 사랑 받고 있는 요즘이다. ‘신비주의’가 더 이상 세련된 홍보 전략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요즘, 장르의 구분을 넘어 끊임없이 일하며 작품을 내고 대중과 호흡하는 연예인들이 사랑받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본업에 대한 정성을 들인 작업물들은 이미지 소비가 아닌 ‘성실함’의 가치로 평가받는다. 영화계에서는 하정우의 행보가 눈에 띈다. 하정우는 이미 충무로에서 ‘소정우’라고 불리는 대표 열혈 배우다. 그가 다작을 하는 것은 따로 언급할 만한 새로운 일은 아니나 새삼 보는 이를 놀라게 하는 면면이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배우 2위

▲ 배우 하정우

영화배우 하정우는 지난 7월 개봉한 <암살>로 영광스러운 <천만 배우> 타이트를 얻은 바다. 박찬욱 감독과 의기투합한 영화 <아가씨>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배두나와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터널>로 촬영을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군도:민란의 시대>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허삼관>을 선보였다. 2002년부터 쌓은 필모그래피가 무려 40여편에 달한다. 영화로는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에 출연하면서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한 작품과 강렬한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난 후 이미지 변신 때문에 새로운 작품 선택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하정우는 오히려 그 반대라 더욱 두각을 드러냈다.

하정우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배우 2위’ 랭크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하정우는 최근 방송된 KBS 2TV <연예가 중계>에서 영화 <암살>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리포터로부터 ‘한국인이 좋아하는 배우’ 2위에 이름을 오른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에 하정우는 “굉장히 기분이 좋다”라며 “비결은 다작인 것 같다”라고 전했던 바다. 영화 <추격자> <황해> <의뢰인>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군도:민란의 시대> 그리고 <암살>까지, 배우 하정우의 필모그래피는 말 그대로 ‘빵빵’하다. 특히 영화 <암살>이 천만 영화가 되면서, <암살>은 하정우 필모그래피 중 흥행작 1순위이자 첫 천만 영화로 기록됐다. 1930년대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암살> 속 그는 전지현이 연기한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과 달리 돈만 주면 국적,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처리해준다. <암살>은 대다수 캐릭터에게 다양한 현실적 고증과 개인 삶에 대한 역사를 부여했지만 온전히 허구의 인물인 ‘하와이 피스톨’에겐 유독 친절하지 않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을 것 같은 ‘하와이 피스톨’은 애초 하와이 피스톨이 아니었다. 그는 “‘쿠바 리볼버’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최동훈 감독님이 나를 떠올리면서 이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내가 하도 하와이 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전작에서 맡은 캐릭터와 비슷하다. <추격자> <범죄와의 전쟁> <더 테러라이브>도 전사(前事)가 거의 없었다. 모르고 시작하는 캐릭터가 나한테는 끌림이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전사는 관객의 상상으로 채워지기에 입체적인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영화 <신과 함께> 저승사자 강림역 최종 캐스팅
연기자인 아버지 김용건의 피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하정우는 연예인 2세가 아닌 연기력으로 주목받으며 누군가의 아들이 아닌 ‘하정우’란 이름 석 자로 당당히 한국 영화계를 평정했다. 이제 그는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은 물론 감독들이 함께 호흡하고 싶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연기 잘한다고 칭찬 들을 때 행복하다”는 하정우. 그는 “배우로서 영화 작업해왔던 대로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며 “할아버지 될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0월20일 영화 <신과 함께> 제작사에 따르면 배우 하정우는 극중 주인공인 저승사자 강림 역으로 최종 캐스팅됐다. 하정우의 소속사 판타지오에 따르면 하정우는 <신과 함께>에 출연을 확정했으며 현재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하정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과 함께>는 주인공이 죽어서 49일간 재판을 받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1, 2편을 동시에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과 함께>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내년 봄 크랭크인에 돌입해 오는 2017년에 개봉할 예정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