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생존을 위한 리셋을 진행하면서 인류는 전에 없던 대변혁을 맞았다. 이후 인류 문명은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이 결합해 이전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으며, 인류는 거대한 문명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고 있다.

윤담 기자 hyd@

현대 과학의 발전은 세상, 육체, 정신을 정복하고 있으며, 이런 발전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지가 지금 인류의 손에 달려 있다. 인류가 새로운 인류의 가능성을 회피할 수도 있고, 반면에 이런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이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지금부터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트랜스휴먼’ 통해 인간성에 대한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 연결을 통해 근본적인 성찰 촉구

▲ 기옥란 작가

미래에 대한 놀라운 예지와 직관력으로 시대정신을 표현하고 빠른 변화와 실천을 통해 거대한 안목을 아우르고 있는 중견작가 기옥란은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를 주제로 새로운 인간성은 무엇이며, 인간 윤리는 무엇인지 우리에게 끊임없이 화두를 던지고 있다. 기옥란 작가의 주요 화두인 트랜스휴먼은 작가의 오랜 성찰과 탐구를 통한 예술세계의 결집으로, 과학기술과 유전공학 및 인공지능을 통한 인간과 기계의 중간적 존재,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넘어선 초월적 존재로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한 21세기 진화된 신인류의 모습이다. 기 작가의 조형 방식은 절제된 구성으로 사물의 형태를 단순화시켜 재해석해 표현하기도 하며, 비대칭적 기하학적 표현과 상징적인 기호를 통해 새로운 실험정신으로 일정한 형식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미술 사조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표현한다. 그의 작품들은 물감을 기반으로 20세기 복합 재료와 복합미디어가 접목되어 있는데, 컴퓨터 메인보드, CPU쿨러를 비롯해 금속마스크, 추상적 이미지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가미되면서 신기술의 미래사회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표현한다.

기 작가는 ‘네오노마드’의 삶에도 포커스를 맞춘다. 네오노마드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직관적 판단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정보의 바다를 유랑하는 고독한 현대인들의 표상이다. ‘테크노피아’라는 새로운 격류 속에서 어떻게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고 지키고 가꿔 나가야 하는지, 나아가 초월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기옥란 작가는 억압된 삶의 경계를 넘어선 초월적 존재로서의 신문명인인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를 통한 우주공간에서의 초신성의 폭발을 생각하고 사상, 경험, 지식, 관계들 외에는 아무것도 축적하지 않고 우주로의 시간여행을 떠난다. 기옥란 작가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인 빈곤 상태의 대립이 점점 더 가중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기술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과연 어떤 것이 인간적인가’ 인간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 성장, 진화속에서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 매혹적이며 영감이 넘치는 예술의 역사를 만들다

‘한국의 피카소’, ‘한국의 장 미쉘 바스키아’라 불릴 정도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옥란 작가는 지난 2010년부터 ‘트랜스휴먼’을 주제로 다양한 오브제와 구조적 조형요소들을 활용하여 예술적 사유로 표현하는데 집중해왔다. 그는 억압된 삶의 경계를 넘어선 초월적 존재로서의 신문명인인 트랜스휴먼과 네오노마드를 통한 우주공간에서의 초신성의 폭발을 생각하고 사상, 경험, 지식, 관계들 외에는 아무것도 축적하지 않고 우주로의 시간여행을 떠난다. 최근 기 작가는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한계를 극복한 초월성을 가진 ‘트랜스휴먼’과 신유목민 ‘네오노마드’ 시리즈 외에도 ‘관계와 소통을 위한 변주곡’, ‘공간에 대한 사유’, ‘원형으로부터’, ‘에로스와 타나토스를 위한 변주곡’ ‘은하수와의 조우’ 등 유사한 작품세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가면서도 다양한 사유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중이다. 트랜스휴먼이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 인간을 특권화하지 않는 휴머니즘의 접근으로 소통의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시대성을 창조하고 예술의 본질을 찾고자 시공간을 뛰어넘는 또 다른 탐색과 창조의 공간인 자신만의 내면의 동굴 속에서 매혹적이고 영감이 넘치는 예술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기옥란 작가.

그는 “제 작품이 지향하는 미래적 가치는 ‘인간과 인간의 화해, 도시와 자연의 화해, 인간과 자연의 화해, 인간과 사물의 화해’에 두고 있다”면서 “끝없이 진화하는 트랜스휴먼의 다양한 시각 이미지들과 모든 관계, 소통, 교감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삶의 회화적 변주곡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끝없는 실험정신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감동의 대서사시인 트랜스휴먼을 통해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증가하고 있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고, 생명에 대한 충동과 시간적 존재인 인간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극복을 바라는 대중들에게 충만한 감동을 전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 그리고 삶의 위안을 선사하고 있는 기옥란 작가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 세텍 컨벤션센터 2023 뱅크 아트페어와 아트광주 2023을 성공리에 마친 기 작가는 10월, 11월 두달간 갤러리 트랜스휴먼초대전 전시를 이어가며 11월에는 영갤러리 초대전, 2024년 1월 용산아트홀 개인전, 코엑스 2월 아트엑스포 전시 등을 앞두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