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것이 세계적이다.

▲ 한울북춤 연구원장 황보 영

21세기글로벌 시대에 전자, 반도체, 자동차, 가전, 조선, 건설 등의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세계에서 여전히 상위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기술력과 제품품질의 우수성 때문일 것이다. 이런 우리의 기술력은 겨우 반세기의 일천한 역사 속에서 이루어내었다. 이것은 일을 즐기는 우리의 신명문화가 큰 몫을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세계 최고의 과학적 설계로 만들어진 우리말에서 시작하여 된장과 김치 같은 세계적인 음식, 우리의 흥으로 만들어낸 세계적인 노래와 드라마 등의 한류문화가 찬사를 받는 이유는 우리의 역사 깊은 뿌리와 문화이고, 이를 소중히 여기는 우리의 전통생활민속예술인 들의 노고가 크다고 본다.

우리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속활자”를 주조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철판지붕 “거북선(군함)”을 조성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글 ‘훈민정음’을 가지고 있고, 세종 때 조선의 국제특허가 이미 23개, 중국은 1개, 일본은 한 개도 없었다고 한다. 정말 기쁜 일이고 칭송받아 마땅하지만, 왠지 고개부터 숙여진다. 그리고 건국 이래 가장 살기 좋다고는 하지만, 전 세계에서 아직 분단국이 되어 남북이 서로 대포와 총을 겨누고 있는 현실은 우리 가슴을 슬프게 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국가위상도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도 한류문화가 여전히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민족이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2. 우리 전통문화가 세계를 주도한다.

미국 헬스잡지에서는 세계 5대 건강음식으로 ? 한국김치, ? 스페인 올리브유, ? 그리스 요구르트, ? 일본 낫토(콩요리), ? 인도 렌털콩을 선정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우리의 김치가 선정된 것은 아마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가치와 영양일 것이다. 이제 울긋불긋한 김치를 먹을 때는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먹을 일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 아리랑~

아리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에 선정되었을 뿐 아니라 2012년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 작곡가들로 이루어진 「세계 아름다운 곡 선정하기 대회」에서 지지율 82%라는 엄청난 지지를 받고 선정된 곡이 바로 아리랑이다. 선정 과정에서 단 한명의 한국인도 없었고, 이들도 스스로 놀라는 눈치였다고 한다. 이들 모두 처음 듣는 곡들이었으며, 한국에 유명한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전자바이올린으로 연주한 것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아리랑은 작가 미상의 우리나라 민요로 남녀노소 누구나 잘 알고 부르는 노래이다. 각 지역마다 아리랑이 있으며 그 곡의 수만 봐도 이만수가 넘는다는 기록을 접할 때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우리의 언어는 모든 분야의 표현이 가능하며 그 가치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두루뭉술하게 영어 단어로 표현하면 지식층으로 대접받는 사회에서 우리말의 뜻을 깊이 이해하는 공부도 필요하다. 가 참으로 안타깝다. 앞으로는 외국 언어로 표현이 불가능한 우리의 생활민속예술을 체계화하고 그 속의 진정한 의미까지도 우리가 공부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3. 시나위가 우리 예술이다.

농경사회에서는 함께 사는 가족문화가 가장 합리적인 구조였다. 삼대가 함께 사는 환경이 지혜와 건강과 예절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인데, 산업사회가 되면서부터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부정적인 소통이 증가하기만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더욱이 IT(정보기술)가 생활 깊숙이 파고들면서 사람을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 속으로 밀어 넣었고, 이런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6~70대 연령층은 대거 소외되고 있으며, 노후대책은 아랑곳 하지 않고 TV 방송에서 나오는 대로 여행과 오락문화, 세계와 우리나라 곳곳에서 일어나는 정치, 경제, 사회의 탐탁지 않은 뉴스를 준비나 여과도 없이 눈앞에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를 불신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마음대로 내뱉는 모습을 가족들이 서로에게 보여주고, 건강한 정신보다 불만의 대화가 생활이 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나부터 칭찬하는 생활, 배려하고 격려하는 생활을 몸소 실천하여 몸과 마음이 평화와 행복을 찾도록 해야 하겠다.

우리는 신(神)이다

공연장에서 국악연주를 보면 지금은 지휘자에 의해 오선음계를 따라 감미로운 멜로디가 나오고 극찬을 받는다. 우리 전통생활민속예술은 마당놀이가 중심이 되고, 방에서 마당으로, 마당에서 동민들이 만난다. 이웃 동에서 소리를 듣고 남녀노소가 다 참여하여 음식과 술, 가무(歌舞)를 즐기며, 이웃의 소식과 정을 나눈다. 현대 산업사회로 오면서 크게 발전한 것이 사물놀이(무대연주)인데, 시나위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 의미를 들여다보면 즉흥연주 속에 각 악기의 연주자가 신이 나면 높은 음으로 자기기량을 한껏 뽐내고, 거기에 다른 연주자가 장단을 맞추며 돌아간다. 「시나위」는 우리 고유의 향악이며, 신(神)이 노는 음악, 살풀이, 남도지방의 무속음악 등의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다. 이처럼 우리 소리도 일을 할 때나 축제 때 보면 약속 없이 시작하면 한 시간, 한 나절은 그냥 즐길 수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이다.

시나위 속에서의 즉흥연주는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물이 흐르며 계곡이 되고 폭포를 만나는 변화무상한 표현들을 자유자재로 해내는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연주를 외국의 유명한 공연장에서 하면 그네들이 표현할 수 없는 것까지 표현을 해내기 때문에 모두 환호를 하며 앙코르를 외친다. 그러나 정작 우리 국민은 그 가치를 저하시키고, 현대음악을 공부하신 분들도 종종 우리의 민속예술을 본의 아니게 폄하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혼을 다시 찾아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독특한 예술 속에 잠자고 있는 암석이 빛이 나고 신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때와 같이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민족적 집단무의식이 발동하고, 밀어주고 당겨주는 새마을 정신과 국가관, 최고의 자랑인 효와 예절문화가 새로운 싹을 다시 틔울 수 있게 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가치관인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정신은 대한민국 일 만년 역사의 가치와 정신문화를 담고 있기에 빛살무늬 토기와 기와문양의 바램처럼 우리의 정신문화가 세계를 주도해가야 한다.

4. 우리 것을 사랑하자.

우리의 전통생활민속예술이 소통에서 불통으로 뒤바뀐 것은 아마 현대 산업사회의 물질문명이 아닌가 한다. 경제적으로는 빨리빨리 잘 살고 싶은 욕심이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남을 짓밟고라도 일어서려는 풍조가 만연하기에 이르고, 6~7~80대 어른들의 대화나 살아온 흔적을 쓰레기로 여긴다. TV나 언론도 좋은 소식보다 부정적인 내용을 재탕하거나 삼탕을 해대는 환경이니 늘 불만들이 춤을 추고 상대방을 대하는 얼굴은 온통 굳어 있다.

이제는 ‘바꾸자!’ 고전 속의 지혜를 다시 찾아오자. 전생과 현생과 후생을 보라. 나를 기준으로 전생은 부모요, 현생은 본인이며, 후생은 자식이다. 좋은 부모의 은덕으로 성장하려면 좋은 정서와 추억을 보고 배워야 한다. 돈을 주고 학원을 다니며 배우는 것이 최고인줄 알고 성장하니 부모와는 갈등만 나타나고, 인륜을 저버린 일들만 생기게 된다. 이제 각 가정의 사진첩, 오래된 생활용품, 벽에 걸린 그림 또는 글씨작품, 기념품과 상패 등을 가족의 생일 때나 새 가족을 맞이할 때 대화의 소재가 되고, 그것을 오는 손님도 관심 갖게 하고, 주인도 마음을 담은 설명을 해보자. 그것이 인문학이다. 우리 가족의 자랑이 무엇인지, 우리부모가 직장과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받은 물건인지 알고 서로 격려하며 교훈을 얻는 일이다. 이것이 가족의 소통의 장이 되고, 부모가 최고로 평가받고, 자식 자랑의 열매가 웃음꽃을 지속적으로 피우게 하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인문학이다.

우리는 1990년대 말의 IMF도 세계가 놀란 만큼 빨리 벗어나고, 모든 게 ‘빨리’ 속에 자라고, 그것을 ‘빨리’ 따라가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습성을 가지면서부터 우리 속에 숨어있는 보석을 너무 오랫동안 감춰두고 살아왔다. 지금부터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이런 인문학적 예술을 선조들의 생활에서 찾아보자. 세계인들도 우리에게 관심을 더 가져 줄 것이고, 우리 문화산업이 직장이 되고 고용창출로 변화될 것이다.

5. 한울북춤으로 세상 울림을 펼친다.

한울북춤은 가장 원시적이면서 의미는 그야말로 현대적이다. 북의 설명과 유래를 이야기 하면서 ‘남자의 힘’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회식 행사에 참여를 재안하면서 적었던 글이 생각이 나서 다시 적어본다.

[북춤]은 사람이 북으로 춤을 추는 행위이다. [북(鼓)]은 이 지상에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의 울림이요, 그들의 심장 박동소리다. 그리하여 북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힘찬 맥박이다.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은 짐승을 잡아 그 가죽으로 우주의 ‘울림’을 재현하였으니, 북은 또한 모든 이의 삶이요 생활이기도하다. 따라서 북은 삼라만상의 일렁임이요, 숨결이니라. [춤]은 인간이 지닌 흥취의 절정이다. 모든 갈등과 모순, 대립에서 벗어나 애오라지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는 완전한 몸짓이다. 척박한 속(俗)의 세계를 벗어나 성(聖)스러운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지난한 몸놀림이다. 우리 조상들은 삶의 모든 억압과 통제를 벗어나려고 춤추고 노래하며 힘든 삶의 고비를 넘었나니, 북소리 둥둥 울리며 외적을 물리쳤고, 북소리 둥둥 울리며 들판으로 내달았고, 북소리 맞추어 어울려 하나가 되는 풍물 난장을 만들어내었다. 북과 함께 춤추고 북으로 하나가 되고, 북으로 힘든 세상살이를 풀쳐 내었으니 북과 춤이 어울려 만든 세상은 참 살 맛 나는 세상이다. 그 춤이 사람들에 의해 오랜 시간 유전(遺傳)되고 전승되어 오늘에 이르러 “한울북춤”으로 다시 태어나고, 제13회 「한밭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까지 받으며 그 존재의 의미를 다져왔다.

이제 이 땅 사람들의 몸과 귀와 입으로 전해져 온 신명의 소리, 환희의 몸짓, 자유의 몸부림이 21세기 아시아 북동쪽 코리아의 중심 대구에서 세계인을 향해 발돋움 하려 한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가장 오래된 인간들의 견줌과 다툼의 자리, 살과 살이 부딪치고, 근육의 전율이 자리하는, 그 원초적 게임의 자리, 바로 이 자리에 온 세상의 젊은이들과 어울려 그들의 심장을 뛰게 하고, 그들의 맥박을 요동치게 하고, 그들의 거친 숨길을 가다듬어 주기 위해 “한울북춤”은 그 서막의 자리에 서서 만남의 기쁨과 열정의 환희를 선도하고자 한다.

“한울북춤”은 그야말로 세계인 축제에 울려 퍼질 환희의 율동이요, 영광의 울림이요, 우리 대한의 자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