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촌 물 수요는 1950년에서 1990년까지 3배나 증가했다. 이는 인구성장률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또 글로벌 경제 성장으로 약 35년내 현재보다 2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 김용제 박사 연구그룹은 2001년부터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인 「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제주도를 시범연구지역으로 한 지하수 순환 및 유동시스템 모델링 기반기술을 개발했다.

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 국가들은 하천을 둘러싼 물 전쟁에 들어간 상태다. 인근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은 메콩강을 둘러싸고 분쟁이 한창이다. 현재 UNDP와 세계은행이 이들의 분쟁을 중재하고 있다. 인류 문명 태생지중 하나인 유프라테스, 티그리스강에서는 터키의 댐 건설에 따라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 물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해외 석학과 공동연구 통해 원천기술 확보
한국이 물부족국가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심각성을 깨닫고 있지 못하는데 있다. UN ENC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인도, 이탈리아, 남아공 등과 함께 하천취수율이 20~40%밖에 되지 않는 중~고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돼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인구 증가와 도심 고밀화 등으로 더욱 심해질 예정이다. 하천취수율이 40% 이상인 국가는 이라크, 이집트 등 사막이 함께 있는 나라다. 전 세계는 지속 가능한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자원은 크게 지표수와 지하수, 대체 수자원으로 구분한다. 이 중 96%는 지하수 자원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지하수자원 활용에 적극적이지는 않다. 화산지형으로 지표수 활용이 어려운 제주도 정도가 지하수자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정도다. 하지만 물 부족현상이 심해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하수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구환경연구본부 지하수연구실은 지하수 자원의 확보와 보존에 관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연구그룹이다. 연구실의 김용제 박사는 “해외 우수연구자 및 연구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R&D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지하수연구실은 국내외 대학교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인력을 교류하는 등 공동연구를 통해 수질 및 생태계, 지하수 복원 등 수자원관리기술 분야의 석·박사 학위 전문 연구인력을 배출해 기업과 연구기관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연구를 토대로 지하수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김용제 박사 연구그룹은 2001년부터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인 「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제주도를 시범연구지역으로 한 지하수 순환 및 유동시스템 모델링 기반기술을 개발했다. 물을 구성하는 산소와 수소의 안정동위원소를 추적자로 건기와 우기강수 때의 동위원소 조성 차이를 이용, 지하수 함양 및 증발한 양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1930년대 이후 사용되기 시작한 물질인 프레온가스(CFCs)의 대기 중 농도와 지하수 중 농도를 비교해 제주도 지하수의 연령을 측정하는 기법도 고안해냈다. 이를 토대로 현재 ‘제주형 지하수 인공함양기술’을 개발하여 실용화하고 있다. 제주시 한천 상류지역에 홍수저감을 위한 저류지와 연계된 이 인공함양시스템은 연간 300만m3 이상의 하천유출수를 지하로 함양시킬 수 있으며, 이는 제주시민 2만여명이 1년간 사용가능한 지하수의 양이 증가됨에 따라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가뭄과 지하수 사용 증가에 대응해 안정적으로 지하수자원을 개발하고 관리 할 수 있다.

▲ 한천제2저류지

산업적 파급효과 큰 지하수 정화기술 개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구환경연구본부 지하수연구실은 출범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눈부신 성과를 얻어냈다.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연구실사업(GRL)」에서 수행하고 있는 산화환원조절에 의한 오염물 분해작용과 약물전달기술을 융합한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적 지하수 정화기술이다. 이 기술은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데 필요한 물질을 적당한 속도로 오염원을 향해 지속적으로 방출해 지나치게 많은 양의 정화물질이 투입되는데 따른 2차 오염을 막는 것은 물론 적은 양의 정화물질로 인한 정화효과 저하를 방지한다. 이 기술은 오염원에 정화처리물질이 장기간 동안 최적 농도로 유지될 수 있게 해 정화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신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이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정화기술은 농업, 공정제어, 의·약학 등 타 분야로의 기술 이전도 가능해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다. 이 밖에도 연구실은 다양한 원천기술을 개발, 향후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환경보전사업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김용제 박사는 “세계적으로 미래의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도시와 산업지역 오염수에 의한 생태파괴 문제를 오염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큰 의미”라면서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가 수출도 추진해 글로벌 환경기술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