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이라는 악기의 목적은 북을 두드려 나는 소리는 소통하기 위함이고, 의성어는 구름이 ‘둥둥둥’ 또는 둥실둥실 떠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 북의 기원, 자명고(自鳴鼓)
구석기시대(250만년전~1만2천년전)에도 두드려서 소통하는 물건이 있었는데 이것이 “북”의 기원이다. 이 물건이 진화하여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역사 ≪삼국사기≫에 따르면, 1세기 초에 고구려 당시 낙랑에는 적이 침입해오면 저절로 소리를 내어 그 사실을 알리는 자명고(自鳴鼓)가 있었기에 한나라가 고구려를 정복할 수 없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북’이란 말의 기원이 되기도 하지만, 북을 만든 목적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북이라는 도구의 첫 용도를 추측할 수 있고, 북을 만든 이유를 이해하게 하며, 언제부터 북의 역사가 시작되었는지 추론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름을 지을 때는 대개 그 이름 속에 바라는 것을 이입시키게 된다. ‘북’이라는 소리로 표현되는 이름도 ‘북’을 만든 목적을 추적해보면 그 의미를 찾아올 수 있다. 여기서는 ‘북’이라는 소리의 음가(音價)를 통해서 ‘북’의 어원을 추적해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2. 북이라는 소리(音)의 의미
‘북’이라는 악기의 목적은 북을 두드려 나는 소리는 소통하기 위함이고, 의성어는 구름이 ‘둥둥둥’ 또는 둥실둥실 떠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물건을 보면 표면은 소(牛)가죽이랑 말(馬)가죽을 나무통에다 덧대어 만든다. 그래서 ‘북’에는 대지를 딛고 우뚝 서 있는 소의 맥박소리가 나며. 말이 달리는 심장소리가 난다. ‘북’에는 사람의 심장소리와 대지 위의 울림과 메아리, 바람소리를 닮았다고 한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환경에서 반응하는 과정은 ‘북’을 나타내는 글자 ‘북(鼓)’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왼쪽의 주( )자를 들여다보면 열십(十)에 콩두(豆)가 있고 오른쪽에는 지탱할‘지(支)’자가 붙어있다. (支)괴다(사랑한다)는 뜻을 가진 이 글자는 바로 소통을 나타낸다. 그래서 ‘북(鼓)’이라는 악기는 만남과 화합을 위해 인류가 목축생활을 하던 선사시대부터 만들어진 물건이며, 처음엔 손으로 두드려서 소통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3. 북은 소통의 기능
그러나 ‘하늘’(ㅎㆍㄴ 울)이라는 소리의 의미를 알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개념의 하늘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이란 소통을 위한 하나의 공간이라는 의미다. 그런 공간이 없다면 소리가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을 상상해 보면 하늘이 무엇이며, 왜 ‘북’이라는 악기를 두드려 소리를 내는지도 알 수 있다.

‘북’은 지구(땅)와 태양(빛)의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부연 설명을 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소리를 이용해서 무엇을 전한다는 것은 빛이 없는 캄캄한 상황에서다. 캄캄하다는 것은 밤이며, 이 밤에 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소리(빛)밖에 없다. 여기서 밤이라는 것을 지구와 태양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면 내가 서있는 지구의 표면으로부터 반대 방향에 태양이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밤은 지구가 태양을 돌아앉아 있기 때문으로 이해를 하면 된다. 이때는 소리로 소통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가정해보면 ‘북’소리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4. 북소리는 영혼을 울린다

▲ ‘북’소리 “둥”. 그 울림으로 하늘이 열리면서 땅이 깨어나고. 그 기운으로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하며. 생활 깊숙이 우리의 삶과 함께 싹터온 것이 북춤이고, 이것의 새로운 장르가 바로 한울북춤이다.

한편 그런 ‘북’이라는 소리의 뜻을 생각한다면 ‘북’ 자체에 그 뜻이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양쪽으로 동물의 가죽을 대고, 가운데는 비워 만든 형태로부터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두뇌를 포함한 모든 우리 몸의 기관이 가죽(껍질)으로 덮여 있다는 것을 상기하면 왜 가죽으로 소리를 내게 만들었는지도 함께 알 수 있다. 우리는 머리에 영혼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육체의 맨 윗부분을 ‘멀리 있는’ 존재라는 의미의 ‘머리’라는 소리로 그 이름을 지어준 것이다. 이 ‘머리’라는 소리와 사물놀이 중에서 그 소리가 가장 ‘멀리’가는 ‘북’을 가지고, 소통(神)하는 행위와의 상관관계를 알면 ‘북’이라는 악기의 의미도 함께 알 수 있다.

궁궐 밖에 큰 북을 설치하여 백성들의 억울한 소리를 들어 질서를 유지할 힘을 받기 위해 신문고(申聞鼓)를 설치하여 소통의 수단으로 그 가치를 다하게 하고, 신(힘)을 부르는 소리가 ‘북’소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기운이나 힘을 솟아나게 하는 것을 ‘북 돋운다’고 하고, 해가 빠지고 난 뒤 그 해가 숨어 있는 쪽을 ‘북쪽’이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농부들이 농작물을 비롯한 식물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뿌리 주위를 돋우어주는 것을 ‘북 돋는다’라고 하는 것은 바로 잎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리고 ‘북’의 실질적인 의미를 하나 더 찾아보면, 사람이 죽어 묻히는 곳, ‘북망산천’도 영원한 사후(死後) 세계를 갈 때 ‘북’소리 진동과 빛을 찾아가는 “북쪽”이라는 의미가 된다.

5. 북돋우는 힘, 북소리
이런 ‘북’이라는 악기의 재료나 의미를 되새겨 볼 때, 모든 악기 중에서 가장 먼저 사용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목적이 풍물(風物)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소원(風 바람은 바란다는 것)을 빌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유일신(神)을 부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뒤 농사(農事)를 지으면서 풍년을 기원하는 농악으로 바뀐 것은 바로 농(農)이라는 것의 기본이 곡(曲)이기 때문이다. 굽다(曲)는 것의 의미와 별 진(辰;일월성신)농(農)은 바로 유일신(神)에게 머리를 굽혀 절을 하는 행위를 나타내기 위한 과정을 위미한다.

북은 농경사회에서 공동으로 해야 할 일의 능률과 호흡의 맞춤으로 사용되며, 사람의 말소리보다 일체감이 더 강하기에 척박한 환경에서 사용이 더 발전된 동기로 볼 수 있다. 그 뒤 전쟁을 할 때 ‘북’을 친다는 것은 두드린다는 행위와 다르며, ‘북’의 용도가 일탈을 한 것으로서 맨 나중에 생긴 용도라 할 수 있다.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둥둥둥’ 귀로 전해서 심장으로 전달되면서 힘이 생기는 울림으로 보면 된다.

이와 같은 ‘북’이라는 악기의 의미를 생각하면, 왜 산(山；뫼)이 많은 영남지방에서 장구보다는 ‘북’의 가락과 춤(舞)이 발달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바로 뫼(山)라는 것이 모(윷놀이의 모)가 ‘ㅣ’하는 곳이기 때문에 백두대간을 따라 생겨난 소리. 뫼(山)나리(메아리) 토리(소리), 그것은 산의 큰 울림이다. ‘북’소리 “둥”. 그 울림으로 하늘이 열리면서 땅이 깨어나고. 그 기운으로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하며. 생활 깊숙이 우리의 삶과 함께 싹터온 것이 북춤이고, 이것의 새로운 장르가 바로 한울북춤이다.

<참고자료>
군대에서의 북은 배가 떠날 때나 군대가 진격할 때, 또는 승전이나 패배를 알리는 데 이용되었다. 흔히 쓰이는 “승전고(勝戰鼓)를 울렸다”거나 “기(旗)를 들고 북(鼓)을 쳤다”라는 말은 각각 싸움에 이겼음을 알리거나 적에게 항복함을 알린다는 뜻이다.

이처럼 군대에서는 군 사기와 전투력 활력소에 영향을 주어 공격정신을 배양할 수 있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북이 전투장에서 활용이 되어 지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큰 북의 ‘둥! 둥! 둥!’ 거리는 소리가 마치 사람의 심장박동과 비슷하다는데 있다. 북소리가 그런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은 원시 시대부터 나팔과 함께 전쟁터에서 전사들을 뜨거운 전율감을 불러일으키고 전투력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악기로 사용이 되어졌다. 더불어 북소리는 혈관과 심장 그리고 신경에 영향을 주는 등 맥박을 더욱 빠르게 올리는 효과를 발휘하여 생명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한편, 북(鼓)이란 말은 우리 민족 고유어이며 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를 두드려서 소리 내는 악기는 모두 ‘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은 타악기의 하나로서 나무나 쇠붙이 따위로 만든 둥근 통의 양쪽 마구리에 가죽을 팽팽하게 씌우고, 채로 가죽 부분을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이것은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으나, 다른 어느 악기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원래 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북은, 그 상징성 역시 소리와 관련된다. “북은 칠수록 소리가 난다”는 속담은 소리 자체의 상징성을 말한 것이다. 또한 음악의 장단을 맞추는 도구이기도 한 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공통적인 악기이며 원시적인 충동의 유산이다.

민족에 따라 북의 형태와 리듬이 다르지만 북소리를 들으며 느끼는 충동은 인간의 본능에 호소하는 공통성을 지닌다. 북은 황홀경(ecstasy)을 느끼게 하는 악기이다. 그래서 북은 모든 악기의 시원(始原)이 된다.

이와 같이 북은 그 구조가 간단한 관계로 그 역사가 오래되고 또 세계 모든 지역에서 그 발생을 볼 수 있으며 각각 그 민족의 특색을 지닌 것으로 발달했다. 동양에 있어서도 인도, 중국 등에서 그 발생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장에 따라 여러 가지 변종이 전해져 왔는데, 풍물악기 중에서 북은 최고의 악기이다. 그 이유로는 청동기시대 이전의 목축시대에 만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구조로 된 악기이기 때문이다.

먼저, 북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신석기시대 이후 다양한 지역에서 유물로 발굴되어짐을 알 수 있다. 가장 오래된 북은 모라비아 지방에서 발굴되어졌으며, 무려 BC 6000년의 것으로 추정된다. 초창기의 북들은 속이 빈 나무통을 잘라 파충류나 어류의 껍데기로 한쪽을 막아서 만들었으며, 손으로 직접 치는 타법으로 소리를 냈다. 이후 껍데기 대신 사냥해서 얻은 짐승이나 가축의 가죽을 사용하게 되었고, 손으로 치는 대신 채를 사용하게 되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