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현재 정치권의 시선은 차기 대선주자로 급선회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2년 대선과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정치권에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 기자회견장에서 G20총회 서울시 지원계획을 발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현재 여야 각 진영마다 대선주자를 키우려는 물밑작업 움직임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 3위를 다투며 여권의 유력한 ‘박근혜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은 지금까지 정중동의 행보를 보여 오다 최근 미세한 기류 변화를 보여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차기 대권 출마 결정은 시기 상조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대선 출마설에 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서울시장 임기를 충실히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또한 시장선거전에서도 임기 완주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여권의 유력한 잠룡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꾸준히 대선주자로 거론되어 왔다. 6·2지방선거 전후 “(2014년까지) 임기를 다 채우겠다”고 말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실무 참모진들에게 “임기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 같은 지침에 대해 오 시장의 한 측근은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행정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평가를 받겠다는 것. 하지만 정치평론계에선 “미래에 대한 단정적인 언급을 통해 스스로 행보를 축소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 SIBAC(서울국제경제자문단)의장단 자문역들과 기자회견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이 대선쪽으로 ‘한클릭’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대권주자 오세훈’에 대한 지지율도 꾸준하다. 한나라당 대선주자 적임자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은 14.2%를 얻어 김문수 경기지사(17.5%)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 시장의 추후 거취에 따라 여권 친이계의 대선 구도가 불가피한만큼 정치권의 시선은 오 시장에게로 쏠리는 형국이다. 얼마 전까지 오세훈 서울시장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 역력했다. 첫 번째 딜레마는 2012대선출마 여부이고 두 번째 딜레마는 출사표를 던질 ‘시기’다.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2012 차기와 2017년 차차기를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차기 출마를 선택하면 임기 중반에 서울시장직을 사퇴해야 한다. 시정공백 사태로 인한 역풍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오 시장이 대선 자체에 뜻을 접거나 차차기를 선택했을 경우 2014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에 성공해야 한다는 무리수를 둬야 한다. 차 차기 역시 3선에 성공한다 해도 임기 1년 여를 남겨두고 시장직을 사퇴해야 한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와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인 끝에 가까스로 재선 고지에 올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21곳을 민주당에 내주고 얻은 결과였다. 따라서 오 시장에게 2014년 지방선거를 또 한 번 치러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후손들에게 평가받는 시장으로 남고 싶다”
오는 11월 11일 개최되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얼마 전 ‘미국 드라마에 한강이 청계천 수준의 개울로 묘사된 내용이 나왔다’는 기사를 봤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높은 위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국제 사회에서 보는 대한민국과 서울의 모습은 그다지 높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번 ‘G20 정상회의’가 외국인들에게 비친 서울의 모습을 확실하게 바꿔놓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시민들과 축제장인 약령문화거리의 한방문화축제장을 둘러보는 오세훈 서울시장

 G20 정상회의를 잘 치르면 88올림픽, 2002월드컵에 이어 또 다시 국격과 도시의 위상이 훌쩍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최도시 시장으로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G20 정상회의 개최가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부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시장은 “우리는 수출해서 먹고 사는 나라다. 때문에 우리가 파는 물건의 고부가가치화가 실현되려면 브랜드 이미지에 나라의 이미지라는 옷을 함께 입혀야 한다”면서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국가 브랜드를 만들고 수도 서울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아마도 앞으로 10년 뒤, 30년 뒤까지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를 이뤄내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G20을 통해 우리 스스로 설정한 목표 비전이 아닌 국제기구에서 공식 인증한 ‘디자인 창의 도시’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릴 생각”이라면서 “이를 밑바탕으로 앞으로 ‘10년 뒤, 30년 뒤, 혹은 2·3세대 후까지 먹고 살 든든한 밑천이 생겼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