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건설업체 두산중공업이 공사를 위해 해외로 함께 나간 협력업체 ㈜창운과의 계약을 갑자기 해지하고 공사보증금까지 가져가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베트남의 ‘몽중2 석탄화력발전소(Mong Duong II Coal Fired Power Plant: 560MW급 2기)’ 건설 초기공사가 지연되자 두산중공업은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해 협력업체 ㈜창운에 긴급공사를 요청하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 250만 달러를 주기로 약속했다.

정재원기자 jjw@

그러나 정작 공사가 90% 가까이 진행되며 준공 마감시한을 지킬 수 있게 되자 두산중공업은 당초 약속한 공사비용을 주지 않고 갑자기 계약을 해지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은 협력사가 공사 계약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계약이행보증금 12억 원까지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책임공방 속에 대기업을 믿고 공사에 참여한 ㈜창운은 자금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일산에 있는 사옥까지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베트남 석탄화력 발전소 몽중현장

▲ 조현수 회장은 “지금까지 해외시장에서 대기업과 탄탄한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회사도 동반 성장해왔다. 이런 바탕에는 상호간 ‘신뢰’가 있었다”며 “지금 대기업의 일방 처사로 오랫동안 신뢰를 통해 선의의 호혜관계를 유지해온 중소 협력업체가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12월, 두산중공업은 베트남 몽중지역에서 13억 달러의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고 ㈜창운은 두산중공업의 하도급업체로 이 공사의 전기, 계장 공사에 수급사업자로 참여했다. 원청사인 두산중공업은 공사수행에 필요한 설계도서 미비로 제때에 하도업체에 설계도서를 제공해 주지 않았고 공사에 필요한 자재 공급이 지연되는 등의 사유로 공사 초기부터 계획대비 2개월여의 공사기간이 지연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청사인 두산중공업은 공사발주자인 AES와 계약 당시 제출한 공정계획대로 발전소 1호기의 화입공정에 대한 공사기간을 지켜야 했고, 그러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게 되면 발주자로부터 공사비 중간정산을 받지 못하게 되어 공사수행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문제가 발생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러한 사정으로 원청사인 두산중공업은 지연된 2개월여의 공사기간을 만회하고자 ㈜창운에 공정만회를 위한 돌관작업을 지시하게 된다. 물론 이를 위해 추가로 투입되는 비용에 대해 ㈜창운은 두산중공업의 담당자로부터 “두산 본사 EPC사업 총괄전무에게 품의하여‘공정촉진비’250만 US달러가 책정되었고 승인을 받았으므로 공사비를 지급해 주겠다는 구두약속을 받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창운의 현장소장은 두산중공업의 이러한 말만 믿고 인력을 대거 투입해 두산중공업이 원하는 기간 내에 중요공정을 마무리했다.

‘신뢰’ 통한 대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모두를 걸어왔다.
㈜창운은“공정만회 비용으로 당초 두산중공업에서 책정했던 예상비용보다 적은 USD 2,111,692을 추가 투입비용으로 산정해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공사가 마무리된 후 두산중공업은 약속된 금액에 대한 보상을 전혀 해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두산중공업은 돌관공사에 투입된 비용에 대한 보전 없이“순수한 물량과 계약단가만을 감안한 계산에 의거, 공사비용을 ㈜창운에 과지급 했다”하며 2014년 7월, 일방적으로 창운에 공사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두산중공업 관계자(당시 전기부서장)와 ㈜창운의 대화 녹취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을 상부(당시EPC총괄 전무)에 보고하였으며 ㈜창운에 지급키로 약속하였던 공정촉진비 250만불의 품의서를 제출해 승인 받았던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 ㈜창운의 현장소장은 두산중공업 내부적으로 기 승인된 해당 비용 USD 2,111,692을 지급해줄 것을 정식문서로 요청하지만 그 사이 두산중공업은 담당자인 전기 부서장을 교체하고, 후임으로 온 전기부서장은 “전임자로부터 공정촉진비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지 못하였다”며 해당 사항을 전면 부정한다.

▲ 공사는 착공 초기부터 공정 진행에 문제가 발생되었다. 원청사인 두산중공업은 공사수행에 필요한 설계도서 미비로 제때에 하도업체에 설계도서를 제공해 주지 않았고 공사에 필요한 자재 공급이 지연되는 등의 사유로 공사 초기부터 계획대비 2개월여의 공사기간이 지연 되었다.

㈜창운은 결국 공정촉진비(USD 2,111,692)에 대한 금액보전을 받지 못하고 공사수행에 자금압박을 받게 되자 두산중공업에 청구금액 지급 요청과 추후 공사 준공을 위한 자금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4년 7월, 우수협력업체였던 ㈜창운에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공사종료시점에 계약이행보증금을 회수해 간 두산중공업은 ㈜창운 소속의 소장, 직원 그리고 인도인 기술자에 대하여는 현지 업체가 자금집행을 대행해주는 편법으로 계속해서 베트남 현장에 잔류케 하고, ㈜창운이 구입한 공사장비 및 기자재에 대하여는 일체의 보상없이 공사 종료시까지 약 10개월간 무상으로 사용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창운 소속의 인력과 장비 그리고 공구들을 공사 준공 시점까지 운용하는 등 공사타절과 관련, ㈜창운이라는 회사 이름만을 배제시키고 모든 것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불공정 거래로 인한 논쟁과 하도급업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해외건설 하도급 표준계약서’를 제정하였으나 2011년 체결된 해당 계약은 이조차도 적용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 계약이행보증금 회수, 중소기업의 권익은 어디서 찾는가
(주)창운의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계약이행보증 만료 하루 전인 2015년 2월 9일 ㈜창운에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계약이행보증금을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회수 요청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 시점은 계약만료시점 공정율이 99%에 달했던 때였으며 ㈜창운의 직원들은 공사 준공을 위해 해당 현장에서 잔여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공사비 정산을 위하여 창운 직원이 베트남 현지로 출장 나가서 두산중공업 측과 정산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창운은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계약이행보증금의 납부 통보를 받고 급히 두산중공업 현장 담당PM 및 EPC총괄 전무에게 이를 취하해 줄 것과, 취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양사간 정산작업 마무리를 위해 기간만이라도 연장이라도 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두산중공업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창운의 계약이행보증금 USD 1,120,000를 2015년 2월 17일자로 회수했다.

이로 인해 ㈜창운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산에 있던 사옥을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급히 처분하여 비용을 충당하였다. 그러나 계약이행보증금 회수에 따른 신용도 하락으로 금융권 기존 대출금 조기상환 요청 등의 불이익을 받고 있으며, 여타 공사 수주 시 필요한 보험증권의 발행이 제한되어 신규 공사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운 관계자는“국내 하도급법상 명백히 부당한 두산중공업의 계약 행태와 그에 따른 불이익을 호소하기 위하여 공정거래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 등에 질의하였으나 해당 계약은 해외 법인 간에 이루어진 계약이기에 안타까운 사정은 이해되나 현행법상 국내 하도급법 적용이 되지 않아 아무런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없었다”며 하소연하였다. 특히 공사계약서 상 상호간의 분쟁 시 중재지는 홍콩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타국에서 이루어지는 중재비용과 기간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창운은 “중재지를 한국으로 변경하고자 두산중공업에 중재지 변경 요청을 하였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이를 거절하여 국내 중소기업의 회생을 위한 한 가닥 희망조차 뭉개버렸다”고 토로했다.

두산중공업과 창운의 첨예한 대립 사항
두산중공업과 창운은 공사 관련, 양사의 입장을 밝히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첫째 공사비 지급 관련, 두산중공업 측은 “창운으로부터 돌관공사 ‘계획안’을 제출 받은 적은 있지만, ‘250만불의 품의서를 제출해 승인 받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는 다르다. 또한 두산은 돌관 작업비를 ‘실제 투입비’를 기준으로 매월 정산하는 기성지급액에 포함해 모두 지급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주)창운은 “당시 창운의 현장소장 증언 및 두산중공업 전기부장(녹취록있음)의 증언 등에 따르면 당시 두산중공업 최OO전무가 승인했다는 것이 명백히 유추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성과지급’에 대해 창운은 “돌관공사 관련 실제투입비를 두산이 지불한 것이라면, 특수작업인 ‘돌관공사’를 고려치 않은 일반실적공사비를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 원청사인 두산중공업은 지연된 2개월여의 공사기간을 만회하고자 ㈜창운에 공정만회를 위한 돌관작업을 지시하게 된다. ㈜창운의 현장소장은 두산중공업의 이러한 말만 믿고 인력을 대거 투입해 두산중공업이 원하는 기간 내에 중요공정을 마무리했다.

둘째 계약타절 및 Bond Call 관련하여 두산 측은 “창운은 공개 경쟁 입찰에 의해 선정된 협력업체로 ‘물량 base의 기성 지급 구조’의 계약이었다. 그러나 협력업체의 사정을 감안하여 ‘실투입비’ 기준으로 매월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며 “그럼에도 추가대금 지급을 요구해 왔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와 타절을 한 것이다. 아울러 계약 타절과 잔여 공사 완료 시점에서 회사의 손해 발생이 상당 부분 예견되었기 때문에 부득이 Bond Call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창운은 “협력업체의 사정을 감안한 실투입비 지급은 협력업체의 사정이 아닌 ‘2개월여의 공정지연’에 따른 만회를 위해 당사에 공사를 지시한 두산 측 사유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약속된 대금지급이 아닌 일부기간 실 투입비 정산하였다”며 “그러나 결국 이렇게 지급된 비용에 대한 과기성지급 사유를 들어 공사타절이 된 것이다. 또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공사에 필요한 기성을 청구하자, 두산에서 갑자기 태도 돌변하여 더 이상 지불을 못 하겠다고 했다. 당장 현지에서 근로자에게 지급할 노임이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공사진행이 어렵다는 호소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당초 약속한 공사비용을 주지 않고 갑자기 계약을 해지했다”는 창운의 입장에 대해 두산 측은 “창운에서 투입한 비용에 대해서 실적 기준으로 지급 완료하였으며, 계약 해지 건은 상호간에 협의 과정을 거쳤으며 계약적 통보절차를 거쳐서 계약 해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운은 “공사비용은 돌관공사비가 고려되지 않은 실적기준으로 지급했다는 말로 이해되며, 계약해지는 일방적으로 이루어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8월 5일, 당사는 공사수행의지가 있음을 두산 측에 공문으로 제출했다”며 “계약적 통보절차는 당사가 일방적 계약해지 당할 사유가 있었을 경우 가능하다. 어떤 사유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사유가 되는지 답변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창운은 “현지 업체가 자금집행을 대행해주는 방식으로 창운 현장직원들을 현장에 잔류케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두산 측은 “당사는 현지업체와 정상적인 계약관계에 따라서 비용을 집행했다”고 말했다. 창운은 다시 이에 대해 “여기에서 말한 현지업체는 창운의 하도급 일을 하던 ‘빈콤’이란 업체인데, 두산은 소속 직원들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빈콤에 비용을 지불하고 다시 빈콤이 우리직원들에게 급여를 지불하는 방식이어서 실질적 공사는 창운 소속직원이 한 결과가 된다”고 말했다.

무재해 안전시공을 실현하면서 우수한 시공품질을 인정받은 ㈜창운

▲ (주)창운의 지건용 경영기획실장

㈜창운은 1985년 설립초기부터 전기공사업을 바탕으로 한 소방·통신 분야와 석유화학시설, 발전설비 플랜트 등 토목·건축 분야에 성공적인 진출을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 회사의 안전시공과 공기나 시공품질에 대한 협력사들의 믿음은 수많은 감사, 공로패, 표창 등으로 이어졌으며, 지난 2009년에는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행정복합도시 건설청장 표창,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 등을 받기도 했다. 국내 실적을 바탕으로 창운은 20여년 전 해외공사로 눈을 돌려 10여개 국가의 주요 건설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단 한차례의 실패 없이 공사를 수행하며 실적과 신뢰를 쌓았다. 또한 창운은 지난 2003년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후 최근에는 SK, 삼성, 현대 등 국내 굴지 기업의 협력업체로 해외시장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통한 뛰어난 시공능력을 보여 왔다.

조현수 회장은 “지금 대기업의 일방 처사로 오랫동안 신뢰를 통해 선의의 호혜관계를 유지해온 중소 협력업체가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항변능력이 부족한 협력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중소기업간 상생의 원칙을 지켜 합의점 도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토로했다. 이어 조현수 회장은 “지금까지 해외시장에서 대기업과 탄탄한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회사도 동반 성장해왔다. 이런 바탕에는 상호간 ‘신뢰’가 있었다”며 “건설업계는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상생노력을 펼치는 한편, 해외진출 노력 및 기술개발 등 자구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도 일부 대기업의 갑질횡포를 막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중소·중견기업 해외진출을 위한 세심한 정책마련으로 성장환경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