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이자 동양화가인 청계 양태석 화백의 행보가 화제다. 50여 년간 독자적인 시각과 감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양태석 화백은 최근 자신의 그림과 소장작품 259점을 하동군에 기증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지난 6월3일 양태석 화백은 하동군청 소회의실에서 하동군과 미술품 기증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양 화백은 동양화를 비롯한 자신의 작품 151점과 소장하고 있는 다른 화가의 동양화 58점, 서양화 22점, 서예 20점, 판화 8점 등 총 259점을 군에 기증하게 되었다. 하동군은 양 화백이 기증한 작품을 군청과 문화예술회관 등에 일부 전시하고, 나머지 작품은 향후 미술관 조성시 전시하기로 했다.

산수화의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변화 모색

▲ 양태석 화백

“진정한 예술이란 기존의 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갈 때 대중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건은 모방에 불과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예술은 창작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계 양태석 화백은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화풍으로 담아내 세인들의 가슴에 조용한 감동을 일깨워주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일찍부터 미술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이며 세간의 이목을 받아왔던 양태석 화백은 경남 최초로 국전 특선의 영예를 안으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했다. 이후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공간과 자기만의 차별화된 작업스타일을 구축하고자 노력하며 전통회화의 창조적 모색으로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작업은 필묵의 운용과 이를 통해 발현되는 여백의 대비를 통해 화면을 구축, 정적인 함축미와 절제미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유려한 필선과 격조 높은 화면은 그만의 차별화되고 주관화된 내면을 드러내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현대 한국화의 실험적 양태와는 또 다른 고전적 심미관의 발현을 느낄 수 있다.

화단에 입문해 도를 구하듯 끊임없는 고뇌와 인내, 창작의 열정으로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는 그는 한국의 전통 회화를 감각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양태석 화백이 주제로 다루는 ‘부귀’, ‘장수’, ‘행복’, ‘사랑’, ‘평화’ 등의 명제는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기원적 의미와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그림을 통해 자연의 진면목을 이해하게 되고, 생명의 존귀함을 깨닫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양 화백이 자연을 제재로 작업을 하는 것 역시 자연이 내포하고 있는 생명의 아름다움과 존귀함에 대한 절대적인 동의에서 비롯된다. 한국미술의 근간인 산수화의 모든 영역에 대한 심도 있는 변화를 모색해 온 그는 특히 원색의 오방색을 주색으로 단순한 선과 압축적인 구도로 그려낸 그만의 작품들은 대중들에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전해준다.     

고희 넘긴 나이에도 불타오르는 창작 열정
‘예술’이라는 외길을 걸어오며

▲ ‘예술’이라는 외길을 걸어오며 문화의 소중함과 예술의 귀중함을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온 양태석 화백.

문화의 소중함과 예술의 귀중함을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온 양태석 화백. 어린 시절부터 글과 미술에 재능을 보여 국전에 특선하는 영예를 안은 것은 물론,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고려대 사회교육원 미술과 교수, 대한민국서법미술대전 심사위원장, 한국산수회장 등을 역임한 그는 수필집<자기 감옥에서 벗어나기>, <신의 손으로 그린 그림>, <한국 산수화 일노과 실제>, <달마 그리기와 연화 그리기>, <미술품 보는 법, 사는 법> 등의 지금까지 총 15권의 저서를 출간하며 우리 문학과 예술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작품들을 담아왔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창작에 대한 열정이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는 양태석 화백은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추천작가회 부회장, 오우문학회, 문인협회 등 문인으로서의 활동도 왕성하게 펼치며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종로구 관훈동에 자리한 상록갤러리는 양 화백이 작품 활동을 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전문 작가의 입장에서 직접 운영해, 일반인들에게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한편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전시 판매하면서 미술애호가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동경아세아 현대미술 초대작가상, 제1회 소운문학상, 경향아트페어 대상, 대한민국그랜드파워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양태석 화백은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활동했던 작품들을 집대성해 대중들과 소통하는 전시회를 개최해 나갈 생각”이라며 “더불어 후학 양성에도 보다 매진하여 침체되어 있는 한국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