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영애 교수 cyworld21@hanmail.net

 

이제 9월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70여일 앞으로 다가 올 터이니 수험생들의 심적 부담은 겪어보지 않아도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수험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나마 보다 효율적인 공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풍수적인 면에서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공부방의 위치이다.

구궁(九宮)의 8방위에 따라 집안을 나누어 보았을 때 자녀의 공부방은 성장 속도에 따라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남쪽(離)은 햇볕이 잘 들어 양기가 충만하므로 말이나 행동에 있어서 호기심이 왕성한 유치원생에게 적당하다. 다음으로 동쪽(震)은 태양이 뜨는 방위로 생동하는 기운이 어린 자녀의 성장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므로 성장기에 해당하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의 자녀들에게는 가장 좋다. 북쪽(坎)은 지혜를 상징하며 성격을 차분하게 하고 주의력을 깊게 하므로 고등학생이나 공부에만 열중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서쪽(兌)은 해가 지는 방향으로 기가 약해지므로 성장기 학생의 공부방으로는 적당치 않다. 간방(間方)에 있어서 남동쪽(巽)은 따뜻한 햇살과 생기를 받으므로 공부방으로 무난하며, 북동쪽(艮)은 적당한 냉기가 집중력 있고 활발한 성격을 형성하므로 노력에 따라 성적이 향상될 수 있는 방향이다. 그 외 남서쪽(坤)은 음기가 많으므로 무기력할 수 있고, 북서쪽(乾)은 양기가 강하므로 차분히 앉아 공부에 몰두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부방의 위치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책상의 배치이다.

책상은 방문에서 떨어지게 놓되 문과 마주보는 문충(門衝)을 피하여 벽이나 책장을 등지고 놓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문을 등지거나 창문을 등지고 놓는 것은 좋지 않으니 피해야 한다. 만약 방의 구조상 여건이 허락한다면 방안에서도 북쪽에 책상을 두는 것이 좋다. 책상 위의 책꽂이는 너무 크지 않아야 하고 가능하면 별도의 책장으로 책을 수납하여 책상 위를 깨끗이 치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침대의 위치이다.

자녀의 공부방은 서재의 개념과는 달리 학습, 여가, 휴식, 수면 등의 다양한 측면을 만족시키는 복합적 공간이다. 따라서 숙면을 위한 침대의 위치 또한 공부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침대도 방문과 마주보지 않도록 하며, 머리 부분이 창문 쪽을 향하지 않도록 한다. 회두극좌를 피해서 놓아야 하며 침대머리는 벽에 고정시키되 옆 부분은 벽에서 10cm정도 띄어 기(氣)의 흐름을 원활히 하여야 한다. 회두극좌가 아닌 경우 침대머리의 방향은 일반적으로 동쪽, 남쪽, 서쪽이 무난하다. 동쪽의 경우 아침 일찍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으며, 남쪽은 머리 회전이 빨라지고 영감(靈感)을 풍부하게 한다. 서쪽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반면 잠이 지나쳐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없으므로 불면증이 있는 수험생이 아니면 권하지 않는다. 아울러 책상과 침대의 배치에서 중요한 것이 수맥파이다. 만약 수험생 각자가 현재의 책상과 침대에서 집중과 숙면이 힘든 경우, 한번쯤 그 위치를 바꾸어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수맥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파장이 나오므로 피하는 것이 좋지만 여건상 부득이할 경우 수맥차단재를 써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다.

 

넷째, 실내 분위기이다.

수험생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집중을 필요로 하므로 방을 꾸밀 때는 자극이 적은 소재나 색채를 써야 한다. 따라서 책상, 침대, 가구 등은 가능한 목재를 사용하며, 벽지나 침대 시트 등은 연녹색, 베이지색, 갈색 등을 선택한다. 침대 아래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아야 하며, 주변의 거울이 침대 머리맡을 비추지 않아야 한다. 방안의 모든 물품도 수납장에 정리하며 TV, 라디오, 컴퓨터 등은 전자파가 발생하므로 두지 않아야 한다. 단, 컴퓨터의 경우 학습을 위해 부득이 사용한다면 방의 입구 부분에 두고 거리를 멀리하며, 작업 시에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한다. 또한 조명의 상태가 학습에 영향을 미치므로 공부할 때는 주위를 적당히 어둡게 하고 책상 부분만 밝게 한다.

 

다섯째, 외부적 환경이다.

공부방의 창 너머로 다른 집들의 뾰족한 부분이 치고 들어올 경우나 전봇대, 고압선 등이 보일 때, 이를 커튼으로 가리거나 가구나 관엽식물을 놓아 나쁜 기운(殺)을 상쇄시켜야 한다. 아울러 공부방 자체의 구조가 정사각형의 반듯한 형태가 아니라면 불규칙하게 들어가고 나온 부분에 칸막이를 하거나 모서리에 관엽식물을 놓아 기(氣)의 흐름을 부드럽게 바꿔 주어야 한다. 이 외에도 문창탑이나 붓 등 풍수용품을 이용하여 학습의 기운을 더해주는 방법도 있다.

 

요약하면, 현재의 공부방이 북쪽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공부방 내에서 북쪽에 책상을 두면 좋고, 침대는 회두극을 피하여 동쪽이나 남쪽으로 머리를 두며, 수맥을 피해야 하고, 내외부 환경을 차분하고 조용하게 만들며, 주변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면 학습의 효율을 훨씬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노력과 흔들리지 않는 의지일 것이니 풍수적 여건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일환이라 할 것이다. 즉, 남은 기간 동안 규칙적인 생활과 노력하는 가운데 풍수적 환경을 맞추어 준다면 분명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어떠한 형태로든 ‘시험’의 연속일지니, 바라건대 이 글이 수험생이나 그 가족을 둔 모두에게 부족하나마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계절은 이미 음(陰)의 기운을 내포하여 겨울로의 첫 걸음을 내딛었으니 수험생 여러분은 더위에 지치지 말고 끝까지 분발하길 기원한다. 올 겨울 수험생 모두에게 합격의 영광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乙未年 小暑 冠岳小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