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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의 찬란한 문화예술을 통해서 위대한 역사를 세계 각국에 알리겠다”
2023년 11월 08일 (수) 01:09:41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우리는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국의 역사가인 배러클러프 교수는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고 해도,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 그것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들이다”고 말한 바 있다.

황인상 기자 his@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끝없는 역사의 사슬 속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역사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일관된 연관성을 확립할 때에만 의미와 객관성을 가지게 된다. 역사는 정적인 세계에서는 무의미하며, 그 본질상 변화이며, 운동이며, 혹은 진보다. 

실크 민족 ‘세레스’가 고대 신라라는 사실 밝혀
나영주 인하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나영주 교수는 기원전 5-6세기 경 서역에 비단, 사치품 모피, 양질의 철 등을 수출하던 ‘세레스’(Seres)가 고대 신라였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나영주 인하대학교 의류디자인학과 교수는 “약 10년 전 실크 종류를 분석하다가 세레스라는 실크 민족을 발견하게 됐다”면서 “통상적으로 고대 그리스·로마인이 부른 ‘비단의 민족, 세레스’는 중원의 지나족(현 중국)이라고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고대 신라는 삼국시대의 신라가 아닌 기원전 고조선을 구성했던 국가 중 하나를 일컫는다”면서 “조선 세종실록에 따르면 고조선은 9개의 큰 나라의 동맹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그리스·로마에서 세레스라고 불렀던 나라가 고대 신라다”고 주장했다.

▲ 나영주 교수

특히 나 교수는 “실크가 당시에는 세르, 세레스라고 불렸는데 세레스는 ‘화살촉’이라는 뜻도 있어 세레스는 극동으로부터 화살촉과 비단을 가져오는 고대 신라 사람을 지칭했고, 세석기 화살촉이 유명한 고조선에서는 평민들도 비단을 착용할 정도로 생산량이 풍부했다”고 부연했다. 그에 따르면 고대 신라는 말과 소·밍크 모피·고품질 철을 수출하는 풍요로운 사회였으며, 고품질의 제조·수출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인쇄술이 그 사회의 문화수준에 대한 척도라고 하듯이 철기 및 청동의 금속가공술은 당시 범접할 수 없는 초강대국이었음을 상징한다. 지중해 주변으로 고대 문화가 꽃피었듯이, 발해만 주변으로 고조선 문화수준은 대단하였다. 양질의 철기뿐만 음주가무를 즐겼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현대기술로도 재현이 어렵다는 다뉴세문경과 동시대로 서기전 4-5세기로 보이는 주석누금 청동검과 상감 금도금 편종 등이 개성에서 발굴되었듯이, 전 세계에서 우리 한민족 밖에는 못 만드는 고대 금속가공기술은 매우 놀라운 수준이었다. 이를 승계하듯이 신라삼보의 장육존상, 에밀레종보다 4배가 컸던 황룡사 대종, 나라 동대사 대불 등이 만들어졌던 것이었다. 

나영주 교수는 “신라는 ‘사로, 새라, 신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는데 특별히 ‘온 세상에 밝은 빛을 퍼뜨린다는 뜻의 sɐrɐ 였다’는 세계 최고 갑골음 전문가인 최춘태 교수의 국호 신라에 대한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면서 “세레스와 신라 어원뿐 아니라 작잠 누에고치 분포와 자연 지리적 환경, 문무왕의 흉노계 족보, 고대 서양 지도에 나타난 세레스, 직기 종류·형태, 견직물 종류·특성, 비단 문양 상징성, 고대 서양과의 교류 기록 등 다양한 증거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나 교수는 고문헌에서 ‘오랑캐가 비단을 직조한다(厥匪織貝)’, ‘오랑캐가 칠과 실크실을 가져온다(厥貢漆糸)’, ‘우이족이 두껍고 뻣뻣한 오색의 비단 빙금(氷錦, 東夷貝錦)을 직조한다’는 동이족의 차별적인 견직물 문화에 대한 묘사 기록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비단과 함께 수출됐던 사치품 모피와 양질의 철, 역시 중요한 증거라고 했다. 고조선 척산의 문피 수출에 대한 관자 기록뿐만 아니라 강철 빈철(銕)도 동이족이 시작한 철 가공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서기 1세기 플리니우스의 박물지에서 최고급의 철은 세레스의 철, 다음은 파르티아의 철이라는 구절을 찾아냈다고도 했다.

비단을 중심으로 수년 동안 연구해온 나 교수는 “만주와 몽골어 발음으로 영남대학교 조환 교수가 증명한 실크 어원은 특별한 방식으로 견사를 감은 고구려의 ‘실쿠리’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중세에 국제 공통 화폐가 되면서 ‘실크’가 고대의 ‘세레스’ 단어를 대체하게 되었다”면서 “썩는 곡물이나 함량이 계속 변하였던 금은 등보다 무게로 칭량이 간단하게 확인가능한 공통화폐가 된 것이었다. 동·서양기록의 교차검증 연구를 통해 그동안 일본 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감춰진 실크로드 문화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의미 있는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문화예술의 우수성 알리기 위한 다양한 연구 수행
역사의 연구는 원인에 관한 연구다. 역사적 사실과 비역사적 사실 사이의 구별은 엄격한 것도 아니고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사실도 일단 그것의 적절성과 중요성이 밝혀지면 역사적 사실의 지위로 올라설 수 있다. 나영주 교수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도 나 교수는 영어 Hat의 어원, 갓과 옥 머리빗의 상징성, 갓 부속품의 발달 역사를 연구한 <영어 ‘Hat’가 된 한국 ‘갓’ 의 상징성>, 한복이 중국 명나라 옷이라는 일부 중국인들의 왜곡된 주장들을 반박하고 한복이 한국의 고유 문화유산임을 증명하고자 한복과 한푸의 실루엣의 차이점, 원단의 차이, 패턴 및 제작방법의 차이, 바지의 유무, 디테일 등에서 큰 차이점을 밝혀낸 <한복과 한푸의 차이점 분석에 관한 연구> 등의 논문을 공동저술하기도 했다.

오늘날 한국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뻗어, 한류, 즉 K-food, K-pop, K-beauty, K-drama 등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한국 문화’에 대한 여러 소유권을 주장하고, 그 중 한복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 교수의 연구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나영주 교수는 “중국에서 한복을 명나라의 복식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명나라의 복식이 한국의 한복과 상당 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명나라 복식 ‘한푸’란 고려의 복식이 전달되어 크게 유행하였던 고려양식인 ‘고려양(高麗樣)’이었다”면서 “한푸란 한나라 복식 형태의 한푸 만으로 제한시켜야 한다는 주의점이 있으며 일본에 남아 있는 우리의 문화재, 고대 한복 관련 자료를 참고하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의 우리 유산 외에도 중앙아시아, 묘족, 베트남 등 관련 정보자료를 확대 수집하여 폭넓은 시각으로 연구해야 하겠으며 앞으로 관련 연구가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리 선조들의 위대한 역사와 문화예술을 세계 각국에 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온 나 교수는 한국감성과학회 학술진흥상 및 대한가정학회 구두발표 우수상, 인하대학교 우수교육상, 서울대학교 목련회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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