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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서 평론] 시대별 악보집으로 보는 대한민국 가요 변천사
1910년대 ‘창가집’에서 1990년대 ‘일본어판, 한국음악 대전집’까지
2023년 10월 17일 (화) 08:24:11 박성서 webmaster@newsmaker.or.kr

가장 손때가 많이 묻어있는 책, 우리나라 노래책의 역사는 또 다른 의미의 가요사이기도 하다.

시대별 악보집을 들추다 보면 한국가요의 변천사가 큰 그림으로 자태를 드러낸다. 시대상과 사회상,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까지도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제 치하에서, 전쟁의 포화 속에서, 그 상흔을 복구하려는 잿더미 위 삶의 현장에서 노래는 끊임없이 탄생되고 불리어져 왔다. 특히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했던 이 노랫가락 한 소절 한 소절에는 마디마디 우리의 근대사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있다.

집계되지 않는 베스트셀러로, 동시에 대중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책으로 존재해 온 이 노래책들. 필사본에서 초기 등사판 형태를 지나 현재의 전자 악보로까지 폭넓고 다양해진 노래만큼이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왔다.

노래의 최전방에 선 전령이자 기록자, 손때가 가득 묻은 시대별 악보집을 통해 소중한 우리 가요사와 만나본다.

글l박성서(음악평론가 & 저널리스트)

▲ 경부텰도(철도)노래(京釜鐵道歌, 신문관

●경부텰도(철도)노래(京釜鐵道歌)
신문관 발간/융희 2년(1908년) 3월 20일 발행, 융희 2년 5월 10일 3쇄 발행.

최남선이 쓴 이 ‘경부철도가’는 각 행이 정확히 7·5조로 총 67장으로 되어 있다. 스코틀랜드민요 ‘들놀이(Coming Through The Rye, 밀밭 사이로)’의 음률에 맞춰 불리도록 만들어진 노래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발행일이 ‘융희 2년 3월 20일 발행, 3쇄 융희 2년 5월 10일 발행’으로 명기되어 있으나 이는 처음 발표 당시 등사판으로 3쇄까지 배포된 날짜를 적은 것으로 보인다. 이 추론은 이듬해 발생한, 이른바 ‘창가독립운동사건’의 1회 예심조서에 기록된 날짜에 의거한 것으로 따라서 이 책의 정확한 발간날짜는 알 수 없다. 다만 이 노래가 대정 4년(1915년) 총독부에 의해 금지된 기록으로 보아 총독부의 화살을 피하기위해 발간일을 처음 배포일로 기록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따라서 1915년 이후 신문관이 문을 닫던 1922년 사이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에는 각 관련 사진과 한글 단어의 주석을 달아 출간되었다. 총 47쪽.

▲ 보통교육 창가집(普通敎育 唱歌集, 한국정부 인쇄국)

●보통교육 창가집(普通敎育 唱歌集) 제1집
한국정부 인쇄국 인쇄/융희 4년(1910년) 5월 20일 발행.

융희 4년 학부(學部)에서 발간한 ‘보통교육 창가집’ 제1집. 이 책은 학교나 가정에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악보집으로 ‘달’, ‘학도가’, ‘시계’ 등 수록곡 대부분이 1872년 일본에서 발간된 ‘소학창가집(小學唱歌集)’의 곡들을 그대로 전재했다. 대한제국(1897년 10월 12일부터 1910년 8월 29일까지의 조선의 국명)은 대한, 혹은 한국이란 약자를 국호로 쓰기도 했다. 발행처가 한국정부 인쇄국으로 표기되어 있다. 총 64쪽.

▲ 신편 창가집(新編 唱歌集, 조선총독부 편찬)

●신편 창가집(新編 唱歌集)
조선총독부 편찬/대정 3년(1914년) 발행. 

조선총독부가 대정 3년에 편찬한 이 ‘신편 창가집’은 소학교 2·3·4학년용이다. 1학년은 ‘보통교육 창가집’을, 중학생은 최신 중등 창가집(박문서관 발행)을 사용했다. 이 책들이 조선총독부로부터 교과서 사용 허가를 받을 때 김인식 편저 ‘교과적 용 보통 창가집’을 보충교재로 신청했다고 알려져 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 2부는 일본어로 그리고 3부는 우리말 노래를 한글로 수록했다. 일본어판(3-1)과 라마자(羅馬字) 영문 표기판(3-2), 두 종류로 각각 발간되었다. 총 96쪽.

▲ 최신 유행창가(最新 流行唱歌, 신구서림)

●최신 유행창가(最新 流行唱歌)
김익수 저/신구서림 발간/대정 10년(1921년) 12월 10일 발행.

대정 10년에 발행된 초판에 이어 이듬해 5월에 발행된 재판본. 경성 대동인쇄주식회사에서 인쇄했다. 

이 시기에 유행하던 ‘장한몽가’를 비롯해 현재 ‘희망가’로 불리고 있는 ‘탕자자탄가(蕩子自嘆歌)’, 그리고 ‘고향 꿈’으로 불리어지고 있는 ‘망향가(望鄕歌)’ 등 25곡의 가사와 악보가 실려 있어 가요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다. 총 56쪽.

▲ 정선 조선 가요집(精選 朝鮮歌謠集, 조선가요연구사)

●정선 조선 가요집(精選 朝鮮歌謠集) 제1집
-부록/악보부 유행명곡선집
조선가요연구사 편/벽오 책임 편저/소화 6년(1931년) 11월 30일 발행.

당시 시조와 경기잡가, 춘향전, 심청전 등 단가, 그리고 당시 SP 음반으로 발표되었던 ‘아리랑’, ‘그리운 강남’, ‘오동나무’,‘라인강’, ‘종로 행진곡’ 등 29곡의 유행 가요가 악보와 함께 부록으로 실려 있다. 

머리말에서 ‘이 책을 통해 조선 가요를 어느 정도 부흥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편찬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페이지 중간중간에 당시 음반사 직영 악기점 광고들이 실려 있어 당시 가요관련자들이 함께 뜻을 모아 기획, 출간된 책임을 짐작케 한다. 총 108쪽.

▲ 일류 명가수 유행가 전집(一流 名歌手 流行歌 全集, 문화출판사)

●일류 명가수 유행가 전집(一流 名歌手 流行歌 全集)
문화출판사 음악부 발간/1946년 6월 20일 발행.

우리말과 노래가 함께 해방된 광복 이듬해 나온 악보집으로 책 전체가 필사본 마스터인쇄로 제작되었다. 

총 58곡의 수록곡 가사가 삽화와 함께 실려 있고 뒤표지에 ‘낙화유수(남인수)’, 마도로스 박(백년설)‘, 낙화 삼천(김정구)’, ‘나그네 서름(백년설)’, ‘안개 낀 상해(남인수’), ‘명사십리(채규엽)’ 등의 제목이 별도 기재된 것으로 보아 당시 특히 사랑받았던 가수와 노래들임을 짐작케 한다. 

뒷면에 태극기와 함께 수록된 애국가 2절 가사는 ‘남산 우의 저 백송은 철갑을 두른 듯/바람 이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로 당시 애국가의 변천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정가는 30엔(円), 총 112쪽.

▲ 최신 유행가요집(最新 流行歌謠集, 영인서관)

●최신 유행가요집(最新 流行歌謠集)
영인서관 발간/1948년 9월 15일 발행.

정부 수립 직후 발간된 유행가요집으로 ‘화려한 그림과 곡조부(曲調附)’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역시 필사본 마스터인쇄로 제작되었다. 삽화가는 승철. 

이념의 혼란기였지만 이 시기에 이미 월북했던 조명암, 박영호 등 월북작가들의 노래들을 포함 총 62곡의 노래가 일부 악보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서울 종로에 소재지를 둔 영인서관이 발간했다. 총 68쪽.

▲ 신선 군가집(新選 軍歌集, 육군본부 정훈감실)

●신선 군가집(新選 軍歌集) 60곡
육군본부 정훈감실 군가보급단 추천/주남규 편저/청려사 발간/1954년 7월 1일 발행.

휴전 직전, 치열한 전쟁 중이던 54년 7월에 발간된 군가집. ‘전쟁에 임하여 민족사기를 고무하고 국민의 전의를 앙양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군가를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고 머리말에 소개하고 있는 이 군가집은 국민가요 편, 육군 군가 편, 해군 군가 편, 공군 군가 편, 네 단락으로 나눠 엮은 것으로 총 60곡이 수록되어 있다. 

당시 만들어진 ‘6.25의 노래’를 비롯해 ‘출정 용사를 보내는 노래’, ‘상이군인가’, ‘연합군 환영가’ 등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래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잘 반증하고 있다. 총 78쪽, 값 100환. 

▲ 포켓판 대중가요 1~12집(세광출판사)

●1960년대 포켓판 대중가요 1~12집
세광출판사 발간.

일명 ‘포켓판’으로 불리어진 60년대 악보집들. 53년 대구에서 수문당으로 출발한 세광출판사는 초창기 손으로 악보를 그리다가 50년대 후반부터 음표와 기호표를 주물로 제작, 인쇄했다. 

이 ‘대중가요 1집’은 대한레코드작가협회에 매달 5천 원씩 작품사용료를 지불, 공식적인 저작권료 지불의 효시를 이룬 책이다. 

세광출판사는 63년 2월, 출판사명을 바꾼 이후 음악 서적 전문 출판과 함께 세광음악학원도 병설, 가요계 인재들을 양성, 배출했다. 

포켓판 대중가요는 1집부터 시리즈로 12집까지 총 1,507곡이 수록되었다. 각권 230쪽 내외, 값 각권 40원 내외.

▲ 박시춘, 이재호, 손석우, 송운선 작곡집(동인음악출판사, 세광출판사 외)

●박시춘, 이재호, 손석우, 송운선 작곡집 외
동인음악출판사, 세광출판사 외 발간.

악보집의 백미, 작곡가들의 개인 작곡집. 노래책이 다양화되고 세분화되면서 인기 작곡가의 작곡집 출판도 러시를 이뤘다. 

유명 인기 작곡가들의 작품집 형태의 악보집들. 손목인, 박시춘, 이재호, 형석기, 김화영, 이인권, 전오승, 한복남, 손석우, 나화랑, 김부해, 이재현, 김성근, 송운선, 하기송, 황문평 작곡집 등이 당시 출판되었다. 1941~1962년/16~20쪽 내외.

▲ 노래의 메아리, 삼천만의 합창, 님을 위한 행진곡(동원사, 세광출판사 외)

●건전가요 부르기 붐, 노래의 메아리, 삼천만의 합창, 님을 위한 행진곡...
동원사, 세광출판사 외 발간/전석환 외/1970년대 발행.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던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걸쳐 속칭 ‘건전가요 부르기’ 붐이 전국을 강타했다. 학교마다 직장마다 찾아다니며 건전가요를 보급, 지도하는 공개방송이 방송국마다 편성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이 붐과 함께 건전가요 악보집도 다양하게 출판되었는데 제호도 ‘노래의 메아리’, ‘삼천만의 합창’, ‘다 같이 노래하자’ 등 공개방송의 프로그램명을 그대로 따 제작되었다. 특히 동원사의 경우는 각 학교마다 교가를 넣은 악보집을 별도로 주문 제작, 보급하기도 했다. 

동시에 ‘님을 위한 행진곡(학민사)’, ‘민주 아, 내 사랑아’ 같은 민중가요집 출판 또한 붐을 이뤘다. 각권 200쪽 내외, 값 400원 내외.

▲ 포크 팝송 앨범, 포크송 선집, 포크 대백과

(세광출판사, 현대악보출판사 외)

●포크 팝송 앨범, 포크송 선집, 포크 대백과...
세광출판사, 현대악보출판사 외 발간/1970년대 발행.

1970년대 통기타 붐이 일면서 악보마다 기타 코드를 넣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 이 당시 노래책은 집계되지 않는 베스트셀러로 집집마다 통기타와 함께 악보집 한, 두 권은 비치되어 있을 정도였다. 따라서 세광출판사, 현대악보출판사(이후 현대음악출판사), 후반기출판사, 삼호출판사, 아름음악출판사 등 대형 출판사들이 속속 등장, 각축전을 펼쳤다. 각권 200쪽 내외, 값 400원 내외.

#사진 13
한국가요전집(전 5권), 개정판 한국가요(세광출판사)


●한국가요전집(전 5권), 개정판 한국가요
세광출판사 발간/1974~1980년 발행.

 가요 초창기부터 80년도까지 세광출판사 편집부가 집대성한 ‘한국가요전집(전 5권, 반야월 감수, 1980년)’, 총 2천여 곡의 악보가 수록되어 있다. 각 권 470쪽, 값 2,800원. 

각 권마다 작사가, 작곡가, 남녀가수별 목록과 인물사진, 그리고 작사가 박노홍의 글로 ‘한국가요사 편’을 정리해 각권마다 시리즈로 실었다. 이후 시대별로 ‘개정판’을 발간했다. 

세광보다 후발주자로 출발해 우리나라 후반기 음악 출판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설립한 후반기출판사는 ‘흘러간 노래’ 시리즈(전 8권, 1974년)를 펴냈다. 각권 130쪽 내외, 값 500원.

▲ 한국가요전집(전 5권), 개정판 한국가요(세광출판사)

●일본판, ‘한국음악대전집(韓國音樂大全集)-한국(韓國)의 시정(詩情)’(전 2권)
총 감수 손목인/일본 다케쇼보(竹書房) 발간/1992년 3월 10일 발행.

192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우리 가요, 민요, 동요, 가곡 550곡을 수록한 한국음악대전집. 2권 한 세트로 1권은 가사 편, 2권은 멜로디 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가사를 일본어로 역사하고 동시에 한국말 발음을 일본어로 표기했다. 역사는 작곡가 길옥윤이 맡았다. 

1910년대 우리 국민들이 초창기 노래집을 통해 일본노래를 일본말로 배웠다면 이제 일본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우리말로 부르는, 글로벌 시대로 바뀌었다. 한국의 어떤 노래들이 일본에서 많이 불리어지고 있는지 대략 파악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각권 700쪽, 각권 20,000엔(円).

▲ 한국음악대전집-한국의 시정(일본 다케쇼보(竹書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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