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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5학년도 입시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2035년까지 최대 1만 명의 의사 인력 확충 목표
2024년 03월 05일 (화) 13:23:2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2월6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정원을 2000명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정원 확대 방안 발표를 통해 “정부는 부족하나마 1만5000명의 수요 가운데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인력을 확충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2025학년도부터 2000명이 추가로 입학하게 되면 2031년부터 배출돼 2035년까지 최대 1만 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정미 기자 haiyap@

의대 정원은 2006년 3058명으로 조정된 이후 18년째 동결돼왔다. 조 장관은 “2025학년도 대학별 입학정원은 교육부의 정원 배정 절차 등을 거쳐 추후 발표하겠다”며 “오늘(6일) 교육부에 총 정원을 통보하면 교육부에서는 대학별 증원 수요를 재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2025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의사 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급속한 고령화,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어서 주기적인 검토를 통해 필요하면 늘리고 감축하는 것들을 제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의사단체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명분 없다”
지난 2월12일, 대통령실은 의사단체들이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명분이 없다”며 “2000명(의대 정원확대 규모)을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면서 자제를 요청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대 정원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논의가 있었지만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정원 확대 논의는 정권 차원을 떠나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들로서 의사들도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 실행의 타이밍을 여러 가지 이유로 번번이 놓쳤다”며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응급실 뺑뺑이’나 ‘소아과 오픈런’ 등은 아이 가진 사람은 경험하는 당면한 문제”라며 “또 얼마 전 우리나라 최대 대학병원에서 간호사가 뇌수술을 받지 못해서 전원된 병원에서 결국 사망했다”면서 의사 인력 확충 당위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40년 동안 변호사는 10배가 늘었는데 의사 수는 3배 늘었다”며 “소득이 증가할수록 전문 직역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어나기 마련인데 의사 숫자는 필요한 만큼 늘어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의약분업 실시로 인해 2006년부터 오히려 정원이 350명 줄어들었다”면서 “지난 18년 동안 그대로 놔둬도 6500여명이 늘어날 의사 정원이 오히려 6500명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의사들은 2000명 증원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2000명을 지금부터 늘려나가도 부족하다는 게 우리가 가진 의료 현실”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분명히 자제돼야 한다. 정부는 최대한 준비하고, 의사들과 대화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고,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 ‘겁주면 지릴 것으로 생각했나’ 등 과격한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정부는 2월7일 수련 병원들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이며, 의사들이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를 대비해 업무개시명령이나 의사 면허 취소 조치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대응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 “좌고우면 않고 의대 정원 증진 추진”
지난 2월1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는 오직 국민과 대한민국의 미래만을 바라보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제8회 국무회의에서 “지난주 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해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 의대 입학 정원은 1998년 증원 이후 27년간 단 한 명도 늘지 않았다”며 “오히려 의약분업으로 정원을 줄인 후 2006년부터 19년간 감소된 상태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상태를 방치할 경우 2035년이 되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1만5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사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닌 만큼 하루라도 빨리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총리는 “의료인력이 이미 우리보다 충분한 국가들도 고령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해 온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의 준비는 많이 늦었고 그만큼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최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수도권 원정진료는 모두 의사 부족으로 인해 필수·지역 의료가 붕괴해 발생한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의료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국민들이 겪을 생명과 건강상의 위협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의료인력 부족으로 국민들께서 이제 단순히 불편을 겪는 수준을 넘어 수시로 생명과 건강까지 위협받게 되는 상황이 됐다”며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한 총리는 “지금 의료 체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정부는 4대 패키지 중 어느 과제 하나 소홀함 없이 의료개혁을 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절대적인 의사 수 확충 없이는 현재 의료 체계로 생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은 의료 개혁의 출발점이자 필수과제로, 국민들도 그 필요성을 체감하고 정부 계획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의대 정원 확대로 특목고 입시 경쟁률 치열해질 듯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가 확정된 가운데 2028학년도 대입 개편과 의대 정원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중3 학생들의 특목고 입시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13일 교육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일괄 전환될 예정이었던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존치가 확정되고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는 모집정원의 20% 이상을 해당 학교 소재 시·도 학생으로 선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미 실시하고 있던 사회통합전형은 ‘20% 의무선발’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되 미충원 인원의 절반을 일반전형으로 충원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신입생 선발에서 사회통합전형으로 뽑지 못한 인원이 약 1173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들 학교의 모집정원이 전국적으로는 587명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종로학원이 전국 자사고 31곳(전국 단위 9곳 포함)과 외고 28곳, 국제고 8곳의 2024학년도 사회통합전형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약 63%가 사회통합전형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이 학교들은 내년도 입시부터 미달분의 절반을 일반전형으로 뽑을 수 있어 올해와 상황이 비슷하다면 실제 중3들이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진학할 수 있는 문이 더 넓어진 셈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 내년도 대학 입시에서부터 5058명을 선발하기로 하면서, 입시업계에선 상대적으로 수능에 강한 자사고·외고·국제고 입시 경쟁률이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입시제도 개편에 따라 내신 기준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고 수능은 9등급 상대평가가 유지돼 수능 비중이 높아진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수능에 강한 자사고·외고·국제고로 몰릴 가능성이 커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외고와 국제고는 상위권 일반고와 자사고가 이과 위주로 운영돼 문과 학생들이 고교 선택 과정에서 불리한 상황인 만큼 선호도는 더욱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해 입시에서 역시 중3 학생수가 2만5213명(5.4%) 감소했는데도 전국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자 수는 951명 증가하며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국 평균 경쟁률도 지난해 1.32대 1에서 1.37대 1로 소폭 상승한 점을 고려할 때 존치 확정으로 올해 경쟁률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특목고에 진학하기 위한 사교육 참여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현재 자사고 진학을 준비하는 중3들의 월 150만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비율이 15.7%로 일반고 지망생 대비 2배에 달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일반고 진학을 원하는 중3 학생들의 고액 사교육비 지출 비율이 7.2%에 불과한 반면 외고·국제고 19.5%, 자사고는 15.7%다. 밤 10시 이후 사교육을 받는 중3 학생들의 비율 역시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 비율이 20.5%인데 반해 자사고 41.4%, 외고/국제고17.1%로 나타났다.

의료계, 정부와 양보 없는 ‘강대강’ 대치 이어져
정부가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면허취소 검토’ 등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가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리는 등 양보 없는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14개 로펌소속 25명의 변호사로 이뤄진 변호인단(amicus medicus·의사의 친구)이 꾸려졌다. 변호인단은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료계 파업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법제이사였던 이재희 변호사(법무법인 명재)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이 변호사는 “2020년 당시 업무개시명령 위반으로 고발 조치를 당했던 전공의들을 도운 경험이 있다”면서 “단체행동 중 고발된 전공의를 대상으로 사전 상담부터 자문 이후 변호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의 이런 움직임은 정부가 ‘의사면허 취소 검토’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의협과 병·의원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수련병원에는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했다. “파업에 들어간 전공의가 병원 복귀 명령을 따르지 않아 금고 이상 형을 받게 되면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미래를 생각하는 의사 모임 대표) 회장은 “향후 의료계 투쟁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의사들에게 자문을 요청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회원 내부망에 공개하고, 필요한 모든 비용을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모금과 후원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2월15일에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을 반대해 집단행동에 나서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고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간호사인 진료보조(PA) 간호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PA는 주로 전공의들이 부족한 기피과에서 의사 대신 봉합, 절개, 처방 등을 담당한다. PA는 전공의가 없거나 부족한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에서 많이 활동하는데, 전국의 병원에 1만 명 가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료계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비대면 진료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또 PA는 의사의 진료권을 훼손하고 전공의의 수련 기회를 박탈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지난 2월15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회장은 SNS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원광대병원 전공의 126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빅5’ 병원 전공의 전원이 2월20일 ‘근무 중단’을 결정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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