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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의혹 풀 수 있을까
2012년 총선과 대선자금으로까지 수사확대될 듯
2015년 06월 08일 (월) 00:26:0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경남기업의 조직적 증거인멸·은닉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해외 자원개발 비리 수사 착수 이후 경남기업 경영진 ‘대책회의’가 없애거나 숨긴 흔적을 찾는 것이 이 수사의 핵심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수사팀은 이때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고지기’ 한장섭(50) 전 부사장이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난 전표 등을 폐기 대상으로 선별했다고 본다. 하지만 그는 대책회의의 다른 인사들과 달리 구속되지 않았다. 증거인멸·은닉 혐의의 박준호(49) 전 상무와 이용기(43) 부장은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다가 이미 구속 수감됐다.

한장섭 전 부사장 수사팀에 적극 협조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경남기업 경영진 대책회의에 들어갔던 정낙민(47) 팀장의 경우 소환 사실을 공개했지만, 한 전 부사장은 수차례 비밀리에 불렀다. 회사 내 지위로 볼 때 한 전 부사장이 성 전 회장 사후 경남기업 경영 비리의 책임자라는 점도 불구속 수사에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내부 정보에 가까이 접근했던 한장섭 전 부사장이 수사팀에 적극 협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른바 ‘플리바게닝(유죄 협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전 부사장은 지난 3월 특수1부 수사를 받을 때 피의자 신분으론 이례적으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았고, 현장 전도금 명목의 32억원의 인출액·시기 정보를 검찰에 제출했다. 그는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건너간 의혹을 받는 1억원,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된 의혹을 받는 2억원 등을 마련한 과정에 모두 개입돼 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 역시 비자금 인출 내역을 소상히 아는 한 전 부사장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한 전 부사장이 출근하다시피 검찰에 나가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팀이 최근 확보한 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은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풀어 갈 단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물론 2012년 총선 자금과 대선 자금으로까지 수사를 확대시킬 폭발력이 있다는 것이다. 한씨는 검찰에 나와 “성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2012년 4월 총선을 전후한 시점과 12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 수억원대 현금성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을 통해 마련한 비자금으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측에 2억원을 건네고 2011년 6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홍준표 경남지사 측에 1억원을 줬다는 정도의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씨의 진술로 2012년 총선 과정에서도 일부 불법 정치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검찰은 ‘리스트’ 의혹을 넘어 불법 정치자금 흐름 전반까지 확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한씨가 경남기업 재정을 총괄 담당하며 비자금 조성 과정과 사용처 등을 폭넓게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진술에 상당한 무게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13일 검사 10명·수사관 10여명 규모로 출범한 수사팀은 그간 탄력적으로 인력을 지원받다가 5월4일 주영환 부산고검 부장 등 부장급 검사 3명을 합류시켰다. 수사팀 관계자는 “2단계로 접어든 수사 때문에 인력 수요가 커졌다”고 증원 배경을 설명했다. 수사팀은 지금까지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에 해당하는 경남기업과 성 전 회장 측근에 대한 수사를 ‘1단계’로, 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2단계’로 분류해 진행해 왔다. 수사 인력 증원은 성 전 회장 메모지에 거명된 정치인 8명을 넘어 수사가 확대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씨가 성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2억원을 건넨 대상으로 지목한 새누리당 대선 캠프 출신인 김모씨는 대선 자금 수사와 관련, 최우선 소환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캠프 공보단 수석 부대변인으로 일했고, 충청 출신으로 성 전 회장이 만든 충청포럼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조만간 김씨를 불러 실제 2억원을 받았는지, 현금의 최종 종착지는 어디였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김씨가 대선 캠프에 몸담았었고, 수수 의혹 금액이 2억원이라는 점에서 성 전 회장이 자살 전 2억원을 주었다고 밝힌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서병수 부산시장과의 연관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홍 의원은 박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서 시장은 당무조정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김씨는 “성 전 회장 및 경남기업 임원들과 친한 사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한씨는 만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대선자금 7억원’의혹의 실체 벗겨지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새누리당 대선 캠프 관계자인 김모씨에게 건넸다는 2억원의 종착지는 홍문종 의원일까, 서병수 부산시장일까, 아니면 제3자일까. 2012년 11월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대변인 김모(54)씨는 경남기업 회장실에서 한장섭 전 경남기업 부사장로부터 2억원의 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부사장이 검찰에 진술한 내용이다.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작성한 ‘성완종 리스트’에서 새누리당 대선자금으로 추산되는 금액은 모두 7억원이다. 새누리당 대선캠프 주요 인사였던 유정복 인천시장 3억원, 서병수 부산시장으로 추정되는 부산시장 2억원, 홍문종 의원 2억원 등이다. 검찰이 ‘전달자’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에 들어가면 이들 3인의 수수여부나 또 다른 대선자금 실마리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2012년 대선자금이 수사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성 전 회장은 생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박근혜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이던 홍문종 의원에게 2억원의 대선자금을 줬다고 말했다. 때문에 김씨가 받았다는 2억원이 홍 의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우선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홍 의원 측은 “성 전 회장은 물론 김씨한테서도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김씨와 홍 의원 측은 서로 상대방을 잘 모른다는 입장이다. 성 전 회장과 김씨는 충청포럼을 통해 오랜 기간 친분을 쌓은 사이지만, 김씨는 자금을 전달할 만큼 홍 의원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 전 부사장의 진술을 토대로 ‘부산시장 2억’‘유정복 3억’부분으로까지 수사 확대를 타진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은 당 사무총장 겸 당무조정본부장으로서 선거 조직과 자금 관리를 했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다. 특히 2억원의 액수가 맞아 떨어지는 서병수 시장에게 의혹이 더 쏠리고 있다. 검찰은 돈이 현금으로 오고 간 만큼 김씨의 진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씨가 입을 열지 않으면 최종 종착역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선자금의 파급력 때문에 김씨가 종착지를 진술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본인이 2억원을 챙긴 것이 돼 혼자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김씨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 결국 2억원의 쓰임에 대해 진술할 것이란 데 검찰은 기대를 하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대선 이전 경남기업의 비자금 출납 내역을 확인하고, 경남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용처를 캐묻고 있어 성 전 회장 메모지에서 촉발된 ‘대선자금 7억원’의혹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김씨는 “대선 때 경남기업 회장실에 간 적도, 2억원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전 부사장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배달사고’를 냈다는 말인데, 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해 했다. 앞서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지난 4월27일 자신의 재산 증식과정에 대해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언론사와 해당 기자에 대해 법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추측성 기사”라며 “허위 사실에 기반해 기사를 작성, 보도한 유명식 기자와 한국일보사에 대해 엄정한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관계에 입각한 자료를 작성해 언론사에 반박 보도자료를 보낼 예정”이라며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국회의원 품위와 명예를 훼손한 한국일보사와 해당 기자에 대해 검찰 고발 등을 통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금일 추측성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한국일보사는 작년(2014년) 11월12일과 12월18일 두 차례에 걸쳐, ‘지난 총선과정에서 선거 사무실에 경민대학교 교직원을 선거 사무실에서 돈 한 푼도 주지 않고 부려먹었다'는 등 2건의 기사를 작성해 보도한 바 있다”며 “해당 기사 1건에 대해선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 승소했으며, 또 1건에 대해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한국일보는 홍 의원의 현금성 자산이 2012년 3억원, 2013년 5억원 등 2년에 걸쳐 8억원 증가했으나 이 가운데 의원세비 등 공식 수입을 뺀 2억~3억원 가량은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홍준표 경남지사 혐의 풀기엔 ‘틈’ 많아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끝낸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지난 5월10일 홍 지사의 여론전에 정면으로 반격했다. 앞서 홍 지사는 “가장 중요한 돈 전달 시간과 장소는 묻지도 않더라”라면서 사실관계 파악도 검찰이 아직 못 끝낸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부인할 게 뻔한데 왜 물어보느냐’며 홍 지사의 발언을 일축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 홍 지사 본인의 확인을 거칠 필요조차 못 느낄 정도로 탄탄한 수사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수사팀은 홍 지사가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둔 2011년 6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받은 의혹이 사실이라는 잠정 결론을 이미 내린 상태다. 홍 지사는 의혹이 불거진 뒤 줄곧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이날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억원에 양심을 팔 만큼 타락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수사팀은 “홍 지사가 하실 말씀을 충분히 하시도록 배려했다”고 전제한 뒤 “다만 상당 부분에서 우리의 조사 내용과 차이가 많이 났고, 말 그대로 ‘변명’을 많이 준비해 왔으나 어떤 부분은 소명이 충분치 않았다”고 밝혔다. “홍 지사의 변명은 수사팀의 예측 범위 안에 있었다”는 말도 했다. 의혹을 해소하기엔 홍 지사의 해명에 ‘틈’이 너무나 많다고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수사팀이 홍 지사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근거는 세 가지다. 먼저 문제의 1억원이 전달된 시점과 관련, 지금까지 ‘2011년 6월쯤’이라고만 알려진 것과 달리 ‘날짜’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그 동안 윤씨의 언론 인터뷰 내용 등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견고하게 조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윤씨는 2010년 당 대표 경선 땐 여러 번 봤지만, 2011년에는 11월에만 봤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이마저 ‘기억의 왜곡’이나 ‘의도적인 거짓말’로 보고 있다. 홍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사무실인 ‘의원회관 707호실’과 ‘지하주차장 내 홍 지사 차량 내부’로 엇갈렸던 돈 전달 장소에 대해서도 수사팀은 “지하가 아니라 지상”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윤씨의 진술은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이 일관되게 유지돼 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실상 의원회관 707호라고 특정했다는 얘기다. 특히 수사팀은 돈 전달 당일 홍 지사와 그의 측근인 나경범 전 보좌관(현재 경남도청 서울본부장)이 의원회관에 체류한 사실을 보여줄 사진 등 물증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보좌관은 윤씨가 홍 지사에게 건넨 돈을 넘겨받아 자리를 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특정인의 동선에는 반드시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그런 것과 객관적 자료를 다 확보했기 때문에 동선 부분에선 시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사팀은 나 전 보좌관 명의 경선자금 계좌에 1억여원이 7차례 쪼개져 입금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문제의 계좌에는 2011년 6월 말~7월 초 5,000만원과 1,160여만원, 3,500여만원, 600만원 등이 입금됐다. 이 돈이 문제의 1억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지사 측은 이날 경선자금 관련 자료를 검찰에 추가 제출하면서 “문제 있는 돈을 선관위 신고 계좌에 넣었겠느냐”며 ‘합법적인 돈’임을 주장했다.

이 전 총리 의혹의 핵심 목격자 소환 조사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은 지난 5월6일 오후 이완구 전 총리의 3천만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선거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한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씨는 당시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얼굴을 봤다고 증언을 한 핵심 목격자이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재선거 당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이 든 ‘비타500’ 상자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일에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실 앞 탁자에서 성 전 회장이 자신의 비서와 이 전 총리 측 선거본부장 및 도의원 3명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것을 직접 봤다”고 증언했었다. 한씨는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이 전 총리 측으로부터 수차례 접촉 시도를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한씨는 지난 4월 30일 “지난달 20일과 21일, 이 전 총리 측 김모 비서관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이 전 총리가) 계속해서 성 전 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고 하니까 양심에 따라서 기억나는 것을 말한 것”이라며 “나를 특정해서 이완구 쪽이나 측근들에게 계속 전화가 오는 것은 상당히 위협이 된다"”고 압박감을 토로했었다. 수사팀은 한씨를 상대로 성 전 회장의 얼굴을 직접 본 것이 사실인지, 이 전 총리와 만나는 것을 목격했는지, 증언 이후 이 전 총리 측의 접촉 시도가 사실인지 등을 집중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지난 5월14일 검찰에 출석, 다음날인 15일 오전 1시까지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과 독대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독대는 기억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측근들을 통해 주요 참고인을 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럴 이유가 없다”며 부인했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특별수사팀 조사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 도착한 이 전 총리는 취재진을 만나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검찰에서 상세히 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12층 조사실로 갔다. 조사는 특별수사팀 소속 주영환 부장검사와 부부장검사 한 명이 맡았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에 나섰던 2013년 4월4일 자신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측근들로부터 당시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했고, 쇼핑백에 담아 둔 현금 3000만원이 독대 장소에서 건네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이 전 총리를 상대로 당일의 구체적 동선을 확인하면서 부여 선거사무소에 머문 구체적 시간대가 어떻게 되는지, 성 전 회장을 따로 만난 게 아닌지, 선거자금 회계 처리는 투명하게 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이 전 총리는 “당시 성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으며 금품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참고인 진술과 여러 물증에 비춰 3000만원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일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병기 비서실장 “혐의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겠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5월1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고리로 한 야당의 사퇴 압박에 “나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금품 수수) 혐의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둘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인이 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육성 녹음에 이 전 총리는 3000만원이라는 액수가 나오고, 저는 안 나온 게 제일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리스트에 이름 석 자 올랐다고 해서 사표를 내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며 “필요하면 검찰 조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이 실장은 “안 지 30년이 되는 사이여서 조언도 하고 부탁도 했지만 금전이 오간 사이는 절대 아니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최근 1년간 140여 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저는 오는 전화 다 받는 사람”이라면서 “90% 이상 성 전 회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고 밝혔다. “성완종 리스트에 비서실장이 거명된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뭐라고 했느냐”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은 ‘이름이 났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고 저는 ‘전혀 금전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운영위는 사실상 ‘성완종 리스트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선제공격에 나선 새정치연합은 파문에 연루된 이 전 총리가 사퇴했듯이 이 실장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진 성 전 회장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이 ‘특혜성’임을 거듭 주장하며 역습을 시도했다. 유대운 새정치연합 의원은 “메모에 금액이 없으니까 안 받았다는 것은 비상식적 해명”이라면서 “현직에 있으면 검찰이 자유롭고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없으니 거리낄 것이 없다면 자리를 내려놓고 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성 전 회장이 2004년 8월2일 항소를 제기한 지 3일 만에 이를 취하한 것은 광복절 특사를 기대하고 청와대 실세들과 교감을 했기 때문으로 비쳐진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경남기업 워크아웃 지원 위해 규정 변경
금융감독원이 작년 초 경남기업의 세 번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지원하기 위해 규정까지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17개 채권단 중 두 번째로 채권이 많았던 서울보증보험(현 SGI서울보증)이 경남기업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을 거부하자 이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29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직후인 작년 4월에 건설사 워크아웃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신규 지원 분담률 산정 대상 신용공여에서 이행성보증은 별도 구분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SGI서울보증 같은 이행보증기관은 경남기업을 끝으로 채권금융회사들이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신규자금을 분담할 때 빠지도록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금감원은 2012년 채권단 이해관계가 복잡한 건설사들의 워크아웃을 위해 금융회사들의 동의를 얻어 별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엔 신규 자금 지원 등과 관련, 보증회사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가 책임을 분담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경남기업 지원을 위해 수정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행보증을 대출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는 보증회사의 주장을 고려한 것으로 은행들도 동의했다”며 “시행 시기가 우연히 경남기업 워크아웃 직후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채권은행들은 보증회사가 빠지면 책임 부담이 그만큼 커지는데 채권단이 흔쾌히 동의했겠느냐고 반박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의 책임 분담 원칙은 한번 깨지면 돌이키기 어렵다”며 “앞으로 워크아웃 및 채권단 관리를 받는 자율협약 기업의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채권단 사이에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기업의 3차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금융감독원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수사 중인 검찰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 고위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5월1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속 기관의 고위관계자와 실무자 등 3명을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4월29일 경남기업 워크아웃 당시 금감원의 김모 기업금융개선국장과 최모 기업경영개선2팀장 등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신한은행 등의 주요 임원과 통화한 기록, 이메일 송수신 내역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으로부터 성 전 회장의 공식 일정이 담긴 다이어리 등을 넘겨받아 금융계 인사들과 만남을 가진 시점이나 횟수 등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금감원 김모 국장이 성 전 회장 의원실을 수차례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이 승인될 당시 성 전 회장은 정무위원회 소속이었고 금감원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었다. 이들은 앞선 감사원 조사에서 “여러 가지 경제적인 요소들을 판단하고 금감원의 직무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한 직무수행의 일환”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를 마친 다음 감사원에 적발된 금감원 김모 국장과 최모 팀장을 소환해 외압 정황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한 금감원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쪽에 대주주 지분의 무상감자 없이 출자전환을 승인하도록 압력을 넣는 등 경남기업에 특혜를 주고 모종의 대가를 받았는지도 캐물을 예정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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