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현재의 새로운 시장 판도를 마켓 3.0이라고 명명했다. 기능과 가격이 주된 구매요인이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사람의 영성, 마음을 움직여야 선택받을 수 있는 경쟁의 시대라는 말이다. 여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맞물려 사람들의 마음이 착한 소비, 착한 기업에 동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친숙하게 들리는 사회적 기업이 바로 그 중심에 있다.

윤담 기자 hyd@

사회적기업은 비영리 기관과 일반 영리성 기업의 중간영역에 위치하면서 전혀 다른 두 영역의 기능을 함께 소화 한다. 기업으로서의 영업활동은 물론,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 제공형 기업, 사회서비스 제공형 기업,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혼합형 기업 등 다양한 형태를 이루어 이익의 윤리적 분배와 지역사회 문제 해결,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제품과 소비자의 연결고리, 스토어 36.5
소비자의 구매의향에 발맞춰 제공되어야 할 것은 바로 ‘접근성’이다. 일반 제품들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듯 사회적기업 제품에 대해서도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의 사회적 소비문화를 조성하고자 시작된 기업이 있다.
시흥시 예비사회적기업인 시흥사회적기업물품판매장(주)(이하 판매장)은 스토어36.5 오이도점이다. 시흥시 사회적기업 및 전국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 제품들을 선별하여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76㎡ 매장에 채운 제품 중 95%는 각지의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30여 곳에서 납품받은 제품으로 채워져 있고 5%는 시흥시의 특산물인 연으로 만든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 왕상민 대표

왕상민 시흥사회적기업물품판매장(주) 대표는 “저희 매장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사회적기업들의 산업과 시장을 활성화함으로써 각 기업의 성장을 도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극대화해주는, 일종의 촉매제 기업”이라고 매장을 소개했다. 반도체 연구원에서 사회적기업 대표가 된 왕상민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취약계층에 대한 활동을 해왔다. 왕 대표는 “연구원으로 지내다 지인의 권유로 시흥사회적경제 지원센터에서 교육을 받았다”면서 “당시 운영난을 겪고 있던 ‘스토어 36.5’측에서 총괄 운영자 역할 제의를 받았다. 이 제안을 덜컥 수락했다”고 말한다. 이후 왕 대표는 기존의 운영 당시 좋지 않은 매장의 이미지를 전환하는데 큰 중점을 두었다. 지난 2014년 6월쯤부터 매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1년간은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매장을 알리기 위한 홍보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다녔다.

이와 함께 신상품을 계속 찾아내 시식회 등 테스트를 진행한 뒤 새롭게 매장에서의 판매를 추진하기도 하며 판매가 잘 안되는 제품은 신제품으로 교환하는 등 구매 욕구를 높이기 위한 매장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왕 대표는 “사회적 기업의 신규상품 및 상품 구색을 구성함으로써 고객의 관심과 유입을 통한 따뜻한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했다”면서 “사회적기업 상품 판매의 중점을 둔 운영으로 상품의 질적인 우수성을 강조했으며, 매니아층의 고객이 형성되어 회원마일리지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생산업체와의 교류를 통해 판촉행사 및 할인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스토어36.5는 200% 매출 증대라는 성과도 거두었다.

사회적기업의 확산에 총력 기울이다
현재 스토어36.5 오이도점에서는 전국 사회적기업 상품의 입점을 우선으로 한 상품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활동기업의 경우 상품의 내부 평가를 진행해 판매 중이다. 관내 행사에 참여하며 사회적기업에 대한 홍보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복지관 지역사회 보호대상자에 무료급식 및 밑반찬과 친환경 농산물을 지원하는 나눔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왕상민 대표는 “스토어36.5는 상품을 기획 및 제작하는 제조회사가 아닌 유통회사로서 마케팅 쪽에 중점을 둔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면서 “시흥시 및 경기도에서 주최하는 축제 및 프리마켓 참여를 통한 사회적기업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밴드, 옐로우아이디,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사회적경제 및 상품 홍보도 운영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사회적기업과 협업하여 새로운 프로젝트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기업을 모르는 시흥시민들이 없도록 언제, 어디서든 사회적기업을 만날 수 있도록 체인점을 많이 늘릴 계획이다. 왕 대표는 “단독 매장이 늘어나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 기존의 다른 매장안 한 구석의 진열대에서라도 사회적기업 제품을 팔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기업을 시작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사회적기업이 충분히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잘하면 남들한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통해 사회적 양극화도 해소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