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개선, 사회참여확대, 권익 및 자립을 도모하여 장애인의 ‘삶의 질’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체장애인협회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재원기자 jjw@

특히 부산지체장애인협회는 매년  전국종합예술제, 부산장애인한마을대축제 및 합동결혼식, 서울국제휠체어 마라톤대회, 그리고 부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 및 전국장애인 기능경기 등 장애인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이끌어가고 있고 장애인과 관련된 법령· 시책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민원 상담실을 통해 언제든지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장애인취업알선센터를 통해 매년 수많은 장애인들의 소중한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협회 김광표 회장을 만나 그의 삶 그리고 협회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필요한 것은 자존감과 경제적··정신적 자립 그리고‘소통’
(사)부산지체장애인협회(김광표 회장)는 장애인의 직업적성과 다양한 능력개발을 위한 구직상담 및 직업능력개발 등과 취업알선 및 면접동행 그리고 취업장애인의 적응력 향상 및 지속적인 고용안정 도모 위한 적응지도 및 사후관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광표 회장은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익숙한, 그러나 장애인들에게는 쉽게 느껴지지 않는 ‘길’을 언제나 중요시 한다. 그는“장애인이 사회로 나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길’에 턱을 없애고 경사로를 만들어 누구든 이동하기가 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한 “통상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를 보조금과 세제지원 등의 지원으로만 생각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과 경제적·정신적 측면의 자립”임을 강조했다. 부산시가 시책을 만들고 혜택을 준다하여도 정작 장애인들은 그런 정보를 습득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부산시가 장애인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책을 제대로 알리고, 시민들의 시책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시와 시민간의 소통 창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복지를 위해 일하고 살아온 김 회장,‘국민훈장모란장’수훈
우리사회가 장애인들에게 사회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장애인들 또한 한 집단적 구심력 속에서 권리를 주창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장애인이 국회에 진출하면서부터일 것이다. 김광표 회장은 그런 흐름 이전부터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한 인격체로서 당연히 가지는 권리와 의무를 가져야한다는 것에 주안을 두며 협회를 이끌어 왔다. 그는 “조건 때문에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해서 작은 만족이라도 얻는다면 그것이 진전일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동안 김광표 회장은 부산장애인한마음대축제, 부산장애인기능경기대회, 중증장애인합동결혼식 개최를 통해 부산 지역 장애인들의 사회참여 기회 확대와 권익증진을 위해 힘써왔다. 또한 김 회장은 장애인 전용 정비공장을 운영하며 장애인 차량 및 편의기기를 생산해 보급하고 있으며 지난 1989년부터‘부산장애인수송봉사단’을 설립해 장애인 이동편의 증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지난해 4월, 제34회 장애인의 날에 ‘국민훈장모란장’을 수훈한 김 회장은 “장애인 복지를 위해 일하고 살아온 것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기쁜 마음 보다는 오히려 무거운 마음이 먼저 든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복지와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힘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장애인의 신체조건에 맞는 부품으로 최적화한 차량개발
김광표 회장은‘저상버스’와 장애인전용 택시‘두리발’을 개발한 편의시설 제조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2살 때 허리를 다쳐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김광표 회장은 1986년, 전자기계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에 취직해 제조라인에서 근무를 하며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3년간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제안왕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손재주가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풍부해서 언제나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장애인으로서 그는 비장애인 위주로 되어 있는 시스템을 항상 생각하였고, 자신이 일하는 곳은 자신에게 맞게 고쳤다. 당시 회사에서 외주팀장을 맡으면서 밖으로 나갈 일이 많아졌다. 운전면허 시험을 쳤고 2종 운전면허을 받았다. 운전면허를 따기는 했으나 장애인 차량용품은 대부분이 수입품이었기에 가난한 장애인들에게는 꿈에 불과 했다. 업무가 끝나면 수입부품인 장애인 차량의 핸드콘트롤을 살펴보면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개발한 핸드콘트롤을 장착한 차를 타고 다니자 입소문이 나면서 장애인들이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들의 신체구조에 맞게 핸드콘트롤을 만들어 주었다. 점점 많은 장애인들이 그를 찾기 시작하자 1989년 회사를 그만 두고 장애인차량연구소를 개설하였다.

이후 2002년, 김 회장은 국내 유일의 장애인 전용 정비 공장인 주식회사 복지유성을 설립하였다. 현재 17명의 직원들이 1대1 맞춤형 주문방식으로 제작· 시공하고 있으며 차량 뿐 아니라 각종 편의시설 장비들도 제작하고 있다. 복지유성은 또한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를 개발해 현대자동차 아이디어 공모에 선정, 현대버스를 통해 서울시에 공급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오르내리는 계단이 없으며, 휠체어 1대를 포함해 장애인 의자 6개와 일반인용 의자 25개가 설치돼 있다. 김광표 회장은 “기술자이기 이전에 나 자신이 소비자이기도하다”며 “나 자신의 필요에 의해 구상했던 것들을 사업으로 잇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표 회장은“누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 줄 것도 아닌데 찡그리면 뭐 합니까. 즐겁게 살아야지요.”라며 “언제나 웃고 산다”고 말했다. 그가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김광표 회장은 지난 2012년 '부산장애인 독도사랑 한마음대축제'를 개최하여 중증장애인합동결혼식을 하였으며, 2013년도에는 중국연변주에서 중국연변주장애인연합회와 자매결연식을 통해 서로간의 우의를 다졌다. 특히 이 자리에는 북한의 관련단체 인사도 함께하여 3국간 우의를 다지며 미래 화합을 위한 귀한 시간을 가졌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