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6.19 수 07:32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컬처·라이프
     
한국적이면서도 조형의 아름다움과 흙으로 명품을 만들다
2024년 04월 02일 (화) 13:30:14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장인정신(匠人精神).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하거나 한 가지 기술을 전공하여 그 일에 정통하려고 하는 철저한 직업 정신을 일컫는 말이다. 장인은 전력을 다하여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에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철저한 장인 정신의 소유자를 말한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사전을 찾아보면 ‘명품(名品)’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어로 명품을 뜻하는 ‘Prestige’ 역시 장인정신과 예술혼이 살아 있는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을 의미한다. 세상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듯 그릇의 쓰임새도 변했지만 고집스럽게 그릇에 혼을 불어넣는 장인의 정신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했지만 도자기들을 바라보노라면 얼마나 자연에 충실한가, 얼마나 사람을 위한 것인가를 느낄 수 있다.

▲ 연파 신현철 명장

한국적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으로 명성 얻어
‘광주 왕실 도자기 명장’ 연파(連波) 신현철 도예가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우리의 전통을 전승하되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것을 창작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신현철 도예가는 한국적이면서도 조형의 아름다움과 흙으로 보석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0여 년간 도예가로서 외길을 걸어온 신현철 도예가는 차 도구의 새로운 개발과 디자인 연구로 후배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지난 2013년 경기도 광주 왕실도자기 명장으로 지정된 신현철 도예가는 1999년도 일본 지바현에 있는 가와무라 기념미술관 개인 초대전도 도자기 전시로는 최초로 초대받았으며, 2001년도에는 중국 의흥 국제도예전에서 세계 작가 작품 872점 중 당당히 한국인으로서 1등을 거머쥐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2012년 국립중앙박물관에 문화재로 작품 <화준>을 기증하였으며, 2015년 도예 공모전 심사위원 및 명다기 품평대회 심사위원, 대한민국 차 문화, 명인 선정위원을 역임했다. 2018년 중국 국립 박물관인 다엽 박물관에서는 5000년 역사 도자기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동서고금 국가급 1급 자격으로 개인전시 초대전을 개최한 그는 한국 도자기의 자긍심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직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히 반응하고, 
내면의 소리,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자각, 
도자기 자체가 삶의 결과물이다”

신현철 명장은 한국의 대표적 왕실요의 고장인 경기도 광주에 있는 신현철도예연구소에서 차도구, 찻사발, 화병, 달항아리 등 한국적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의 작품은 무엇보다 대담한 창의성이 돋보인다. 특히 봉은사 연못가에서 연잎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우치고 모티브를 발견해 선보인 <연잎 다기 세트>는 전통과 현대가 하나로 어우러진 다구로 손꼽힌다. 차 전문지인 <다담(茶談)>지 1987년 11월호 표지 사진으로 소개된 이후 대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연잎 다기 세트는 1988년 인사동에서 열린 개인전 때 일본의 차인들에게 처음 소개되어 인기를 끌었고, 2001년에는 중국 의흥에서 열린 국제도예전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이후 중국의 4대 차박물관에 소장되었으며, 2008년에는 중국 사천성에 있는 중국관에 중국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초로 작품이 관 안에 소장되는 영광을 누렸다. ‘연꽃이 핀 못’이라는 뜻의 ‘연지’는 연꽃으로 연차를 할 수 있게 만든 다구로 1993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국내외의 대중적인 차 행사가 열리는 곳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베스트셀러 다구로 자리매김했다. 작은 다기 하나도 의미 없이 만들지 않는 신현철 도예가는 “세상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히 반응하고, 내면의 소리,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자각, 도자기 자체가 삶의 결과물이다”고 피력했다.

40여 년간 예술혼과 특유의 에너지 담긴 달항아리 제작

달은 어둠이 내려 고요가 가득한 세상을 부드럽게 밝힌다. 밤 하늘은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형형색색의 色보다, 흰색을 사랑했던 백의민족답게, 우리 조상들은 달을 숭배의 대상으로 바라봐왔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은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의 이미지를 우리 삶 가까이에 품고 예술로 승화시켜 왔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달항아리’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문화비평가인 프랑스의 기 소르망 교수는 우리의 백자 달항아리를 두고 “어떤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한국만의 미적·기술적 결정체이며,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정하라고 한다면 나는 달항아리를 심벌로 삼을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문화의 향기를 넉넉하게 품어낸 달항아리로
다양한 영역의 작가들에게 영감을 선사해

대중들에게 <연잎 다기 세트>로 잘 알려져 있는 신현철 도예가는 사실 40여 년간 달항아리를 빚어온 달항아리의 대가이기도 하다. 보름달을 닮은 달항아리는 자연을 담아낸 작품과 추상적 표현이 담긴 신현철 도예가만의 특색이 살아있는 작품으로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문화의 향기를 넉넉하게 품고 있다. 달을 닮은 항아리의 조형적 아름다움은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오늘날 회화의 영역을 비롯해 여러 예술의 영역에서 작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달항아리의 형태는 대부분 비대칭이다. 매끈한 균형과 흠 잡을 데 없는 좌우비례를 갖춘 게 아니라 좌우가 엇박자다. 한 번에 통째로 가마에서 구워내지 않고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든 뒤에 둘을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통 가운데 볼록한 부분에 이런저런 흔적이 남게 되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조금씩 다 다르다.

달항아리가 천의 얼굴을 지녔다고 일컬어지는 이유다. 특히 신현철 도예가는 보름달이 뜰 때 그 달을 보고 연구하며 자신의 확실한 느낌을 영과 육으로 느낀 지 3년 만에 달항아리 작업을 시작했다. 그가 한창 달에 빠져 있을 때에는 달을 쫓아가다 어느 숲까지 발길이 가 있어 먼 거리에 길을 잊어 지인에게 전화해 데리러 오라고 한 적도 있을 정도로 달 속에서 달항아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탄생한 달항아리에는 그의 예술혼과 특유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달항아리 매니아들 사이에서 신현철 도예가의 달항아리를 최고로 치며 소장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흑유(黑釉)의 명맥 잇고자 관련 연구와 제품 제작에 몰두
한국 도자기를 대표하는 청자와 백자의 유약 재현과 다양한 기물의 재현하고 제작하려 끊임없이 노력해온 신현철 명장. 특히 그는 다른 도자기들에 비해 크게 주목 받지 않았던 흑유자기의 명맥을 잇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흑유도자기, 즉 흑자(黑磁)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청자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되기 시작하여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의 삶에 스며든 그릇이다.

현재 흑유자기는 전국적으로 41곳의 가마터가 확인되고 있고, 이 중 경기도에는  포천 화대리·길명리·유동리·도평리, 가평 하판리, 용인 서리·신봉·묵리·자곡리, 연천 도산리와 고등리, 양주 교현리 등 14곳에서 유적이 확인되고 있다. 이 지역들을 보면 주로 경기 북부와 용인지역으로 구분되는데, 광주 역시 용인과 인접해 있어 향후 흑유자기 유적이 출토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철 도예가는 “제가 처음 흑유자기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와 작품 제작에 매달리던 시절에는 흑유자기에 대한 주목도가 낮았다”며 “현재 그동안 해왔던 작업이 학문적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흑유자기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작품의 제작이 필요한 때다”고 피력했다. 

“도자기란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히 반응하고 
내면의 소리와 보이지 않는 존재의 자각이며 삶의 결과물” 

신현철 도예가는 비록 도자기를 연구하는 학자는 아니지만, 흑유자기에 관심을 갖고 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다양한 태토의 사용과 유약의 개발 및 계량에 주력해 왔다. 이를 위해 가마와 연구소 설립 이후 광주군에 산재해 있는 많은 도요지를 답사했고, 실제 흑유자기가 출토된 길명리 유적의 발굴현장을 답사해 실물을 견학하는 등 노력을 경주해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현철 도예가는 자신만의 흑유자기 유약을 개발 할 수 있었고, 또한 다구를 비롯한 다양한 흑유자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

현재 신 도예가가 생산하고 있는 흑유자기는 달항아리를 비롯해 병과 향로, 각종 생활자기에 이르기까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전체 품목을 아우르고 있다. 특히 그는 청자로부터 백자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어온 연화문을 흑유자기에 접목하여 작품을 창안하기도 했다. 또한 단순히 어두운 색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발색을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을 거쳐 탄생한 신현철 도예가의 아름다운 ‘흑유자기’는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등 여러나라 박물관에 소장되어 한국의 전통 도자 역사를 알리는데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광주 왕실 도자기 명장인 신현철 도예가는 “도자기란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히 반응하고 내면의 소리와 보이지 않는 존재의 자각이며 삶의 결과물”이라며 “흑유(黑釉)에 대한 연구와 제작을 끝없이 이어 가겠다” 고 각오를 다졌다. NM

차성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법인명: (주)뉴스메이커 | 제호: 뉴스메이커 | 월간지 등록번호: 서울 라11804 | 등록일자: 2008년 1월 21일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서울 아 54731 | 등록일자: 2023년 03월 8일 | 발행인: (주)뉴스메이커 황인상 | 편집인: 황인상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