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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구조조정 바람 부나
7월부터 유급 근로시간면제 적용돼
2010년 06월 02일 (수) 09:46:1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노동계에 적잖은 구조조정이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부터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노조활동의 일부를 유급으로 인정하는 ‘타임오프’가 적용되면 기존 노조전임자 수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사용자와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관리업무’에 대해서만 유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업장내 활동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상급노조로의 파견도 현재보다 쉽지 않아진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노조 전임자를 많이 두기 어렵게 됨에 따라 노동계는 전임자를 대폭 줄이거나 조합비를 인상해 전임자 월급을 보전해 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현장에 연착륙까지는 산통 예상
   
▲ 7월부터 타임오프가 적용되면 경영계는 노조전임자의 한도를 더 줄이려고 할 공산이 크다
타임오프 기준에 ‘하후상박’의 원칙이 적용되면서 특히 대규모 사업장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타임오프 기준을 적용하면 노조원수 4만 5000명, 전임자 수 220명으로 국내 최대인 현대차 노조는 오는 7월부터 24명까지 전임자를 줄여야 하고, 2년 뒤에는 18명의 전임자만 둘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보다 10분의 1수준으로 노조전임자 수가 감소한다. 부여된 타임오프를 최대한 나눠 쓰더라도(300인 이상 2배수 활용 가능) 48명만 유급을 인정받아 노조활동을 할 수 있고 2012년 7월부터는 36명만 가능하다. 또 현대중공업은 노조전임자를 55명에서 15명으로 줄여야 한다. GM대우는 91명에서 14명으로, 대우조선해양은 24명에서 11명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16명에서 5명으로 노조전임자가 감소한다. 중소기업이라도 규모보다 노조전임자 수가 과잉이었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기존보다 노조전임자를 더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101~299명 이하 사업장의 평균 노조전임자는 1.3명이지만, 타임오프 한도에서는 100~299명 이하 사업장에서 1.5~2명의 전임자를 두는 것이 가능하다. 사측의 불만이 생기는 대목이다. 13년간의 관행을 깨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 실제 현장에 연착륙하기까지는 산통이 예상된다. 확정된 타임오프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불만을 품고 있다. 경영계는 “노조 활동비용은 노조 스스로 부담하는 게 대원칙”이라며 “앞으로 근로시간 면제한도는 더욱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7월부터 타임오프가 적용되면 경영계는 노조전임자의 한도를 더 줄이려고 할 공산이 크다. 결정된 근로 면제시간은 상한선일 뿐, 그 한도 내에서 기업 상황에 맞게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 경영계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특히 크다. 인력과 자본이 한정된 어려운 상황인데 이번에 오히려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부담을 키우게 됐다는 것이다. 동계 역시 ‘노동운동 말살정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장이 많아 타격이 큰 민주노총는 타임오프 결정시한을 넘겨 이뤄진 표결결과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사업장 규모가 큰 금융노조나 체신노조 등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내홍을 겪는 한국노총은 한나라당에 ‘정책연대’ 카드를 흔들며 압박하기 시작했고, 야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노조전임자의 급여를 금지하고 ‘타임오프제’를 도입한 근본 취지는 노조의 자주성을 확보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노조는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 한편 그동안의 조합 운영 틀에서 벗어나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 이익을 위해 정치투쟁이나 상급단체 파견보다는 복지나 고충처리 등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영계는 달라진 노무관리 환경에 맞춰 원활한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전임자의 임금을 물밑에서 지급하거나 편법적 요구를 수용하면 전임자의 폐해를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업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의 요구에 원칙대로 대응하려면 투명경영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대화가 아닌 대결 분위기로 시작하는 노사교섭현장, 문제의 근원적 해결보다는 적당히 노사가 담합해서 부담을 하청기업이나 국민들에게 넘기는 후진적 노사문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개정노동법에 대한 낙관적 전망
노동조합의 조합원 규모별 근로시간면제 한도가 5월 1일에 결정됐지만 큰 영향을 받는 대기업 현장에서 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임금을 받는 후진적 관행이 얼마나 개혁될 수 있을까. 종전에는 학자들 사이에 비관론이 적지 않았지만, 낙관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면위)가 유급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정하면서 중점을 둔 것 가운데 하나가 중소기업 노조에 대한 배려와 대기업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다. 대기업 노조들은 조직의 사활까지 걱정하지 않고도 유급 전임자 축소에 대응할 방법이 있다고 근면위 공익위원들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임자 수를 대폭 줄여야 하는 조합원 1000명 이상 대기업 노조들은 대략 서너 가지 대응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조합비 지출구조를 건전화하거나 조합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대기업 노조의 경우 조합비에서 인건비 비중이 2.7%에 불과하므로 불요불급한 행사비 등을 대폭 줄이면 상당한 규모의 인건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타임오프제 도입에 대비해 조합비를 30% 이상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1441명 가운데 76.9%가 현재 기본급의 0.9%인 조합비를 0.3∼0.5% 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대기업 노조들은 타임오프 한도의 예외규정을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산업안전법이나 근로자경영참여법 등에 규정된 노사공동업무의 경우 타임오프 한도 외에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별도의 유급노조활동시간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노사간 갈등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노사간의 이면 합의로 법규정보다 더 많은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불법행위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지난 5월 3일 기자간담회에서 “7월 이후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법 위반사항을 집중 점검해 불법적 급여 지급에 대해서는 (사용자를) 부당노동행위로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상당수 노동법학자들은 노사 어느 한쪽의 고소·고발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데 고소·고발이 가능하겠느냐는 이유를 들어 사용자의 임금지급을 법으로 금지하는 게 법리상으로 맞지 않고, 국제 기준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해 왔다. 이철수 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전임자 임금지급에 대한 처벌조항은 “사용자가 (전임자 불법 임금지급은) 다 내 잘못이니 나를 매우 쳐 달라”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근면위의 한 공익위원은 “특별히 재정비리가 드러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부가 (이면합의에 의한 임금지급 관련) 자료를 노사에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결국 노사가 복수노조의 견제 등과 같은 자정기능을 통해 타임오프제를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10년 전부터 꾸준히 노조전임자를 줄인 한 공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공기업은 1996년 77명이던 전임자 수를 현재 19명까지 줄였다.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인 2만8000시간(14명)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다. 또한 10대 그룹에 속하는 한 대기업 계열사는 타임오프 한도가 14명인데 현재 전임자 수는 13명에 불과하다. 임 장관은 “대기업들에 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이런 노조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
   
▲ 한노총은 지난 5월 1일 타임오프 한도가 결정된 이후 내부적에서 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나오는 등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한노총은 집안싸움, 민노총은 내부 결속
근로시간면제 한도 설정 이후 한국노총은 다시 집안싸움에 휩싸였지만 민주노총은 내부 결속을 다지며 투쟁을 위한 전의를 다지는 모양새다. 한노총은 지난 5월 1일 타임오프 한도가 결정된 이후 내부적에서 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나오는 등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한노총이 작년 12월4일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골자로 하는 노사정 합의 이후 내부 반발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4개월여 만에 타임오프 한도 설정으로 다시 몸살을 앓는 것이다. 한노총 산하 금융노조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면위)가 지난 1일 타임오프 한도를 결정하자 이에 반발하며 5월 3일 밤부터 5월 4일 오전까지 한노총 건물 7층 임원실을 점거하고 밤샘 농성을 벌였다. 금융노조는 타임오프 한도 무효를 선언하면서 장석춘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로 책임을 질 것 등을 요구했다. 금융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은 타임오프 한도가 적용되면 현재 295명의 전임자를 둔 금융노조는 전임자 수를 162명까지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타임오프 한도 설정 이후 금융노조의 점거농성으로 표면화된 한국노총의 내홍은 이미 감지됐다. 지난 4월 30일 근면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타임오프 한도 수정안을 논의하려고 심야에 열린 한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금융노조를 비롯해 체신노조, 전력노조, 화학노련, 금속노련 등 산별 조직이 거세게 반발했던 것. 여당과 정책연대에다 작년 말 노사정 합의의 한 주체로서 조직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는 여러 산별노조의 기대치를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사퇴 압박에 직면한 장 위원장은 5월 4일 오전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했으나 위원들의 만류로 2시간여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여당과 정책연대 파기까지 감안한 타임오프 투쟁을 마무리하고 진퇴 문제를 밝히겠다”며 타임오프 한도 재논의에 총력을 다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타임오프 한도를 재조정하라는 국회의 권고에도 타임오프 한도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 위원장을 비롯한 한노총 지도부가 더는 내부 불만을 무마할 명분이 사실상 없어진다. 민주노총은 일부 현장 노조원의 불만이 있지만 내부 결속력이 한층 강해지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민노총 조합원 사이에는 자신들이 근면위에 참여한 것은 노조법 재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타임오프 개악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민노총이 근면위에 참여한 것은 조직에 유리한 타임오프 한도를 얻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근면위가 일방적으로 타임오프 한도를 정하려는 것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개정 노조법의 무력화를 위한 전술적 포석이었다는 것이다. 근면위가 타임오프 한도를 표결하는 과정에서 민노총을 대표하는 위원 2명은 노조 전임자 문제를 노사 자율협상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며 결사적으로 투표를 저지하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실제로 민노총 산하 조직의 현장 투쟁 열기는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 28일 총파업을 벌이려다 천안함 장병의 희생을 애도하는 국민 정서와 미지근한 투쟁 동력 등을 감안해 파업을 연기했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당시 금속노조 산하 현대자동차 노조는 파업에 불참하고 나머지 완성자동차 노조의 파업 열기도 그리 높지 않았다. 강경투쟁의 상징이자 금속노조 파업의 선봉역을 맡아온 현대차 지부가 지난 4월  파업안을 놓고 투표한 결과 찬성 38%로 부결시켰고, 기아차와 GM대우차 지부는 각각 56.6%와 59.6%의 찬성률로 겨우 가결했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타임오프 한도 무효를 선언하려고 5월 4일 연 기자회견장에는 현대차, 기아차, GM대우차 등 완성차 지부 임원들이 일제히 참석했으며, 현장에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에 나설 준비태세를 갖춰가고 있다고 전했다.
   
▲ 한국노총 간부들이 5월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정부와 경영계의 ‘타임오프 제시안’ 수용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한노총 산하 금융노조의 타임오프제 반발 거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가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5월 1일 확정한 타임오프안에 극렬히 반발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노조는 5월 3,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노총에서 ‘타임오프 원천무효’를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였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한국노총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노총 지도부 총사퇴도 요구했다. 금융노조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회사 노조들의 산별연맹으로 그동안 제조업체 노조보다 상대적으로 온건해 이번 대응은 이례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금융노조를 잘 아는 노동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노조가 다른 산별연맹에 비해 전임자 처우가 좋은 만큼 전임인 간부들이 ‘밥그릇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타임오프가 시행되면 현재 우리은행 등 35개 지부 295명인 전임자를 162명으로 줄여야 한다. 감사원과 한국노총에 따르면 농협 노조는 지난해 4월 위원장 등 간부들이 조합원 금강산 관광을 수행한 여행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등 3년간 1억여 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같은 해 5월에는 우리은행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대의원 대회, 직원 단합대회 때 행사업체와 짜고 비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회삿돈 1억4000여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 노조 집행부도 지난해 3월 조합비 4000만 원을 유흥비로 유용했다가 적발돼 조합원에게 사과성명을 내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타임오프 확정안이 대형 사업장 노조를 최대 희생자로 전락시키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상당수 예산을 조합 활동과 관계없는 분야에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금융노조는 통일사업 분야에 2200만 원, 투쟁선봉대 연수비용으로 45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조합원이 약 9만6000명인 금융노조 조합비는 1인당 월 약 1만1000원. 월 1만 원씩만 올려도 약 115억 원의 조합비가 확보된다. 외환은행 전임자의 연평균 급여(9350만 원)로 환산하면 약 123명, 하나은행 전임자의 연평균 급여(5037만 원)로 환산하면 228명의 전임자를 쓸 수 있는 돈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금융노조가 현재 전임자 수를 유지하려면 조합원 1인당 1만 원씩만 더 내면 된다”며 “자체 조합비로 충분히 전임자 급여를 마련할 수 있는데도 회사에서 더 얻어내려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도마 위에 오른 타임오프제의 한도 효력
   
국회 환경노동위의 5월 6일 전체회의에서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면위)가 5월 1일 의결한 근로시간면제 한도의 효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근면위가 법적 시한을 넘기고 의결해 무효이므로 다시 심의·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노동부는 적법한 의결로 효력에 문제가 없다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재심의 권고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면서 전체회의를 정회시켰으나 한나라당이 협의에 불응하고 회의장에서 대거 철수하면서 파행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노조법 부칙에는 근면위가 4월 30일까지 의결하지 못하면 근면위의 공익위원들이 국회 의견을 들어 의결하도록 돼 있다”며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있으므로 재심의를 하도록 권고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4월30일 근면위 전체회의 시 직원별 임무’라는 제목의 노동부 문서를 공개하면서 “왜 물리적으로 강행처리하는 것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었느냐”며 “날치기를 위해 작전을 짠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위법한 결과를 초래한 노동부 장관과 근면위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국노총 출신인 한나라당 이화수 의원도 “양대 노총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환노위원장도 “부칙의 시한은 적법절차 규정으로 이를 어기면 위법”이라며 “(타임오프 한도의) 현실적 보완을 촉구하고 필요하면 환노위가 중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오늘 자리는 여야가 (타임오프 한도에 대한) 중재안을 내는 자리가 아니다”며 타임오프제 재심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임 장관도 “법제처에 구두 질의해본 결과, 법제처도 정당하게 의결을 거치면 효력에 하자가 없다고 했다”면서 “(노조법 부칙의 의결시한은) 훈시규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법률적 공백상태에 들어간다”며 “이 경우 7월1일부터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는 금지되지만 타임오프 한도는 적용이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비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법원 결정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근면위 결정을) 고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노동조합 활동만을 하는 전임자의 유급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둘러싼 노정 갈등이 극적인 2라운드에 돌입했다. 한국노총이 5월 10일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 3자 대화를 제안했다.

타임오프제 재논의 이루어지나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5월 1일 의결한 타임오프 한도에 대해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의결의 법적 효력을 놓고 국회와 정부가 충돌했다. 효력의 유무에 따라 타임오프 재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5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노위 대회의실에서 노동부로부터 근면위의 논의 과정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근면위가 타임오프 한도를 시한을 넘겨 강행 표결처리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이번 타임오프안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정 노조법 부칙 2조에 따르면 근면위는 최초로 시행될 타임오프 한도를 2010년 4월30일까지 심의·의결(제1항)해야 하고 이 기한을 넘기면 공익위원들이 국회의 의견을 들어 심의·의결(제2항)할 수 있다. 추 위원장은 “부칙 2조의 1항과 2항은 일련의 적법절차 조항”이라면서 “이를 안 지키면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항에서 규정한 4월 30일 자정을 넘겼다면 자동적으로 2항으로 넘어오는 것”이라면서 “그것을 어길 경우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국회의 의견을 들어 공익위원들이 결정하도록 한 조항은 안 지켜도 되는 임의조항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근면위가 타임오프 한도를 표결처리한 과정은 정당한 의결을 거쳤기 때문에 효력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예산 의결이나 최저임금위원회 의결 등과 같이 4월 30일의 시한은 훈시규정”이라면서 “법제처에 구두 질의해본 결과 법제처에서도 정당하게 의결을 거치면 효력에 하자가 없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노동부는 또 국회의 의견수렴 조항도 근면위가 기한까지 정족수를 채울 수 없어 의결이 불가능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결 절차를 완화시킨 규정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근면위 의결의 법적 효력을 놓고 치열한 법리싸움을 하는 이유는 이 결과에 따라 타임오프 재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이 5월 1일 서울 행정법원에 ‘근면위 결의 및 고시처분 취소 청구, 집행정지 신청’을 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는 8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추 위원장이 ▲지역적 분산 ▲교대제 근무 ▲종업원 수 등을 고려하되 기존 타임오프 한도의 3분의1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노사 합의를 통해 추가 한도를 부여할 수 있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는 것으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 권고안은 의결 정족수 미달로 환노위 전체 의견으로 볼 수 없다. 한편 장석춘 한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 6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타임오프 한도의 재논의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장 위원장은 “한노총은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타임오프 한도 논의에 성실하게 임했지만 정부는 우리와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렸다”며 “우리는 절박한 심정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법정 논의시한을 넘겨 날치기 통과된 근면위의 의결은 원천 무효”라면서 “개정된 노조법의 취지와 노조의 의견, 그리고 국회의 의견을 반영해 새롭게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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