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희 화백. 그는 단원, 혜원의 풍속화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현대 풍속화에 열정을 쏟고 있는 작가이다. 전통의상을 현대적 배경과 함께 배치하는가 하면 기존의 종이 대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등 기존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나름대로의 독특한 표현기법에, 때로는 엉뚱하고 다양한 소재로 과감하게 작품을 표출하여 주목받고 있다. 최근 아리랑 TV토크쇼에 출연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연세희 화백은 특히 해외에서 반응이 좋아 전시회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현대풍속화의 개척자로 꼽히는 작가는 우리나라 풍속화를 세계에 알려 G20 개최국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코리아의 위상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꿈이다.

연세희 화백

연세희 화백의 작품세계는 소재 선택과 함께 표현방법론상의 진폭이 크다. 풍속도의 진수인 풍자와 해학정신이 작품 속에 농축되어 있으면서도 호방하고 다이내믹한 운필의 세, 표현공간의 현대 감각적 표출, 세련된 묘사력과 속도감 있는 기운생동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때 시대에 뒤진 진부한 예술로 폄하되어 왔던 풍속화가 오히려 선진국에서 우리 민족의 예술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시니컬한 넌센스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우리의 분수와 현주소를 확인하고 함께 공존하고 공생하는 자각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곧 가장 세계적인 표현이다. 이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미술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연세희 화백은 “오늘날 예술의 비중은 높아지면서 각국마다 예술문화의 교류와 예술상품이 세계무역의 주종을 이룬다는 시각도 있다”면서 “이에 우리의 풍속도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대비한 귀중한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세희 화백의 작품 <아빠와 함께 춤을>은 밀짚모자와 갓을 쓴 부녀가 한바탕 신나게 춤추는 표정을 그려놓고 아코디언, 전자기타 등 현대 악기와 협연하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다.

▲ 탑골공원에서

또한 작품 <할아버지 바이얼리니스트>는 신나게 연주하는 노인의 표정이 너무도 감미롭다. 특히 익살과 풍자가 작품 속에 농축되어 있는 것을 보면 작가의 기량이 최고의 절정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작품 <골프이야기>와 <골프대회>에서는 작가가 아이디어 발상 자체를 너무나도 엉뚱한 것에서 소재를 택했다. 작품에서는 담뱃대를 허리춤에 꽂은 채 골프를 치는 할아버지의 핸드폰을 받는 기녀, 스윙하는 모습을 유심히 쳐다보는 꼬마, 머슴캐디 등 있을 수 없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작가는 선배들이 작업해온 지난날의 답습이 아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참모습을 그리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의식 있는 집념 때문에 초연하고 의연하게 외길을 걸어오며 주목을 받고 있는 연세희 화백.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한 그는 2년 후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앞으로 어떠한 작품세계가 우리 앞에 펼쳐질지 기대된다.

양구장터에서

 작가와의 대담

실버 바이올리니스트

 Q. 지난해 인사동 이즈 갤러리에서 고희전을 가지셨는데요.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고희전은 연세희 풍속화 <어제와 오늘전>이라는 이름으로 2층에는 현대 풍속화를, 3층에는 지금까지 제가 작업해 왔던 풍속화와 미인도, 누드화를 전시했습니다. 특히 현대 풍속화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어떤 격식이나 기법에 구애받지 않고 제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선보였습니다. 그런 저의 그림에 많은 분들께서 큰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더군요.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겁니다.

Q. 파란만장한 과거를 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림에 미쳤다고나 할까요. 중학교 때부터 공부는 안하고 청주 시장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그림만 그렸습니다. 요즘 말로 크로키를 했지요. 고등학교 때는 충주에서 청주 가는 여학생 전용 열차에 끼어 들어가 1년간 여학생을 모델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미술반에서 데생 공부에 파묻혀 그림을 그렸어요. 어머님의 사업실패로 미대 진학을 포기하고 고교 졸업 후 58년 한국배우전문학교에서 영화배우 신성일, 중앙대 연극영화과에서 탤런트 박근형, 추송웅과 연극도 했었지요. 그러다가 군에 입대, 2군연예대에서 가수로, 배우로도 복무했습니다. 제대 후 연예계에서 무명가수생활을 하다가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 전속으로 스카웃될 정도로 유망주였는데 노래와는 인연이 없었나 봅니다. 결국 노래를 포기했지요.

Q. 그림은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나요.
-43년전 27세 때 종로3가 어느 미술학원 강사로 취직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한창 크로키를 그릴 때의 시절을 되새겨 크로키 실력을 보여줬지요. 이때부터 신문 미술부 기자, 출판사 삽화 등을 그리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셈이지요.

골프대회

Q. 풍속화를 그리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요.
-크로키를 많이 하다 보니 옛날 잊혀져가는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펼쳐지는데 그것을 놓치기가 아깝더라구요. 그것을 모두 작품으로 재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풍속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군요.

시집가는 날

Q. 현대풍속화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옛날 풍속화는 단원, 혜원 풍속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도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할 때, ‘이것은 아니다. 요즈음 우리 세대의 그림을 그리겠다’고 결심했는데 그것이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아닌 누구라도 해야 할 작업이기 때문이었죠.

인사동 한식집에 그려진 연세희 작가의 작품이 외국관광객의 포토존으로 인사동의 명소가 되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아빠와 춤을

-풍속화야말로 그 나라 문화의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20대국 중의 하나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문화도 거기에 걸맞게 세계에 알려야 합니다. 풍속화도 미술문화의 한 장르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에 더 좋은 작품으로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일조할 계획입니다.

연세희 화백 프로필
CAREER
ㆍ1940년 충북 청주생
ㆍ한국현대미술대상전 최우수상 수상
ㆍ아세아 현대미술대전 초대 출품(일본)
ㆍ한국미술문화대상전 초대 출품
ㆍ미국 Homestead Art Gallery 초대전
ㆍ대한민국 사회교육문화상 수상
ㆍ서울미술제 초대 작가
ㆍ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초대 출품(국립현대미술관)
ㆍ국립현대미술관 초대 출품(1995~2000)
ㆍ독일 베를린 시장 초대전(1999)
ㆍ세계한의학 박람회 초대 출품(코엑스, 1999~2000)
ㆍ중국 심양 국제미술박람회 초대전(2008)
ㆍ홍콩 아트페어 초대 출품(2008)
ㆍ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한인 초대전(1984)
ㆍ중국 베이징 올림픽 기념 초대전(2008)
ㆍ중국 북경 T&G 갤러리와 제일성국제회의 전람 센터 동시 초대전
ㆍ중국 베이징 아트살롱 초대전(2008)
ㆍ미국 뉴욕 Korea Art Center와 뉴욕 Flushing Open Gallery 동시 초대전
ㆍ인사동 이즈 갤러리 풍속화 ‘어제’와 ‘오늘’전(2009)
ㆍ한국 미술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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