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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남북관계, 악화일로 걷나
김정은 위원장 ‘한국은 제1 적대국가’ 원칙 재확인
2024년 03월 05일 (화) 13:18:4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은 제1 적대국가’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2월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월8일 ‘건군절’(인민군 창건) 76돌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해 “한국괴뢰족속들을 가장 위해로운 제1의 적대국가,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유사시 그들이 영토를 점령, 평정하는 것을 국시로 결정하는 것은 천만지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장정미 기자haiyap@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했다. '한민족'이란 특수성을 부정하고,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남북관계를 설정한 것이다. 그동안 남북은 민족적 고유성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국가’로 규정하지 않고 ‘체제’로 대해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때문에 대화나 협력따위에 힘써야 했던 비현질적인 질곡을 털어버렸다”라며 적대국 규정에 따라 ‘언제든 괴멸시킬 수 있는 합법성’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대화 의지 없다는 점 분명히 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전원회의에서 ‘통일 포기’를 선언한 것을 두고 한국을 대상으로 한 ‘핵무기 실전배치’와 ‘자주적 통일 추진’ 사이의 모순을 타개하기 위한 해석이 나왔는데, 이와 같은 의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두 국가관계’ 선언 이후 남북 교류 담당 기구, 대남기구 정리에 나서고 관련 법규와 합의도 폐기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평화는 구걸하거나 협상으로 맞바꿀 수 없다”라며 대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지난 1월13일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를 폐지하고, 1월15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금강산국제관광국을 없앴다. 2월7일엔 북남경제협력법,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북남경제협력관련합의서를 폐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각종 국가 사업에 동원되고 있는 인민군의 노고를 치하하며 사기를 진작했다.

장기적인 경제난과 대북제재로 자원과 재원이 부족한 가운데 국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인력(군)으로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군대가 애국적 열정으로 찍어간 참되고 아름다운 자욱을 따라 조국의 모습이 변모되고 인민의 삶의 보금자리들이 마련됐다”라며 수도와 검덕지구 등 전국적인 살림집건설, 관개건설, 국경차단물 공사, 알곡증산 투쟁, 재해복구 사업을 그 예로 들었다. 아울러 “군대는 당의 부름의 따라 지방공업을 일신시키는 10년 혁명이라는 전례 없이 성스럽고 거창한 투쟁을 개시했다”라며 ‘지방발전 20×10 정책’ 추진에 인민군을 적극 투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지방주민들의 물질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10년간 매년 20개씩 지방에 현대적인 공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농촌살림집 건설 사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공장 건설까지 추진할 경우 재원 및 자원 부족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북한도 두 사업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인력을 투입해 한계를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2월4일 “농촌살림집 건설이 전국적 판도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지방공업의 새로운 발전 국면을 여는 또 하나의 거창한 전선을 형성하고 이 두 혁명단계를 병행해 수행한다는 것이 결코 수월한 일은 아니다”라며 당 일꾼들의 ‘투지와 노력’을 다그쳤다.

러 외무부 국장 “한반도 군사충돌 위험 급격히 증가”
이반 젤로홉체프 러시아 외무부 제1 아주국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 “한반도에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생생하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11일(현지시간) 젤로홉체프 국장은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해상 포사격 실시와 김 총비서의 발언이 ‘남북간 무력충돌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젤로홉체프 국장은 ‘김 위원장의 경고’는 미국과 그 동맹들이 북한을 겨냥한 연합훈련을 벌이는 등 위험한 군사적 조치를 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현재 역내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원인은 바로 이 같은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들”이라고 미국과 동맹들에게 그 책임을 떠넘겼다. 그는 이 같은 행동들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세에서 북한은 안보를 보장하고 국방을 강화해 외부의 주권침해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대한민국이 먼저 무력 사용을 시도할 경우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강도 높은 대남 위협 수사를 내놓고 있다. 젤로홉체프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일정과 관련해 “지난해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정상회담에서 김 총비서가 푸틴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며 "이번 초청은 최근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3월 말 이전에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5선에 도전하는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15∼17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 일정 이후 북한 방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젤로홉체프 국장은 북러간 경제협력과 관련해선 지난해 11월 북한에서 열린 제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의 결과가 가까운 장래에 양국 무역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젤로홉체프 국장은 한러 관계와 관련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한미 동맹 관계로 인해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한러간 접근방식의 심각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2월 초 서울에서 열린 한러 외교 차관급 회담에서 유사한 이해를 확인했다며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각급 접촉을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우리의 유망한 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우리는 이같은 (한국의) 태도를 환영하지만 한국의 의도는 구체적인 대러시아 조치를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3번째 대러 수출통제 패키지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양국 협력이 호혜적 파트너십 관계의 궤도로 복귀할지 여부는 한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평양주민, 특권층 제외 북한 배급제, 사실상 무너져
평양주민과 특권층을 제외하고 북한의 배급제는 사실상 무너졌다. 배급제 붕괴에도 하루 세 끼 이상 식사를 했다는 탈북민 응답이 90%를 넘었다. 통일부가 지난 2월6일 첫 공개한 북한경제·사회실태보고서는 이 간극을 시장의 확산으로 설명했다. 북한에 있을 때 하루 식사 횟수를 묻는 질문에 탈북민 4369명 중 73.1%는 1일 3회 식사를 했다고 응답했다. 7.1%만이 1일 1회 식사를 했다고 했고, 19.5%는 1일 2회 식사로 대답했다. 시계열적으로 보면 1일 3회 식사는 2000년 이전 32.5%에서 2006년-2010년 67.5%로 증가했고, 김정은 집권이후인 2011년-2015년의 경우 87%급증했으며, 2016년-2020년에는 91.9%로까지 늘어났다. 10명 중 9명 이상이 1일 3회 이상의 식사를 한 셈이다. 특히 2016년-2020년의 경우 1일 1회 식사 응답은 2.3%에 불과했다. 북한 주민들도 90년대 중반 아사자가 속출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의 극심한 식량난에서는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고려해야할 것은 북한 주민들의 1일 3끼 식사가 정착됐다고 해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 붕괴한 북한의 배급제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에서 있을 때 식량배급을 받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2000년 이전 62.2%, 2001년-2005년 61.5%, 2006년-2010년 63%의 비율을 보이다가 김정은 집권 후인 2011년-2015년 63.8%로 소폭 늘었고, 2016년-2020년에는 72.2%로 급증했다. 이 기간 식량배급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직전 기간의 35%에서 26.8%로 줄었다. 북한에서 배급제가 붕괴했는데도 1일 3회 식사가 보편화된 것은 식량을 배급이 아니라 시장에서 조달하는 주민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쌀과 강냉이 등 식량의 조달 방법은 ‘종합시장’, 즉 장마당에서 구매했다는 답변이 67.7%에 달했다. 2016-2020년 탈북민만 놓고 보면 이런 답변이 71.2%로 더욱 높았다. 북한에 있을 때 ‘장사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응답자가 93.6%나 됐다. 북한 주민 대부분이 식량과 생필품을 시장을 통해 조달할 정도로 시장이 확산됐을 뿐 아니라 주택, 토지, 자산 등에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실상의 사유화가 진행되어 자본주의 경제에서와 같은 사적 매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통일부 보고서의 설명이다. 아울러 시장화와 사유화의 확산 속에 평양 주민 등 특권층과 지방주민 등 소외계층 사이에 극심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격차사회’가 바로 북한사회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 주민들의 ‘1일 두 끼 식사’가 ‘세 끼 식사’로 개선됐지만, 이는 “정권이 아닌 주민들이 만들어 낸 변화”, “정권의 정책 실패와 민생 외면 속에 주민들이 시장에서 의식주와 의료를 해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전에 이뤄졌던 조사 연구들이 김정은 정권 출범이후 평양에 건물도 많이 짓고, 최소한 북한 주민들의 민생은 개선된 것 아니냐고 평가했지만, 이번 보고서를 발간하며 꼼꼼히 들여다 본 결과 그런 평가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 집권 이후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민생은 더 어려워졌고 외관으로 봐서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 당국의 정책이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주민들이 시장에 가서 생산물을 팔고 장사를 해 돈을 벌며 스스로 민생을 개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의 대규모 건설붐, ‘애민정치’ 등 정권의 선전구호 속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주민들의 민생고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 안보가 완성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에서 북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공개된 ‘북한 경제·사회 실태인식 보고서’를 활용해 북한 실상을 대내외에 정확히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우리 안보 더 튼튼하게 구축해야”
지난 2월7일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 여부와 관계없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톱다운 방식보다는 의제를 만들고 결과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한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대외 정책은 올 연말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임을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방송된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 출연해 “(북한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세력들이기 때문에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을 가할 때도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는 세력이란 걸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전제로 우리 안보를 더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주민을 위해선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핵을 접고 개방하고 투자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저는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집단으로서 (북한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남북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데 대해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단일 민족에서 소위 두 개 국가란 원칙으로 변경하는 것이 큰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기저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북한이 주장하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주장에 따라 판단하기보다, 북한의 군사력과 경제 상황, 과학기술 역량 이런 것을 아주 면밀히 분석해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는 선거 때부터 이런 보여주기식 외교나 보여주기식 정치 일정은 안하겠다고 국민에게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톱다운 방식은 곤란하고, 실무자간 교류와 논의가 진행되며 의제도 만들고 결과를 준비해놓고 정상회담을 해야지, 그냥 추진한다고 해서 끌고 나가는 것은 또 아무 결론과 소득 없이 보여주기로 끝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내 일각의 ‘핵무장’ 주장에 대해선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라며 “우리가 마음먹으면 (핵 개발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철저히 준수하는 게 국익에 더 부합된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미 동맹과 관련해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맹국의 선거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으로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고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라는 것이 그렇게 왔다갔다하지 않는다. 저희는 한미관계는 동맹을 더 강화하고 업그레이드 하느냐의 문제지, 큰 (문제)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기업의 징용 피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최근 국내에서 이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이미 이 판결이 앞으로 선고되는 것과 상관없이 한일관계는 복원됐고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기업인들이 상호 교류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해 왔고, 또 양국이 정치적 관계가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고 다시 종전과 같은 우호 협력국가로 복원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北, 본격적으로 대규모 군사적 도발 준비하나
북한이 남북 경제협력에 손절하며 본격적인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군사적 도발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두 국가관계’로 정의했다. 이후 남북 당국과 민간의 교류 협력을 전담한 조직을 없애면서 관련 법안도 곧 폐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북한은 실행에 옮겼다. 2월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30차 전원회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서 북남경제협력법,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과 그 시행 규정, 북남경제협력 관련 합의서들의 폐지가 의안으로 상정돼 채택됐다. 남북교류의 명분과 절차가 모두 사라진 셈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에 앞서 남한과의 연결고리를 모두 끊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힘을 실어주면서 북한이 대규모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차 핵실험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7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미 공군의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계속 날아다닌다면 북한은 새로운 핵실험을 결정할 수 있다”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한국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주변에서 차량 활동이 포착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매체 비욘드패럴렐(BEYOND PARALLEL)은 지난 1월16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행정지원 구역에서 인력과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비욘드패럴렐은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포착된 활동이 지난 2018년 폐쇄를 위해 입구를 폭파한 3번 갱도를 유지·보수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런 수준의 활동은 지난 1년 동안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입구가 무너진 2·4번 갱도로 향하는 길엔 제설 작업이 이뤄지거나 사람들이 이동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1번 갱도도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에 사용된 직후 폐기돼 현재까지 아무런 활동이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한미연합훈련과 우리나라 총선, 미 대선 등에 맞춰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는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연합연습 일정을 확정했다. 훈련은 오는 3월4일부터 14일까지 11일간이다. 다수의 야외실기동훈련도 실시한다. FS 연합연습은 사단급 연합 상륙훈련과 20여개의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을 과거 독수리훈련(FE) 수준으로 할 계획이다.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 공군 RC-135U(컴뱃센트) 정찰기가 지난 2월6일 서해 상공을 장시간 정찰 비행했다. 이날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인천 부근 서해 먼바다 상공을 장시간 비행했다. 미 공군이 단 2대 보유 중인 RC-135U는 기체에 고성능 첨단 센서를 장착해 수백㎞ 밖 신호 정보나 미사일 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 등 전략 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찰기가 서해 상공을 장시간 비행한 것은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를 포착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연합훈련을 전후해 다양한 도발을 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한미는 정보자산을 이용해 징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에 고급 승용차 선물
지난 2월20일,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산 고급 승용차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러시아산 전용 승용차’를 박정천 노동당 비서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월18일 러시아 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은 선물에 대해 “조·로(북·러) 두 나라 수뇌분들 사이에 맺어진 각별한 친분관계의 뚜렷한 증시로 되며 가장 훌륭한 선물로 된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감사의 인사를 러시아 측에 정중히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승용차의 차종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산 고급승용차 ‘아우루스’(Aurus)를 소개한 바 있는데, 이 차량을 선물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우루스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고급 차량 브랜드로, 김 위원장은 당시 푸틴 대통령과 함께 뒷좌석에 앉기도 했다. 이번 푸틴의 승용차 선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운송수단의 북한에 대한 직·간접적 공급과 판매,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북·러는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군사·정치·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의 속도를 높이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주용일 정보산업상을 단장으로 하는 국제회의 대표단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유라시아 정보기술연단(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전날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손성국 수산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조·러(북·러)수산공동위원회대표단도 수산성 분야에서의 협조에 관한 조·러공동위원회 제31차 회의 참석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 또 오광혁 체육성 부상은 2024년 조·러체육교류의정서 조인식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로 향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내 방북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반 젤로홉체프 러시아 외무부 제1 아주국장은 지난 2월11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인터뷰에서 푸틴 방북 일정과 관련해 “러·북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정상회담 기간에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했고, 이는 지난달(1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 확인됐다”고 전했다. 올해 5선에 도전하는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 15~17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 일정을 마친 뒤 방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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