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名品)’의 진정한 의미는 결코 ‘비싸다’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이다. 때문에 명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하는 대상에 붙여져야 할 쉽지 않은 자격이다.

황태일 기자 hti@

장인 정신과 최고 기술이 만나 오랜 시간에 걸쳐 인정받은 명품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런 면에서 장인들의 수작업과 뛰어난 기술력, 소량 생산이라는 명품의 철학은 우리의 전통 공예와 많이 닮아 있다.

새로운 조형언어의 창조 위해 다양한 시도 거듭

▲ 이호영 도예가

㈜한얼도예의 한얼 이호영 도예가가 화제다. 도예분야 1세대인 故 이현승 선생의 아들인 이호영 도예가는 최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로부터 우리나라 예술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한 높은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아 예술문화명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지난 1985년부터 새로운 시각으로 미적 세계를 탐색하며 장르와 콘텐츠의 접목을 꾸준히 모색해온 그는 기존의 청자, 백자, 분청 한국도자전통기법에서 탈피한 분청 청자 평면도자기의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선보인 평면도자기는 도자기용 태토로 쓰이는 고령토를 세로 220cm, 가로 80cm, 두께 0.7~2cm로 만든 작품이다.

이 도예가는 건축조형물, 대형벽화와 같은 비교적 익숙한 영역에서부터 공원벽화, 신축건물, 리모델링, 고품격 인테리, 식탁, 소파 테이블, 좌탁 등 일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것에 접목시키는 등 새로운 조형언어의 창조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왔다. 이호영 도예가의 작품 제작기법도 일취월장해 초기에는 가로 세로가 각각 30㎝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현재는 가로 80㎝ 세로 220㎝ 정도까지 발전했다. 그는 “분명히 가능할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실험 작업을 수도 없이 반복했는데 1300도의 열을 가하면 흙이 갈라지고 뒤틀리는데다 색감까지 변하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흙의 선택에서부터 배합의 비율 등에 중점을 두고 실험을 계속한 결과 평면 도자기 개발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호영 도예가는 ‘분청도판형상물’, ‘도자기벽화와 도자기현판’, ‘대형고려청자 조형물’ 같은 작품들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고, 지난 2010년에는 성남모란민속공예전국대전에서 평면도자기 청자테이블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으며, 대형평면도자기 제조 방법으로 2012년 특허 등록도 마쳤다. 그는 “도예라는 업의 성격의 적절한 표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흙, 불, 물 같은 소재들에 대해 깊은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학적인 측면만큼이나 소재들에 대한 탐구에도 깊이 빠져있었다”며 “이런 관심이 결국 새로운 기법의 발견으로 이어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이호영 도예가의 작품은 그 예술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목포도자기공모전입선,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안산김홍도미술전국 공모전 특선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독창적인 평면도자기로 세계 진출의 문 열다
상감청자기법으로 평면도자기 벽화의 신기원을 이룬 이호영 도예가. 최근에는 일본 아즈마덴키 창립 90주년 행사에 초청되어 작품을 선보인 자리에서 크게 호평을 받아 도쿄에서 작품전시회를 가지며 일본진출의 길이 열리는 등 최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는 중이다. 전통 도자기 기법으로 새로운 도자예술을 꽃 피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오늘도 식탁, 테이블, 의료용 테이블, 벽화, 조형물, 도자기 액자 등 평면 도자기 작품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명 화가인 세정 곽원주, 연세희씨 등과 공동으로 작품을 제작, 황량한 다리에 새 생명을 불어 넣었던 그는 이천 환경공원에 ‘진입문주조형물’을 비롯하여 학습가벽, 조명등, 벽면에 이르기까지 예술혼이 담긴 작품들을 곳곳에 설치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도자예술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예술문화발전에 열심히 노력하며 현재 ‘K컬쳐’라는 단체를 결성하여 세계에 음악과 미술을 접목한 한류 문화를 전파하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그는 미술·공예 부문의 한국예술문화 명인으로서 활동도 더욱 기대된다. 이호영 도예가는 “앞으로도 장구한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의 예술문화가 새롭게 조명되고 전승 발전될 수 있도록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데 매진하여 예술인들의 자부심과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