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는 전승 여건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열악한 실정
(사)한국공예예술가협회의 권경순 상근부회장.(충청북도 단양 출생) 전통 공예품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우리 전통공예품이 해외에서 인정받으려면 세계박람회 등에 많이 출품하고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새 상품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988년 전통공예계에 입문한 권 부회장은 현재 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 사무국장 및 공예유통업체 한국공예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평범한 유치원 선생에서 지난 1997년 한지공예가가로 변신한 그는 2002년 월드컵 전통예술축제의 총괄 담당자를 시작으로 무주 전통공예 한국대전 집행위원, 한국공예문화 유럽 진출을 위한 프랑스 파리, 스트라스브르그, 낭시, 노르망디, 루엉, 쌩제르망엉레이, 이태리 밀라노, 로마, 네덜란드 호르콤시, 벨기에 뷔르셀, 블랑켄케르그, 쥐엔켄케르그 등 국제박람회,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20여 회의 전시회 및 국제박람회 한국관을 총괄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그간의 전시회, 박람회의 총괄 담당을 맡아온 경험을 토대로 문화재청이 지원한 이태리 로마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한국 나전(螺鈿)과 옻(漆)공예 특별전’과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프랑스 파리국제박람회장 내 ‘제106회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 한국관’ 개관 등 양대 행사의 기획, 추진, 총괄을 맡아 진행했다.

특히 ‘한국 나전과 옻 공예 특별전’은 그동안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공모전에 출품하거나 전시회에 내어 놓을 수도 없는 나전칠기 도안(이종혁)과 나전칠기 백골(장경춘), 목물 백골(박수태) 등을 전시, 도록에 게재해 나전칠기 역사상 가장 멋있고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한국 공예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권 부회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회 문광위원장 표창, 미국 LA 문화예술축제’ 표창, 청주 시정발전 표창, 충북 한마음 결의대회 표창, 한국 공예 발전유공 표창, 일본 이와데캥 칠예미술관 표창, 전국공예품 대전 관련 표창,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관련 표창, 한국 공예문화 해외진출 관련 표창, 전통공예발전 유공 표창, 여성문화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중요무형문화재 중 공예는 다른 분야에 비해 전승 여건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전통공예를 배우려는 사람이 없는 이유는 공예품을 만들어봐야 안 팔리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제품에 비해 시간과 노력은 몇 배로 들어가지만 정작 찾는 이가 없는 실정이다. 이제 서울 인사동 등 전국의 유명 관광지는 이미 국적 불명의 값싼 공예품에 점령당한 상태로, 옛 방식을 고수하며 지켜온 우리 전통공예품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한국공예예술가협회의 권경순 상근부회장은 “세계 어느 나라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우리 공예품이 많은데 정작 우리 스스로는 그것을 몰라 속상할 때가 많다”며 어떻게 하면 전통을 살려 세계에 알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고 말한다. 이에 그는 우리나라 전통 공예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대화를 위해 공예계 종사자들의 의식개혁 ▲한국공예문화 발전을 위한 해외 진출, 정부 지원의 공정성 ▲공예계 여성 인재의 적극 유입 ▲한국적인 색깔, 의미, 이미지가 진하게 깃들여져 있는 관광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피력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샤넬 사의 경우 100여 년 전부터 가죽, 매듭 등을 전통공방을 직영하며 장인들을 활용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공예 분야 인간문화재들이 전통을 전수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인 공방을 만드는 일도 제약을 받는 실정이다. 현행 법률에는 공방을 공예품을 만들어내는 공장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60평 이상을 지으려면 도심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또 예능 전수장이 교습소로 분류되는 데 비해 공방은 사업장으로 구분되기에 각종 근로기준이 적용되는 한계도 있다. 권 부회장은 “중국은 최근 싸고 품질 낮은 ‘메이드 인 차이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통공예 육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북경에 백공공방을 설립해 정부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격을 높이고 국가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전통문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면서 “이에 대한 일환으로 올 연말에 완공 예정인 무주 전통공예 테마파크를 조성 후 공예 명인을 우대 측면에서 영입해야 하며 공예 정보 센터 설립도 적극 지원을 해야 한다” 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