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례문화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매장 위주의 문화에서 화장 위주로 바뀌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변화다. 일각에선 화장 후 수목장(나무 아래 뼛가루를 묻는 방식)을 하거나 평장묘(뼛가루를 땅바닥에 묻고 그 위에 작은 표지석을 세우는 방식)를 만드는 사례도 많아졌다.

황태일 기자 hti@

국민 의식이 변하고 있는데도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는 장례문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는 상조회사 등 일부 장례업체들의 횡포가 한몫을 하고 있다. 장례업자나 장례식장의 상술에 따라 그 비용이 폭등한 탓이다. 

▲ 신성호 원장

장례식장의 바가지요금 근절 위한 여러 가지 제언
최근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장례비용에 대해 여러 가지 제언을 하며 건전한 장례문화를 조성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온 신성호 건전한장례문화원장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신성호 건전한장례문화원장은 현재 장례식장은 이권사업으로 장례식장 운영권, 식당 매점, 장의용품점, 꽃, 재단, 꽃집 등 돈이 되는 모든 시설의 운영권을 강탈하다시피 차지하여 일반 장례식장 못지않게 소위 장례식장의 바가지요금을 받아 챙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당 평균 장례비용은 1380만원에 달한다. 화려한 예식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고인과의 작별인사는 뒷전으로 미뤄진다. 전문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면 고인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은 입관과 염습을 진행하는 30분~1시간 남짓이 전부다. 이조차도 극소수의 유족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로, 고인의 지인들은 사실상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볼 기회조차 없다. 고인을 위한 장례임에도 고인과는 물리적으로 철저하게 분리된 공간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게 된다. 화려한 꽃 장식으로 가려진 장례식이 끝난 후 남겨진 가족들이 더 큰 고통을 느끼는 이유다. 이에 신성호 건전한장례문화원장은 “도립병원·시립병원 등 각 시·도·군의 화장장과 장례식장부터 솔선하여 관내에서 발생하는 장례식장의 시설을 바꿔야 한다”면서 “바가지요금을 근절시켜 지역주민의 보다 안정되고 공정한 요금으로 이용되는 시설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신 원장은 200만 원에서 300만 원이면 엄숙하고 품위 있는 장례식을 할 수 있다”며 장례 장사법 개정과 장례식장 허가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신 원장은 ▲대중음식점 4인 식탁 100개 이상, 커피숍, 간이매점 등은 장례식장(발인식) 50명 이상의 의자 있는 식장에서 준비하고 장의용품점을 기본으로 장례식장의 필요에 따라 설치 ▲빈소는 분향소와 유족 쉼터방으로 25평에서 30평으로 하여 고인을 위해 참배할 수 있는 분위기로 설치 ▲접견실은 없애고 분향이 끝나면 상주와 인사를 나누면 돌아가게 하고 조문객끼리의 식사는 장례식장 대중음식점 이용 ▲대중식당의 우리 전통장례의 매식상차리기 음식 주문 설치 ▲조화는 장례식장의 빈소배치 범위내로 설치 장례식장의 규정에 따라 설치 ▲장례식장 빈소에서의 이체, 식사와 다과 금지 ▲상주와 유족과 장례식을 돕는 자의 식사는 장례식장의 대중음식점 이용 등을 제언했다.

법이 바로서야 우리 사회가 바로 선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22년 고독사 예방실태 조사연구’에 따르면, 최근 5년(2017~2021년)간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7.2%에서 2021년 33.4%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이렇듯 홀로 지내다 숨지는 고독사도 2017년 한 해 2,412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5년간 40%가량 늘었다. 이에 대해 신성호 원장은 “이러한 현실은 오늘의 장례가 너무 많은 장례식장 임대료, 밥 한상에 5만원 이상이라는 음식 때문이다. 도우미 인건비 등 온갖 이유를 붙여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값은 음식업자와 장례식장과의 배분 매출의 40% 이상”이라면서 “시설의 보수 또한 음식업자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상가에게로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한다.

신 원장은 “저 역시 43년이 넘는 세월을 교회에서 장례 봉사를 하며 빈소문제와 사용 문제로 수없이 다투어왔다”면서 “수많은 장례식장을 공정거래신고위원회에 신고해도 법이 따라주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지방지차단체별 장례지원 편차를 줄이고 무연고 사망자 등에 대해 존엄한 장례의식을 제공하기 위해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표준안’을 배포한 것은 고무적이다. 2월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시행됨에 따라 시·군·구청장이 관할 구역 내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장례 의식을 수행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신 원장은 “법을 잘 들여다보고 법을 바로 고쳐야 노인들이 안심하고 노년을 보내고 안심하고 죽을 수 있지 않겠는가”면서 “4-5천명의 고독사 자식이 부모를 버리는 현실은 미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독거노인, 노숙인, 무연고자와 갈대숲에 버려진 그들이 아니면 오늘 우리 대한민국이 있으며 또 오늘 우리가 이렇게 건재할 수 있는가”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여야가 서로 정쟁만 하지 말고 민생을 보살피는 좋은 법을 만들어 민의를 위한 입법·행정·사법부가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성호 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의 장례식장 재단꽃 수의 상복 장의용품 강제 구매와 강요 등을 못 하게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 건전한장례문화원이 외부제작업체에서 제작함으로써 제단꽃 하나에서 50만 원이 절약되었으며 개량여상복 만오천 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장례식에서는 삼만오천 원에서 육십만 원을 받는 게 현실이다. 이런 것을 해결하려면 장례식장 임대료 40~50% 징수를 장례식장의 직영 판매 체제로 변경하거나 상조회를 제외한 종교단체 등의 용품 반입 허용이 자유롭도록 공정위 단속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