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DA가 일론 머스크의 회사 중 하나인 뉴럴링크의 칩 이식 시험을 승인했다. 인간의 뇌에 인공지능(AI) 칩을 이식해 컴퓨터와 연결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야심 찬 프로젝트에 초록불이 켜진 것이다.  

윤담 기자 hyd@

지난해 3월, 유명 미래학자이자 전 구글 소속 과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박사는 인간이 2030년까지 불멸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기술 발전과 확장으로 오늘날 우리가 유전학, 로봇 공학, 나노 기술 등을 목격하고 있다”라면서 “곧 나노봇이 인간의 혈관을 통과할 수 있게 되고 이런 기술들로 7년 안에 인간이 한계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기옥란 작가

인간과 사회, 미래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져 
기옥란 작가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한국의 피카소’, ‘한국의 장 미쉘 바스키아’라 불릴 정도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트랜스휴먼(trans human)과 네오노마드(neo nomad·신유목민)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에 천착해온 기 작가는 트랜스휴먼적 세계관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탐색, 인간과 사회 그리고 미래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의 주요 화두인 트랜스휴먼은 오랜 성찰과 탐구를 통한 예술 세계의 결집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간의 개념에서 현재라는 시간과 공간의 단면을 잘 포착해 동시대인들이 인간과 사회 그리고 미래에 대해 질문하게 만든다. 특히 기옥란 작가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소재로 풀어낸다. 메인보드, CPU쿨러, 키보드 등 컴퓨터 부품과 첼로, 바이올린, 기타, 피아노 등 악기의 부품을 어우러지게 표현하며 스테인리스 천연섬유 등을 새롭게 유추·해석해 융합과 콜라주 기법으로 디지털 미디어가 상징하는 새로운 시대성을 묘사한다.

아울러 욕망과 소유와 결핍과 질투의 시선으로 자유를 누리며 끊임없이 새로운 기호와 이미지를 사냥하고 소비하며 유랑과 정착을 끝없이 반복하면서 키보드와 마우스, 디지털의 비트를 통하여 끊임없이 교감하고, 직관적 판단으로 정보를 소통하며 정보의 바다를 유랑하는 테크노피아 속의 고독한 현대인들의 모습도 그리는데, 이것이 네오노마드의 삶이다. 기옥란 작가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인간과 기술의 공생은 바람직한 것인가?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인간으로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기술을 이용한 인간 향상을 계속 추구해야 할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한 현명한 답을 얻기 위해서 인문학과 과학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토론해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인간과 기술, 인간과 기계를 바라보는 탈 경계적이고 탈 인간중심주의적 관점, 즉 트랜스휴먼적인 세계관”이라고 강조했다. 절제된 구성으로 사물의 형태를 단순화시켜 재해석해 표현하기도 하며, 비대칭적 기하학적 표현과 상징적인 기호를 통해 새로운 실험정신으로 일정한 형식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미술 사조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표현하는 기옥란 작가는 그렇게 바람직한 미래의 새로운 인간상, 즉 유목과 정착이 낳은 21C의 새로운 인간 유형인 트랜스휴먼을 서술하며 인간과 인간의 화해, 도시와 자연의 화해,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꿈꾸고 있다.

다양한 사유를 통한 깊이 있는 독자적인 예술 세계 구축
트랜스휴먼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인간을 특권화하지 않는 휴머니즘의 접근으로 소통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시대성을 창조하고 예술의 본질을 찾고자 시공간을 뛰어넘는 또 다른 탐색과 창조의 공간인 자신만의 내면의 동굴 속에서 매혹적이고 영감이 넘치는 예술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기옥란 작가. 인문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다양한 조형적 실험과 자유로운 기법을 구사하는 그의 작품에는 디지털 감성에 기반한 창작에 대한 고뇌와 새로운 창조 욕구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에 기 작가는 특히 우리의 삶을 한정해 온 많은 경계들을 인식하고 그 경계선 상에 위치하며 더 나아가 경계를 위반하거나 혹은 넘어서기도 한다.

최근 기 작가는 관계와 소통을 위한 변주곡’, ‘공간에 대한 사유’, ‘원형으로부터’,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은하수와의 조우’ 등을 통해 작품세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나가면서도 다양한 사유를 통한 깊이 있는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카메라의 시인’이라 불리기도 하는 그가 기존에 선보인 적 없었던, 렌즈를 통한 독창적인 추상사진 작품으로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의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하며 예술의 순수한 미적 가치 체험과 향유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준 것 역시 그 일환이다.

기옥란 작가는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과 트랜스휴먼 시대에는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그동안 인간이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동서양의 다양한 철학을 섭렵하며 사유의 폭을 넓혀왔고 이를 통해 인간성 회복과 더불어 생명에 대한 충동,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이라는 원초적인 문제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서울 세텍 컨벤션센터 2023 뱅크 아트페어 및 아트광주 2023, 10-11월 갤러리 트랜스휴먼초대전과 영갤러리 초대전에 이어 지난 1월 용산아트홀 개인전을 성공리에 마친 기옥란 작가는 코엑스 2월 아트엑스포 전시, 3월과 8월 뱅크 아트페어 등을 앞두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