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와인이 양주를 제치고 국내 주류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 상반기 와인 수입액이 9443만달러로 양주(위스키, 브랜디) 수입액 9173만달러를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상반기 와인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다. 6년째 증가하고 있다.

황태일 기자 hti@

최근 와인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토종와인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다름 아닌 ㈜한국와인. 한국와인은 ‘뱅꼬레’로 시장에 진출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이미 뛰어난 맛으로 와인을 즐기는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매년 매출액이 평균 20~30%씩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하형태 ㈜한국와인 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와인의 본고장서 다양한 선진 와인 제조기술 습득

▲ 하형태 회장

한국와인의 브랜드인 뱅꼬레(vincoree)의 뱅(vin)은 와인, 꼬레(coree)는 코리아, 한국이라는 뜻이다. 국내 와인산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하형태 회장은 1982년 두산주류 본사에서 일하던 중 와인사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무경험을 쌓고자 경산 마주앙 공장에 지원해 직영 농장에서 포도품종 개발과 품평을 담당했다. 이후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과 뉴질랜드, 호주 등 수차례에 걸쳐 출장과 견학을 다니며 다양한 선진 와인 제조기술을 습득했다. 현재 한국와인이 자리한 영천시는 토양, 강수량, 일조량, 일교차 등의 제반환경이 과일 재배에 최적지로, 특히 근래에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과거 사과재배로 유명했으나 이제는 포도재배에 알맞은 환경이 되면서 포도 재배 면적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와인은 일본에서 개량된 품종으로 생과용, 가공용 겸용으로 개발된 MBA품종을 이용하여 와인을 제조하고 있으며 이 품종은 당도가 높고 칼라도 진해서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품종 중 와인을 만들기에 가장 적합하다. 하형태 회장은 “모든 음식이 재료가 좋아야 맛이 좋은 것처럼 좋은 와인은 좋은 포도에서 출발한다”며 “기후와 토양조건이 좋은 곳에 양조용으로 적합한 포도 품종을 선택해 정성스럽게 가꾸고, 원하는 당도와 산도가 나왔을 때 포도를 수확하여 와인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와인의 인기 제품 중 하나인 스타베리 오디 와인은 한국와인과 대구가톨릭대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단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되었다. 하형태 회장은 “오디 와인에는 항암, 항고혈압, 항당뇨, 항염증 및 항노화 성분의 레스베라트롤, 디하이드로퀘세틴 및 루틴이 함유되어 있다”며 “다른 베리류에는 없는 특이한 항당뇨성 모라신 유도체를 지니고 있어 기능성 와인으로 효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스타베리 오디와인
현재 한국의 와인시장에서 국내산와인은 3%에 불과하다. 하형태 회장은 “나머지를 차지하는 외국와인 유통기업이 한국와인제조를 반기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한국 포도 품종이 좋지 않다’ ‘맛이 떨어진다’는 등의 말로 와인시장을 좀처럼 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와인은 국산 와인의 명예를 걸고 선전하는 중이다. 특히 스타베리 오디 와인은 출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서울·부산·대구·구미 등의 대형 마트에도 들어갈 계획이고,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웨딩홀에도 납품 중이다. 한국와인과 대구가톨릭대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단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품의 생산,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스타베리 오디 와인은 신선한 오디를 바로 착즙하여 얻은 오디 착즙액과 기능성 물질의 보고인 오디착즙박을 효과적으로 다단계 발효시켜 정통발효와인을 제조함으로써 맛과 향 그리고 기능성 등의 품질 면에서 기존의 오디 와인과 차별화시켰다. 

이에 지난 2013년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베네디토 브라가 위원장 등 각국 정치인과 물 전문가들이 참석한 ‘제7차 세계물포럼 킥오프회의’ 환영행사에서 만찬주로 선보여 각광을 받았다. 프랑스 물연합회 앙리 베고르 회장은 “입맛을 당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평해 세계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보였다. 뱅꼬레의 아이스와인 역시 국내 와인 애호가들의 미각을 사로잡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하형태 회장이 개발한 뱅꼬레 아이스 와인은 꿀벌이 흠모할 감미와 얼음칼처럼 예리한 산미, 그리고 달콤함 속의 시원함이 조화를 자아내 긴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뱅꼬레 아이스 와인이 국방부 소속 군부대 마트 2,000여 곳에 납품계약이 성사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으며 2011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만찬 건배주로 아이스와인이 선정되어 극찬을 받기도 했으며, 같은 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VIP룸 만찬주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하형태 회장은 최근 다양한 과일로 한국와인을 제조해 특성화를 살려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하 회장은 “미국 등 신대륙에서는 포도 외에도 다른 과일로 만든 술도 와인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자기네 나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과일로 새로운 와인을 제조하고 연구하고 있다”며 “한국와인도 현재 백도를 원료로 복숭아 아이스 와인을 연구 중이다. 고운 색깔에 풍부한 과즙과 달콤한 향이 나는 백도는 발효시키니 향이 좋다. 점차 우리의 것으로 제조해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