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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쌓아온 필묵(筆墨)의 기운(氣韻)을 청송예찬(靑松禮讚)으로 꽃 피우다.
2023년 11월 08일 (수) 00:47:01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인간은 아름다움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자기를 실현하고자 완전함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의지의 길을 찾는 존재이다. 예술은 그래서 인간 삶의 현장을 아름답고 조화로운 생기를 불어넣는 모든 활동과 그 산물이 되고 또한 현실을 실현하는 원천 중 하나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예술의 관점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어가려는 의지를 더욱 활성화하고자 하는 데 있다. 예술은 자연을 조화롭게 재창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정치, 경제, 문화적 관점을 차원 높은 가치로 환원해가려는 의지가 내재해 있다.

청남대 특별초대 개인전 <청송예찬靑松禮讚>

최근 한국 화단에서 아연 정숙모 작가의 행보가 화제다. 2017년 인사동 개인전에서 ‘불사지사不似之似의 畫境을 꿈꾸며’ 라는 주제로 필묵의 확장과 문인화의 현대성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던 그가 최근에는 ‘소나무’ 라는 단일 소재로 <청송예찬>전을 이어가 화단에 이목을 크게 집중시키고 있다. 40여 년을 오롯이 필묵(筆墨)과 함께해 온 아연 정숙모 작가는 맑은 먹색과 생명력 있는 선(線)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창작열정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오면서 전시 때마다 새로운 창신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가 최근에는 ‘소나무’라는 소재를 통해 화풍의 과감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전통 문인화의 기법과 수묵으로 그려왔던 소나무에 싱그런 초록의 옷을 입힌 청송(靑松)으로 바꾸고 하얀 여백 대신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을 그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동아시아 회화의 근간을 이루는 먹과 중봉의 선질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소나무의 특성을 더욱 잘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색을 사용한다. 먹을 기본으로 하되 색의 중첩을 통해 화면에 깊이감과 중후함을 배가시키되 색을 먹처럼 사용하면서 중봉의 선으로 솔침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지도록 표현한다.

▲ 정숙모 작가

오랜 세월 필묵을 연마한 그만의 독특한 창작기법이다. 오랜 세월 북풍한설 폭풍우에 터지고 갈라진 고송은 거친 세월이요 푸른 솔잎은 인간사에 절대 변치 말아야하는 신의, 절개 등을 상징한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담긴 의미가 그렇듯이 말이다. 아연 정숙모 작가는 이런 소나무의 미학적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기에 고송의 우직함 그리고 언제나 변치 않는 청청한 푸른 잎에 기운과 생동함을 더하려 노력한다. 전통에 현대적 미감을 더함으로써 소나무가 지닌 특성 더욱 잘 드러나 감상자들의 마음과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연 정숙모 작가는 말한다. “이론과 실기에 큰 업적을 남긴 형호荊浩는 태행산에서 소나무를 수 만장이나 사생하면서 소나무의 근원에 대한 성질 즉 본성을 파악하고 내면에 대한 기운의 구체가 형신形神의 통일에 도달된다는 이론을 전개하였다”면서 “필묵의 기교를 잊어야만 진정한 진경眞景을 그릴 수 있다고 강조한 형호의 「필법기筆法記」 에 기록된 <古松의 讚>은 내가 청송을 즐겨 그리는 이유”라고 강조한다. 1년 전, 인사동에서 열린 개인전 <청송예찬靑松禮讚> 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라는 단일 소재로만 그려낸 전시였다. 전통의 묵송墨松에서 소나무의 청청靑靑한 기운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과감하게 초록색으로 솔잎의 푸르름을 겹겹이 그렸고, 여기에 여백 대신 파란 하늘을 펼쳐 소나무의 푸름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색을 사용하면서도 동양예술의 근간인 중봉中峯의 선線과 먹색을 기본 바탕으로 삼았음은 물론이다. 이번 10월21일부터 12월 3일까지 청남대 대통령기념관별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초대 개인전의 주제도 <청송예찬>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300호, 500호 대작인 <청송도靑松圖>는 수개월 동안 초집중하고 몰입하여 완성한 결과물이라 한다.

아연 정숙모 작가는 “나의 마음과 정신을 담아 그린 작품들이 감상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에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기를 바라며 소나무의 청청한 기운으로 삶이 더욱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청송도>를 그렸다”고 한다. “거친 세월에 터지고 갈라진 노송들과 초록의 솔잎을 켜켜이 쌓아 자신의 변함없는 절개를 품고 있는 소나무를 파아란 하늘에 그리고 또 그리면서 작가로서 많이 행복했다”고 한다. 정숙모 작가는 “홀로 창조적 사유로 찾아가는 화도畫道의 길은 멀고도 고단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만고풍상萬古風霜을 견딘 고송의 우람하고 풍성한 너그러운 품에서 인내의 지혜를 배우고 늘 변함없이 창창한 짙푸른 청송의 우뚝함에서 은일한 지조와 기개를 닮아가려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도 파아란 하늘에 초록의 솔잎을 수없이 그리고 또 그리는 행복한 붓질을 하려 한다”면서 청송을 즐겨 그리는 소회素懷를 밝힌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문인화가로 왕성한 활동 펼쳐
아연 정숙모 작가는 수많은 전시를 통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면서도 이론공부를 병행하여 성균관대학교에서 <반천수 예술사상의 회화미학적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동양미학 전공)를 취득했다. 성균관대·경기대·원광대 외래교수로, 예술의 전당, 한국서예박물관에서는 10여 년간 문인화를 가르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학예병진學藝竝進의 예술가로서 일찍이 작가는 30대에 예술의 전당에서 주최한 한국서예 청년작가 선발전에 4회나 당선되어 서단에 주목을 받았었다. 지금까지 9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21세기 한국서예문인화가 초대전, 예술의전당 개관 15주년 기념 특별초대전, 한국서예박물관 개관 초대전, 한국문인화 대표작가 70인 초대전, 한국문인화가 300인전, 안평안견 예술정신 전 등 500여 회의 그룹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해왔다.

대한민국 문인화대전 심사위원장 및 운영위원장,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심사, 공무원미술대전 사군자부 심사, 제1회 한국청년서예가 선발심사 외 각종 공모전에 다수의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예술의전당·한국서예박물관 문인화 강사, 금화서화학회 3대 회장, 한서묵연회 초대회장, MBC드라마 <이산> 문인화 자문위원, (사)한국서가협회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아연 정숙모작가는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사)한국문인화협회 부이사장, 삼성그룹 성우회 문인화 강사, 삼성전자 e-club 문인화 강사, (사)한국서가협회 대외협력위원, 한국문인화연구회 및 한국정예작가회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서울 인사동과 강서구에 아연문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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