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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MBC 인사 개입 논란
MBC 노조 총파업 장기화 가능성
2010년 05월 02일 (일) 23:49:3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4월 2일 MBC 노조가 전면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MBC 황희만 특임이사가 부사장에 선임된 것에 대한 반발 파업이다. MBC 노조는 이날 “5일 오전 6시부로 서울지부 총파업에 돌입하며, 파업 기간 전 조합원은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비상대책위원회의 후속지침을 따른다”는 내용의 ‘총파업지침’을 발표했다

 

   
MBC 노조의 파업지침은 황희만 부사장 임명 발표 직후 나왔다. 최기화 MBC 홍보국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 보직 호선을 거쳐 황 특임이사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며 “사장이 산적한 업무를 혼자서 처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부사장을 선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MBC 인사에 대한 권력 기관 개입 진상규명
지난 3월 19일 김우룡(67)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전 이사장이 MBC 인사에 권력 기관이 개입했다고 시사한 인터뷰로 전격 사퇴함에 따라 이번 사건이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김 이사장의 사퇴 이후에도 방문진 이사장 선임문제와 MBC 인사에 대한 권력 기관 개입 진상규명 등을 둘러싸고 상당 기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3월  발행된 월간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엄기영 MBC 전 사장의 사임 과정이나 김재철 현 사장과의 갈등 등을 언급하면서 MBC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한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기사는 김 이사장이 김 사장의 MBC 관계사 인사와 관련해 “‘큰 집’(권력기관)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다). 김재철(사장)은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청소부 역할을 한 것이다. (이번 인사로)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김 이사장은 이날 오후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해 “어쨌든 설화(舌禍)를 일으킨 것은 맞다. 자리에 연연하고 싶지 않다”고 해명한 뒤 퇴장했고, 곧바로 사퇴의사를 통보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8월 10일 이사 호선을 통해 3년 임기의 방문진 이사장으로 선임된 뒤 7개월여 동안 이사장직을 맡아 왔다. 김재철 MBC 사장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이사장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MBC를 지키고 관리·감독해야 할 기관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본다”면서 “김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MBC 인사를 둘러싼 권력 기관 개입설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MBC 노조는 “자신(김 이사장)이 김재철 사장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 “기억 안 난다는 무책임한 말로 사안을 덮으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이사장의 사퇴에 따라 방문진은 당분간 이사장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방문진이사회 내부 규정에 따르면 전 이사장이 따로 지명하지 않으면 나이가 가장 많은 이사가 이사장 직무대리를 맡게 돼 있다. 남은 이사 중 가장 연장자는 야당 성향인 고진 이사다. 공석이 된 이사직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임하게 된다.

   

 

전국단위로 확산된 MBC 파업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MBC) 본부의 파업이 전국 단위로 확산됐다. 4월 5일 MBC 서울 본사가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4월 7일에는 전국 19개 지부가 오전 6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MBC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남문 광장에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1000여 명(노조 추산)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김추자 씨의 노래 ‘거짓말이야’에 “입만 열면 거짓말, 천막에서 거짓말”, “김재철은 물러가라, 굿바이 김재철 굿모닝 MBC” 등의 구호를 넣어 김재철 MBC 사장을 비꼬기도 했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우리의 싸움은 황희만(MBC 부사장)이나 김재철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싸움은 ‘MBC를 지속적으로 손보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며 “청와대는 ‘김재철-황희만-전영배(MBC 기획조정실장)’ 삼각편대로 MBC를 완벽하게 통제할 체제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어떤 신입조합원은 1년만에 네 번째 파업이라며 10년차나 1년차나 파업 경력은 똑같다고 한다. 집행부는 파업으로 국민의 방송인 MBC가 불가피하게 입을 상처까지 고려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노조가 죽고, MBC가 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은 넥타이를 매고 상복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은 황성철 수석부위원장은 “오늘이 김재철의 제삿날이기 때문에 조문 복장으로 섰다. 공영방송 수장으로 역할 다하지 못하고 ‘낙하산 좌빨 청소부’ 사장을 자임하는 김재철은 살아도 산 사람이 아니다”라며 “더 이상 우리는 물러설 데가 없다. 죽느냐 사느냐 생사를 걸어 MBC의 정체성을 지켜야할 때”라고 말했다. 황성철 부위원장은 “지역 MBC는 지역의 가치, 국민의 절반이 살고 있는 지역성을 담보하고 있다”며 “김재철 사장은 이러한 지역 MBC의 존재 가치 무시하고 일방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광역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또다시 MBC 조합원들이 다시 투쟁의 맨 선두에 서게 되어 한편으로는 정말 가슴 아프고 죄송한 마음도 든다”면서 “앞으로 KBS, SBS, YTN을 필두로 여러분과 함께 ‘MBC 사수, 공영방송 사수, 방송 독립’을 위해 아침 이슬을 부를 동지를 모을 것이다. 이곳이 바로 이명박 정권이 무너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날 파업 출정식에서는 김재철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방적인 지역 MBC 통폐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김 사장이 ‘지역 MBC 통폐합 시범사례’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진주와 마산 MBC의 조합원들이 대거 상경했다. 김재철 사장이 MBC 사장에 취임하기 전 지역사 사장으로 있었던 청주 MBC의 박찬민 지부장은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처럼 집안이 펴나가야 모든 일이 잘 되는데 김재철 사장이 사장으로 오면서부터 MBC의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며 “MBC 사원 갈등 조장하는 무책임한 가장을 수장으로 모셔야하는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김 사장이 역시 지역사 사장으로 있었던 울산 MBC의 김현기 지부장은 “김재철 사장이 떠나고 그 다다음(次次期) 사장이 황희만이었다. 울산 지부의 이름으로 전국 조합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어쨌든 이번 파업은 단순하다. MBC를 지키고 노조를 지키고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수영 목포MBC 지부장은 “지역에서 4년간 사장 노릇했다는 사람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역사 통합한다고 한다”며 “김 사장은 지역MBC 경영평가에서 ‘C’를 받고 서울 MBC에 입성했다. 지역 지부 조합원 어느 누구도 김재철 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우룡 전 이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김 사장의 MBC 관계사 인사와 관련해 “‘큰 집’(권력기관)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다). 김재철(사장)은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청소부 역할을 한 것이다. (이번 인사로)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다.”고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노동부 “MBC 노조의 파업은 불법”
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은 지난 3월 5일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이제는 싸우지 않는다는 비난을 듣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잔다”는 노조 홍보국장의 말처럼 현 시점에서 총파업에 돌입하는 그의 고뇌는 작지 않아 보였다. 그동안 시민사회 단체들은 MBC 노조가 ‘낙하산’ 사장에 맞서 총파업에 돌입하지 않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노조는 총파업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 이근행 본부장은 “사기꾼 김재철”이라고 말할 정도로 현 사장에 대한 분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노조가 마지막 카드인 ‘총파업’을 꺼낼 수밖에 없었을까. 여론이 천안함 참사에 쏠린 상황에서 왜 노조는 파업을 선택했을까. 지난 3월 4일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조건부 합의를 맺었다. 핵심 내용은 황희만·윤혁 이사를 교체하면 그를 사장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합의가 알려지자 시민사회 단체 등은 발칵 뒤집혔다. ‘누가 와도 낙하산’이라며 총파업 투표가 진행됐고, 이후 이명박 대통령 지인이 사장으로 임명된 상황에서 그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은 명분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비판에도 MBC 노조는 총파업을 선택하지 않았다. 당시 이근행 본부장은 국회 토론회에서 밝힌 경과 보고에서 △명분은 선명하나 현실적으로 목표의 달성이 가능한가의 측면 △조합의 대량 출혈과 사법처리 악용 등으로 국면이 호도돼 수렁에 빠질 경우 실질적으로 성과를 얻지 못하는 점 △투쟁이 일회성 청산주의로 끝났을 경우 이후 패배주의는 더욱 심각해지는 점 등을 들어 당시 총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진 뒤 불과 한 달만에 전격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김재철 사장의 ‘합의 파기’ 때문이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사장은 황희만 이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해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이 오게 했다”며 “정권과 방문진으로부터 MBC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백지화했다. 더 이상 일상 투쟁의 의미는 없어졌다”고 밝혔다. 노조가 더욱 분노한 것은 천안함 사태 등이 벌어진 상황에서 이 같은 인사가 강행된 점이다. 연 국장은 “이 시점을 딱 집어서 파업을 유도한 것”이라며 “실종자들을 인질로 한 술수에 너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역 MBC 통폐합 문제로 부글부글 끓고 있던 지역 MBC 구성원들의 분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지역 MBC 지부장도 “대의와 명분에서 당연히 함께 싸워나갈 일로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더 이상 인내했을 경우 조합으로서의 존재감을 더 이상 지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MBC 내부에서는 향후 노사의 정면충돌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노조가 주요하게 문제로 삼은 황희만 부사장 인선 및 김우룡 전 이사장 고소문제와 관련해 “고소 안 한다고 파업하고, 부사장 파업한다고 해 답답하다. 이 두 가지로 파업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간부회의에서 노조의 파업을 정면 비판했다. 김 사장은 또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무노동 무임금으로 하고 징계하겠다”며 “이번 사태로 해고되면 내가 있는 한 복직은 없다”는 취지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 노동부도 MBC 노조의 파업을 불법 파업이라고 밝혀 향후 공권력 투입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파업이 시작된 것”이라며 “김재철을 믿을 수 있는 근거를 무슨 방법으로 찾을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MBC 노조 ‘김재철 사장 등 퇴진’ 요구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4월 5일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노동부는 “MBC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 인사권과 경영권 본질에 해당하는 ‘부사장 임명’을 저지하기 위한 파업은 목적과 절차상 명백한 불법파업”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대법원 판례는 주체와 목적, 절차, 수단 등이 모두 정당할 때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번 MBC 노조 파업은 특히 그 목적이 부당해 불법성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 논란을 빚었던 황희만 특임이사를 부사장에 임명해 노조와 합의를 깨는가 하면, 이른바 ‘큰집·조인트 발언’ 파문을 일으킨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 ‘고소’를 공언하고도 이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김 사장 퇴진을 통한 공영방송 MBC 사수’를 내걸고 4월 5일 오전 6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한편, 노동부는 지난 3월 29일 90.9%의 압도적 찬성률로 총파업을 가결한 SBS 노조에 대해서도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전운배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SBS 노조가 파업 이유로 ‘임·단협 결렬’ 형식을 취했지만, ‘본부장 등 중간평가제 도입’과 ‘책임경영보장 및 지배구조정상화’ 등의 요구 조건을 볼 때 그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야권은 4월 5일 MBC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민주당 ‘청와대·방문진 MBC장악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 방송의 중립과 언론의 자유를 지키려는 MBC 노조 파업을 지지한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음모를 그만두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재철 MBC 사장은 청와대 사주에 의해 지역 MBC 사장 등 간부들을 강제 퇴출시키고 청와대의 지원을 받는 황희만씨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며 “공영방송을 권력으로부터 보호할 자질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음을 스스로 입증시켰다”고 밝혔다. 진보신당도 논평을 통해 “김 사장은 황희만씨를 임명하지 않겠다고 노조 앞에서 약속해놓고 이를 어겼다”며 “이는 MBC를 장악하기 위해 청와대가 직할통치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인사가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쪼인트’ 발언 이후 단행된 만큼 청와대의 MBC 장악 음모는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좌파척결을 단행한 김 사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논평을 통해 “김 사장에게 정권의 공영방송 직할통치 야욕을 저지하고 언론자유를 지켜내는 것보다 중차대한 명분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공개사과와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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