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니체는 “오직 예술만이 유일하게 삶을 가능케 하는 것이며, 삶으로 이끄는 위대한 유혹이고, 삶을 추동하는 위대한 활력소”라고 말했다. 예술이 단순한 심미적 차원을 넘어 삶을 고양시키며 한층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다.

윤담 기자 hyd@

예술은 동시대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관념을 해체하고 초월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조형 언어로 ‘미(美)’를 창조해내려는 시도다. 따라서 위대한 예술이란 아름다움이라 여겨지는 통념 혹은 사유의 도식에 반하며 ‘미적 규범과 개념의 확장’을 이룬다.

그림에 대한 열정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키다
실존적 인간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고난과 고통을 발판 삼아 자기 극복으로 향하는 것은 예술의 ‘승화’ 개념과 닿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입사해 30여 년간 금융인으로 살다가 은퇴 후, 환갑의 나이에 미술계에 입문한 설파 안창수 화백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지금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는 국내 최고의 동양화가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안 화백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뒤늦게 자신의 재능을 깨닫고 만 60세의 나이에 중국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당시 최고령 유학생으로, 좁은 기숙사에서 지내며 삼시세끼를 학교식당에서 때우면서 그림과 씨름했던 그는 아침 7시에 일어나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부터 밤 12시까지 그림에 매달려 붓을 쥔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뒤로 젖혀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안 화백은 중국에 간 지 6개월 만에 중국 호모배 전국서화대전에서 닭그림으로 입선했다. 이듬해인 임백년배 전국서화대전 1등상과 중화배 전국서화예술대전 금상을 수상하며 중국 화단에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았다.

▲ 안창수 화백

이후 그림에 대한 공부를 좀 더 심도 있게 해보고자 경비 마련을 위해 노후 대비책으로 장만했던 서울의 오피스텔을 처분하고 일본으로 두 번째 유학길에 올랐다.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붓을 놓지 않았던 그에게 일본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안 화백은 소화미술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전일전 예술상, 장출판상 준대상, 전일본수묵화수작전 갤러리수작상, 남일본신문사상, 일본전국수묵화미술협화가 학습용 교재로 발간한 룡화집인 ‘新 龍(신 용)을 그리다’의 작가 선정, 제46회 일본수묵화수작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외무대신상’에 이어 ‘제49회 전일본수묵화수작전’에서 ‘투계도’를 출품해 국제문화교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국내에서도 ‘신사임당미술대전’에서 <포도> 등으로 특선을 수상하며 명성을 얻고 있는 안창수 화백은 지난 2009년 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의 첫 회의 화조화전을 시작으로 부산광복동 BS부산은행 갤러리전, 서울인사동 갤러리신상 초대전, 경남교육청 초대전, 춘천KBS 닭그림전 등 18회의 개인전과 일본, 미국 등 단체전시전에 참가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중이다. 설파 안창수 화백은 “나에게 그림은 뒤늦게 만난 죽마고우다. 이보다 행복할 순 없다”면서 “인생 2막에 재능을 발견한 덕이다. 친구 따라 서예에 입문하지 않았다면 꿈도 못 꿨을 삶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양한 분야서 활발한 활동 펼치며 도전을 이어가다
미술계에서의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안창수 화백의 도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시니어 배우로도 활동하며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에 일본 문부대신 역에 이어 울산 KBS의 공익광고에 ‘폐지 줍는 할아버지’ 역을 맡아 출연하는 등 다재다능한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으며, KBS TV프로그램인 <아침마당>이 시작된 지 30년 이래로 화가로서는 처음으로 출연해 ‘도전하는 인생 2막’을 주제로 강연과 퍼포먼스도 진행하기도 했다. 7년째 양산부산대 평생교육원 나래관에서는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동안 동양화 수업을 진행하는 한편 전국 각지에서 자신의 작업실을 찾는 문하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진행하며 후진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시청, 양산종합사회복지관, 통도아트센터 등에 작품을 기증하며 지역문화 발전에도 기여한 것도 그 일환이다. 현재 ▲일본전국수묵화미술협회 회원 ▲국제중국서법국화가협회 이사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한국서가협회 양산지부장 등을 역임하고 있는 안창수 화백은 “저의 최종 목표는 세계무대에 진출해 서양화단의 인정을 받는 것이다”면서 “이를 위해 동양화의 멋을 동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구로 확산하려는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