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국내 매출이 3년째 제자리걸음이고 영업이익 역시 매년 줄고 있다. 이마트가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 몽골 시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는 더 이상 돌파구를 찾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현지화 및 공격적 투자로 발 빠르게 대응했던 롯데마트의 경우 해외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국내에서는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이 9분기 연속 감소한 가운데 생산성 지표는 바닥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정재원기자 jjw@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기 “물가가 안정되려면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돼야 하고 불합리한 유통단계가 축소돼야 한다. 직거래 등의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도매시장의 운영을 효율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유통구조 개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하는 등 유통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정부의 이와 같은 유통에 대한 선진화 계획을 이미 오래전부터 시장에 적용하며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 속에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청주의 ㈜다농엘마트 이행종 회장을 만나 지금의 유통시장 현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기존 유통단계를 축소하는 소비자 주도형 직거래 신유통경로 시스템

▲ 이행종 회장

㈜다농엘마트 이행종 회장은 현재 국내 유통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낮은 효율성’과 ‘다단계 유통구조’를 지목했다. 이 회장은 “유통구조가 복잡해지면 유통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며 “농산물은 생산자 → 수집상 혹은 생산자단체 → 도매시장 → 소매상 → 소비자 등의 단계를 거쳐 유통되는데, 복잡한 유통채널별 유통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유통 문제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산업통상부에 제출한 ‘유통산업 구조개선을 통한 물가안정방안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농산물 유통비용은 평균 소비자가의 43.4%에 달했다. 또한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상품군을 직접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 물류비를 제외한 유통비용이 적은 반면 판매관리비 등이 높은데, 통상 대형마트 판매가에는 농가에서 사들인 가격에 40% 가량의 마진이 붙는다. 결국 소비자는 상품 구매를 위해 지나치게 비싼 값을 치를 수 밖에 없다. 이행종 회장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다농엘마트는 기존 유통단계를 축소하는 ‘소비자 주도형 직거래 유통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중간 유통단계의 마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가격변동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농의 이러한 운영체계는 수 많은 업계 전문가들도 공감하고 있는 ‘선진 유통방식’이다. 이 회장은 “업계에서 많은 분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농엘마트를 방문한다”며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그 실행의 핵심의미는 잘 짜여진 ‘시스템’이나 ‘이론’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현장’과 ‘고객’을 명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유통인재’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견리사의(見利思義), 눈앞의 이익을 보면 의리를 먼저 생각한다

▲ 이 회장은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신념과‘정직(正直)’을 최우선하며 사업을 이끌어왔다.

다농엘마트는 청주를 비롯해 전주지역의 대표적인 종합할인마트로 도매유통 및 소비자 대상의 생활필수용품과 주방용품, 먹을거리·농산물 등을 유통·판매하고 있다. 특히 다농엘마트는 품질 좋은 고춧가루· 계절 농수산물 등을 직접 가공·판매하고 있으며 신선한 콩나물·두부는 농약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작용법으로 직접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 이행종 회장은 “대형마트 대비 품목별로 30%(공산품)에서 200~300%(농수산물)까지 저렴하게 제품 및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고객만족서비스를 실천하고자 항상 고객입장에서 생각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모든 상품은 최적의 매입시기가 있으며, 과학적인 복원 및 보관 방법이 있다”며 “모든 직원들은 이론만이 아닌 ‘현장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해당 상품별로 끊임없이 연구하는 최고의 전문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다농엘마트의 100여명 임직원들은 일인당/매장면적당 세계 최고 수준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실제 다농엘마트는 유통업계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한 “직원들의 애로사항과 불편한 사항을 일일이 점검하고 이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스스로 주인이라는 소명의식이 고객들에 대한 친절서비스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종 회장은 거의 반세기를 유통업계에 몸 담아온 업계의 최고원로급 인사이다. 현재 청주에 이어 전주에도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지금의 사업을 애써 급하게 확장하지 않는 이유는 능력의 범위 안에서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신념 때문”이라며 “‘정직(正直)’을 최우선하며 사업을 이끌어왔다. 특히 ‘먹는 것’에 대한 소홀함은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농엘마트 임직원들 소외된 이웃돕기 함께해
한편 이행종 회장은 청주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랑의 쌀’기증과 김장담그기·생필품·다문화가정지원 등 다양한 나눔·봉사활동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당연히 할 일"이라며 “앞으로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더 열심히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년 동안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백미 1500㎏을 지역 주민센터에 기탁하는 등 다농엘마트는 사업 운영 이익금의 일부를 매년 지역에 환원하는 후원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다농엘마트는 사회복지법인 유스투게더와 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등 자선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다. 이행종 회장은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듯이 모두가 조금씩 동참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나눔· 봉사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