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가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세계 풍력발전 시장의 중기적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며 주요 리스크 요인들에 의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정재원기자 jjw@

▲ 손충렬 석좌교수

세계 각 국이 기존 에너지원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으로 ‘풍력발전’을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인식해 성장세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비해 국내 풍력발전 시장은 주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수많은 풍력발전 활성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에도 이러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실상과 대안에 대해 세계풍력에너지협회 부회장인 손충렬 목포대학교 LINC사업단 석좌교수를 만나 물었다.

향후 5년간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한국은?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는 2001년 풍력에너지 사용과 활용 증진을 위해 설립된 국제적인 기관으로, 매년 세계 풍력에너지 컨퍼런스를 주최하여 풍력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 국제 풍력에너지 사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금년, 협회가 발간한  『GLOBAL WIND REPORT ANNUAL MARKET UPDATE』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누적 설비용량 기준 15%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신규 설비용량 증가분이 53 GW를 기록하는 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2016-2019년 세계 풍력발전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11-1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전 세계 누적 풍력발전 설비용량이 2014년 369.6 GW에서 2019년 666.1 GW로 급증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2015-2019년 지역별 풍력발전 시장 전망 중 아시아 풍력발전 시장 전망을 보면, 향후 5년간 시장은 연평균 28 GW의 신규 설비용량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며, 세계 최대 풍력발전 시장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해상 풍력발전 설비 건설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의 풍력발전 시장에서는 별다른 성장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풍력계 최고 권위자, 세계풍력에너지협회 손충렬 부회장

▲ 독일 OFF-TEC에서 풍력OEM 교육중에 있는 목포대 학생들

목포대학교 LINC사업단 손충렬 석좌교수는 LINC사업단에서 특성화분야로 추진 중인 해상풍력서비스 인력양성사업에 유럽선진국 교육시스템 도입을 통한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현장 맞춤형 교육을 학생과 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손 교수는 한국풍력에너지학회 회장, IEC/TC88/MT01(풍력발전시스템) 한국대표 전문위원, 대한전기협회 풍력발전위원회 위원장, 인하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2009년부터 세계풍력에너지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해 왔다.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 주관의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된 국립목포대학교 LINC사업단은 ‘해상풍력과 신해양산업 분야의 생태계 창출과 맞춤형 인재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경영대학 등 24개 학과에서 해양시스템(System), 해양에너지(Energy), 해양인프라(Infra-creator), 해양관리(Management) 분야의 우수인력을 양성하며 해상풍력 및 신해양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람을 이해해야...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손충렬 교수는 “풍력발전의 동력은 자연, 즉 ‘바람’”이라며 “지금까지 풍력산업 관계자들은 그 간단하면서도 당연한 이유를 소홀히 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바람을 제어할 수 없으니 당연히 출력도 사람이 임의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라며 “국내 엔지니어나 기업들이 이러한 이치는 뒤로하고, 기계적 특성에만 초점을 맞춰 접근해 왔기 때문에, 힘겹게 선진 기업들의 뒤만 쫓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교수는 “바람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풍력기술을 고도화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풍력시스템은 단기간에 개발해 설치하거나 수출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적어도 7~8년은 잡고 투자를 지속해야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즉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한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서 풍력산업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기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부나 기업 모두 기술의 연속성이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손 교수는 또한 국내 육상풍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분석하고, 풍력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커뮤니티 윈드파워(지역공동체 풍력발전)’와 ‘해상풍력’을 제안했다.

손 교수는 이어 정부의 에너지산업에 대한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까지 늘릴 계획이지만 세계적인 추세에 비춰 볼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사실 원전산업에 비해 포지션은 낮지만, 풍력산업이 발전할 경우 그에 따른 인력창출이나 실업해소 효과가 원전산업보다도 더 우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전문 마이스터(기능공)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손 교수는 또한 국내 육상풍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분석하고, 풍력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커뮤니티 윈드파워(지역공동체 풍력발전)’와 ‘해상풍력’을 제안했다. 손충렬 교수는 “육상풍력의 경우 환경침해를 최소화하면서 단지를 개발할 수 있는 장소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인·허가 문제 또한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결국 육상풍력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수용성을 고려한 지역공동체 풍력발전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