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가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2013년 말 개봉한 <변호인>으로 1000만 관객 흥행을 거둔 지 2년 만이다. 송강호는 9월 중순 개봉하는 영화 <사도>에서 조선의 왕 영조를 그려낸다.

장정미 기자 haiyap@

배우 송강호는 영화 <사도>를 통해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 는 어떠한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인 ‘사도 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일 수밖에 없었던 왕 ‘영조’를 연기했다.

특유의 여유와 극적 카리스마로 ‘영조’ 연기
영화 <사도>는 앞서 <변호인>에서도 실화와 실존인물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뭉클하게 완성해 흥행에도 성공했던 송강호가 다시 역사 속 인물을 맡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영화 <사도>는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에 관한 이야기다.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영조를 그린다. 송강호는 <사도>의 첫 촬영을 마친 후 “영화 <사도>는 나를 떨리게 한 작품이며, 작품이 주는 중압감도 상당했다. 영조라는 벅찬 배역을 맡아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연기를 통해 경험하고 있다.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수없이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해 대중에게 더 없이 낯익은 인물이지만 송강호는 “90% 이상 사실 위주로 구성한 돌직구 같은 사극”이라며 “비약이나 해석의 확대, 심리적인 과장이 아니라 사실 중심으로 현실적인 영조의 모습을 보이려 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사극 특성상 7월 무더위에 특수분장까지 한 송강호는 “무덥고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도 있지만 배우로 당연히 감내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사도> 모니터 시사회를 통해 송강호는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새삼 기대를 더하고 있다. 근엄한 군주로 각인된 영조를 특유의 여유와 극적인 카리스마로 표현했고, 특히 70대 노년의 모습과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송강호는 영조를 연기한 것에 대해 “8일 간의 팩트를 중심에 둔 드라마다보니 심리적인 과장보다는 가장 현실적인 영조의 모습을 담는 것이 우리 영화의 큰 지향점 중에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강호는 함께 출연한 배우 유아인에 대해 “유아인도 사실은 저와 19세 차이다. 제가 아마 유아인 나이때 쯤 영화 데뷔를 했던 것 같다”며 “그때 내 모습을 떠올려보면 유아인은 대배우다. 그 정도로 그 나이에 맞지 않는 삶의 깊이가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유아인과 부자임에도 둘이 닮지 않았다는 지적에 “오늘도 유아인과 닮아 보이려고 헤어스타일과 의상도 나름 노력을 했는데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아닐까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2년 가까이 인사를 못 드렸는데 따뜻한 영화로 인사드리게 돼서 감개무량하다. 많이 찾아와 주시길 바란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대체 불가능한 ‘믿고 보는 배우’ 1위 선정
지난 3월 CGV가 ‘영화배우와 감독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25명 중 28.4%(263명)가 송강호를 믿고 보는 배우로 지목했다. 1991년 연극 <동승>으로 데뷔한 송강호는 올해로 데뷔 24년 차를 맞는 중견 배우다.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충무로에 입성한 그는 1997년 <초록물고기>, <넘버3>로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후, <쉬리>, <반칙왕>(감독 김지운),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살인의 추억>으로 명불허전 충무로 톱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충무로 흥행보증수표가 된 송강호는 이름값에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일취월장해지는 연기력은 ‘믿고 보는 배우’, ‘대체 불가능한 배우’라는 수식어 역시 쏟아지게 만들었다. <친절한 금자씨>, <괴물>, <우아한 세계>,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의형제>, <설국열차>, <관상>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그의 필모그래피는 <변호인>에서 그 정점을 찍었다. 가족단위 관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추석 연휴에 <사도>를 내놓는 송강호는 오는 10월 경 또 다른 영화 <밀정> 촬영을 시작한다. 일제강점기 항일 무력독립단체 의열단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란 점에서 송강호를 향한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